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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콕 시대에 팔자 고치기 (上)

등록일 2021-01-04 18:51 게재일 2021-01-05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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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욱 시인
김현욱 시인

신축년(辛丑年) 새해가 밝았다. 아이들은 2020년의 마지막 날, 글기지개에 공통으로 ‘지옥 같았던 2020년’이라고 썼다. 소풍은커녕 운동장에서조차 마음껏 뛰어놀지 못했던 아이들이다. 특히, 1학년 아이들은 순한 사슴처럼 온종일 마스크를 쓰고 투명 가림막 안에서 생활했다. 얼마나 갑갑하고 힘들었을까? 2021년에는 ‘마스크를 벗고 마음껏 뛰어놀고 싶은’ 우리 아이들의 소망이 과연 이뤄질까? 안타깝지만, 2021년도 기약하기 어렵다.

전문가들은 팬데믹(pandemic)이 기후변화와 깊은 관련이 있다고 한다. 기후변화에 따른 대재앙의 전조도 전 세계에서 연일 보고되고 있다.

12월 31일, 겨울방학식은 줌(Zoom)으로 진행됐다. 화면 속에 아이들은 자기 방이나 거실에 앉아서 멀뚱멀뚱 캠 카메라를 쳐다봤다. “겨울방학 동안 방역수칙 잘 준수하고 독서, 글쓰기, 운동 꾸준히 하기. 알았지? 약속!” 나는 새끼손가락을 들어 보이며 힘주어 말했지만, 어딘가 서운하고 아쉬운 마음은 숨길 수 없었다. 아이들도 마찬가지였다. 원격으로 ‘지옥 같았던 2020년’을 마무리 짓는구나, 하는 서글픈 기색이 서로 역력했다.

2021년 새해라고 별반 다를 것이 없다. 잠잠하던 코로나19가 재유행하면서 사람과 사람이 모이는 일이 커다란 민폐가 되고 있다. 올해도 역시나 ‘집콕 시대’는 계속될 것이다. 집콕 시대에 우리는 무엇을 하면 좋을까? 문득 동양학자 조용헌 교수의 ‘팔자 고치는 법’이 떠오른다.

조용헌 교수는 적선(積善), 스승 만나기, 독서, 명상(기도), 명당, 자신의 사주팔자를 아는 여섯 가지 방법으로 팔자를 고칠 수 있다고 한다. 집콕 시대에 안성맞춤이다. 적선(積善)이라고 꼭 만나서 몸으로 때워야 하는 것은 아니다. SNS나 통화로도 얼마든지 선을 쌓을 수 있다. 이야기를 들어주고, 안부를 전하는 일 따위가 모두 적선(積善)이다.

조용헌 교수는 “적선(積善)이라는 것은 주변 사람들이 자기에게 우호적인 감정을 갖도록 투자하는 이치와 같다. 주변이 우호적인 사람들로 둘러싸여 있으면 그 사람은 덕이 있는 사람이다.”면서 적선(積善)을 팔자 고치는 첫 번째 방법으로 제시했다. 나는 요즘 카톡 창에 생일이라고 뜨는 지인이 있으면 정성껏 챙긴다. 몇 글자 진심을 담아 축하해주는 것만으로 그들은 기뻐하고 감사해한다. 연락처를 살피며 오래 연락이 뜸했던 친구에게 전화하기도 한다. 얼마나 좋은가. 집콕 시대에 비대면으로 적선(積善)하기.

두 번째 방법은 스승을 만나는 것인데, 이것 또한 집콕 시대에 절묘한 해법이다. 물론, 위대한 감화를 주는 스승을 랜선으로 만나기는 어렵다. 하지만 랜선을 통해 세상에 숨은 고수들을 만나 다양한 잡기를 배울 수 있다. 배우고자 하면 랜선으로 얼마든지 배울 수 있다. 어느 정도까지는 갈고 닦을 수 있다. 올해는 피아노 기초를 배우고자 한다. 피아노 반주를 넣어 노래를 불러보고 싶다. 구독과 ‘좋아요’로 스승을 정했다. 뭐든 자기 하기 나름이다. 올 연말에 피아노 반주로 노래를 부를 수 있으면 좋겠다.

집콕 시대에 팔자 고치기 2는 다음 회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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