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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경제의 혁신적 발전을 위한 의견

등록일 2020-12-27 20:10 게재일 2020-12-28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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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코로나19로 인해 포항의 수출이 큰 타격을 입었고, 연쇄적으로 지역내 생산, 고용, 물류 등 모든 부문이 부진에 빠졌다. 특히 최대 수출지역인 유럽지역의 코로나19에 대한 큰 피해가 더욱 수출 등 지역 실물경제에 부정적인 효과를 초래하였다. 매번 포항지역 경제를 둘러싼 대외요인에 변화나 충격이 발생할 때마다 특정 원인만 회피하는 수동적인 대책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앞으로 포항경제가 보다 혁신적 발전을 이루기 위해서는 다양한 부문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적극적인 혁신과 최적화를 도모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사진은 코로나19 여파로 성탄절 휴일 같지 않은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포항 중앙상가 거리의 지난 20일 모습. /경북매일 DB

지난 12월 14일 포항세관이 발표한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11월까지의 누적 수출액은 64억5천6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78억4천500만 달러보다 17.7%가 감소하였다. 지금 추세로는 역시 연간 전체로도 전년 대비 감소에서 벗어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원인이라면 역시 지역 철강제품의 수출 부진에 따른 것이다. 지역별로는 최대 수출 지역인 유럽에 대한 수출이 1~11월까지 누적 수출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2.0%가, 동남아시아 지역은 10.9%가 각각 감소했기 때문이다. 특히 유럽지역에서 코로나19에 따른 피해가 컸던 탓인데, 이 추세에서 벗어나기까지는 시일이 걸릴 것 같다. 포항경제도 위기 극복을 위한 대책이 절실한 시점이다.

올해 중국의 달러화 표시 무역총액은 1~11월 기간 중 전년 동기 대비 0.6% 증가하여, 10월까지 누적 기준 감소에서 증가로 전환하였다. 전 세계가 코로나19의 피해에서 벗어나기 위해 몸부림치는 가운데, 중국 당국은 미국과의 무역전쟁으로 밝혀진 약점을 최대한 보완하고 이를 극복하여 더욱 도약하기 위한 대외무역과 관련한 정책 대안을 마련하였다. 지난 11월 9일 중국 국무원은 “대외무역의 혁신적 발전 추진에 관한 실시의견”(关于推进对外贸易创新发展的实施意见)을 발표하였다. 이 실시의견은 혁신과 최적화를 키워드로 삼아 대외무역을 더욱 발전시키겠다는 일종의 선언이다. 모두 11항으로서 1항은 2항부터 10항에 이르는 9개의 대책을 포괄하는 전반적인 방향과 기준을 나타내고, 마지막 11항은 9개 대책을 지속 달성하는데 필요한 기반을 보장할 것을 강조하고 있다.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실시의견이 지향하는 전체적인 요지를 나타낸 1항에서는 5개 부문(국제시장과 국내지역 배치, 경영 주체, 상품구조, 무역방식)의 최적화와 더불어 3대 부문(대외무역의 구조 전환과 고도화를 위한 기지, 무역 촉진 플랫폼, 국제 마케팅 체제)의 정비를 강조하고 있다. 이는 최근 중국 당국이 강조해 온 국내외간 치밀한 상호작용(쌍순환)을 기반으로 하되 여기에는 과학기술, 제도, 모델, 업태를 모두 포괄하는 혁신으로 국제경쟁력에서 우위를 확보하여 대외무역의 혁신적인 발전을 도모한다는 전략을 제시하고 있다. 그리고 2항부터 10항까지는 실천적인 9개 대책을 제시하고 있다. 1)개척방식의 혁신과 국제시장배치의 최적화(국제경제, 무역환경의 최적화, 무역원활화 메커니즘의 정비, 신기술, 새로운 채널 활용에 따른 국제시장 개척), 2)비교 우위에 바탕을 둔 국내 지역배치의 최적화(동부지역에서 무역의 질적 향상, 중서부지역에서 무역 비중의 확대, 동북지역에서 대외개방 확대, 지역간 대외무역협력 메커니즘의 혁신), 3)부문별 지도 강화와 경영주체의 최적화(선도기업의 육성, 중소기업 무역경쟁력의 강화, 협동적인 발전 수준의 향상, 기업에 대한 서비스의 적극적 제공), 4)생산요소 투입방식의 혁신과 상품구조의 최적화(산업망, 공급망의 보호와 발전 촉진, 산업구조의 전환, 고도화 추진, 수출제품의 품질향상, 수출입제품 구조의 최적화), 5)발전모델의 혁신과 무역방식의 최적화(일반무역 규모 확대와 부가가치의 향상 등 강화, 가공무역의 고도화, 국경무역과 같은 기타무역의 확대 촉진, 대외무역의 일체화), 6)운영방식의 혁신과 국가 차원의 무역구조 전환, 고도화기지의 건설추진(조직체제를 건전화하고 연구소, 대학, 무역촉진기구, 업계단체, 기업 등에 의한 공공서비스플랫폼의 정비). 7)서비스모델의 혁신과 무역촉진 플랫폼의 정비 추진(국제수입박람회의 역할 강화, 수입 촉진을 위한 모니터링, 평가, 퇴출 메커니즘을 정비한 혁신적 모델 구역 육성), 8)서비스채널의 혁신과 국제마케팅체계의 정비추진(기업 단독 또는 협력방식의 국제마케팅체계의 정비 가속, 자원공유 공공플랫폼의 정비). 9)업태모델의 혁신과 대외무역의 새로운 원동력 육성(국경을 넘는 전자상거래 등의 새로운 업태 발전 촉진, 중고차 수출의 적극적 추진, 신흥서비스무역의 발전 가속, 대외무역의 디지털화의 발전 가속)으로 이루어져 있다. 마지막 11항에서는 이와 같은 발전 환경을 최적화하고 보장할 수 있는 건전한 체제 확보를 위해 자유무역시험구, 자유무역항의 역할 강화, 수출입관리 및 서비스 최적화, 국제물류에 의한 보장의 강화, 리스크 방지 능력 향상 등을 제시하였다. 한 국가의 종합적인 전략 내지는 정책을 망라하고 있는 만큼 매우 방대한 내용이지만 이 모든 대책을 지역에 적절하게 적용해도 전혀 손색이 없는 정책들이다.

이상과 같이 중국이 대외무역을 보다 혁신적으로 촉진하기 위해 내세운 대책의 핵심적인 단어는 역시 혁신과 최적화다. 포항경제만이 아니라 다른 곳에서도 혁신과 최적화는 늘 이야기하고 있는 주제이기는 하지만 그것을 어떻게 어떠한 방향으로 대처해 나갈 것인가는 다른 이야기다. 이에 개인적인 견해이기는 하지만 중국 정부가 제시하고 있는 대책들을 포항경제의 실상을 고려하여 다음과 같이 가칭 ‘포항경제의 혁신적 발전을 의견’으로 9가지 정책적 방향성을 제시해 보았다.

1)지금과 같이 관세부과와 같은 충격이 발생하였을 때 이를 회피하기 위해 유럽, 동남아시아와 같은 지역으로 수출대상국을 변경하는 순응형 해외시장개척에서 벗어나 철저한 신기술, 고부가가치제품을 기반으로 해외시장을 개척, 2)중국의 대외정책에서 동북지역의 대외개방 확대를 지향하고 있으므로 동북3성 지역에 대한 수출시장 개척을 강화, 3)포항시가 지원하는 강소기업 등 지역 선도기업을 지속 육성해 나가되 이와 더불어 비철강부문의 중소기업에 대한 무역지원과 행정서비스도 적극 제공, 4)지역 철강산업의 생태계 조성과 혁신을 위해 기초 소재만이 아니라 중간재, 최종재로 이어지는 공급망을 최대한 보호 발전시키는 것이 중요하며 이를 위해서는 전국에 산재한 소규모 철강공장들을 적극 수용, 집약시키는 방법도 동원, 5)포항시 발전모델은 지금까지 소재인 제철, 제강에만 주목해왔으나 앞으로는 세계적인 추세에 맞추어 철강과 금속을 묶는 철강금속산업의 이미지를 강화하고 영일만항 등을 기반으로 식품가공과 입항선박에 대한 보급기지로서의 기타 거래도 확장, 6)포항시 전체에 산재하여 개별적으로 활동하고 있는 대학, 연구소, 상공회의소, 중소기업단체 등을 연결하는 정보 공유와 산학협력체제를 더욱 활성화, 7)단순한 철강 소재를 활용하는 연례행사보다는 전국 대상의 가칭 ‘철강금속제품박람회’를 기획하여 철강소재가 포함된 최종재 생산 중소기업을 초청, 포항에서 판촉활동을 지원하고 소비자가 구매토록 함으로써 생산기업과 관광소비객의 유치를 동시 달성, 8)비대면 비접촉 시대에 본격화에 대비하여 지역 특산물의 국내외 판매온라인채널을 구축하고 지역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빅데이터를 수집 축적하며 이를 정책에 반영할 수 있는 전문가 양성과 관련 기반을 정비, 9)포항은 철강도시에 더하여 관광, 문화도시를 표명하지만 국제항만도시인 만큼 기존의 특구 기능을 활성화하되 출입구인 영일만항을 비롯한 항만의 검역, 방역, 통관기능 등 다양한 부문에서 최적화된 물류 체제를 지속 정비해 나갈 필요가 있다.

그동안 포항경제와 관련하여 전문가들의 많은 조언이 있었고, 이상의 9개 대책도 분명 제시된 바 있었다. 하지만 의견을 제시하고 듣기만 해서는 아무런 변화도 이룰 수 없다. 이제는 움직여야만 한다. /김진홍 한국은행 포항본부 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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