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국학진흥원 군자유종(君子有終), 선비 죽음 24일 유교문화박물관서 기획전
한국국학진흥원(이하 진흥원)에 따르면 조선시대 유학자의 죽음은 유교 경전의 가르침에서 기인한다.
중국의 유교 경전 가운데 하나인 ‘서경(書經)’에는 인간이 누릴 수 있는 다섯 가지 복(福) 가운데 하나를 ‘천명을 다하고 죽었다’는 의미로 ‘고종명(考終命)’이라 했다. 자기 할 일을 다 하고 마침내 끝맺음으로 죽는 것을 행복한 죽음이라고 여긴 것이다.
내년 4월 30일까지 진행되는 이번 전시의 주제인 ‘군자유종(君子有終)’ 역시 ‘덕을 베풀던 군자가 마침내 끝맺음으로 죽음에 이르렀다’는 의미로 행복한 죽음을 시사한다.
퇴계 선생이 죽음을 목전에 두고 있을 때 제자인 간재 이덕홍이 뽑았던 점괘이기도 하다.
유학자는 훌륭한 신하로, 훌륭한 스승으로, 훌륭한 어버이로 맡은 사명을 끝마치고 나면 편안히 휴식을 취할 수 있었다. 그리고 그러한 죽음을 맞이한 군자만이 고요하고 차분하게 죽음을 맞이할 수 있었다.
총 5부로 이뤄진 이번 전시는 조선시대 유학자들의 죽음을 하나씩 따라가면서, 죽음이 결코 두렵기만 한 것은 아니라는 메시지를 끊임없이 전해줄 예정이다.
1부에서는 유교 경전 속에서 죽음에 대해 전하는 일관된 인식, 죽음은 곧 휴식이라는 메시지를 담았다.
2부는 조선시대 선비들의 죽음을 담은 일기와 유훈(遺訓)을 통해 이들이 평온하게 삶을 마감하는 모습을 담았다. 3부에서는 떠나간 유학자들을 절제된 예로서 보내는 남겨진 자들의 기록을 담았다.
4부에서는 삶을 떠난 유학자의 사상과 학문을 계승하고 추모하는 후손과 제자들의 기록을 통해 유학자의 몸은 죽었으나 그의 정신은 여전히 살아 있는, ‘사이불후(死而不朽)’의 메시지를 담았다.
마지막 5부에서는 유학자들이 가장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죽음의 사례로, 서세 450주년을 맞이한 퇴계 선생의 죽음 의미를 되돌아볼 수 있도록 했다.
이번 전시를 기획한 나영훈 책임연구원 “조선시대 유학자들의 죽음은 두렵거나 슬퍼해야만 할 개념이 아니라 생을 잘 마무리하며 끝을 맺는 휴식이었다”며 “그것이 웰-빙(Well-Being) 시대를 넘어 웰-다잉(Well-Dying)을 추구하는 현대인들에게 조선시대 선비들이 전하는 중요한 메시지의 하나”라고 밝혔다.
/손병현기자why@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