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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산 적시던 눈

등록일 2020-04-26 19:43 게재일 2020-04-27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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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 광 의

눈이 성글게 내리고 있다

송이 눈으로 바뀌고 있다

탐스럽고 굵은 송이 눈이

허기 잊게 해 주면서

봄산 함초롬히 적셔 주고 있다

봄산 적시던 고운 송이 눈이

무덤덤한 남자 얼굴 싫다고

떼쓰고 투정부려 보았지만

과부 빠져 죽은 강물에 떨어지고 있다

평생 인생을 관조하는 그윽한 서정시를 써 온 대구의 원로 시인인 도광의 시인이 그리는 고요하고 평화로운 풍경 하나를 본다. 시인은 가난한 지난 세월, 하얀 이밥처럼 강물 위로 내리는 눈을 바라보며 지난 날 가슴 아픈 서사 하나를 떠올리고 있는데, 고요하고 눈물겨운 평화경이 아닐 수 없다.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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