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 예금주 수십 명 달해
경주수협에서 예금 관리 업무를 담당하는 직원이 수십억원의 고객 예금을 빼돌린 것으로 드러나 수협이 자체 조사에 들어갔다.
22일 경주수협 등에 따르면 경주시 감포읍에 있는 경주수협 본점 소속 직원 A씨가 수십 명의 고객 계좌에서 최소 10억원 이상의 예금을 빼돌린 사실이 확인됐다. 수협의 자체 조사 결과 A씨는 고객이 맡긴 예금계좌에서 수백 차례에 걸쳐 돈을 몰래 빼낸 뒤 주식에 투자하는 등 임의로 사용한 것으로 밝혀졌다. 피해 예금주는 수십 명에 달하고 피해 금액은 최소 10억원에서 최대 3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A씨의 범행은 지난 17일 예금을 인출하기 위해 창구를 찾은 한 예금주의 통장 잔액과 실제 잔액이 다른 점을 발견한 또 다른 수협 창구 직원의 신고로 발각됐다.
경주수협은 사건이 불거지자 A씨를 현금 출납업무에서 배제하고 대기 발령했다. 이어 지난 20일에는 긴급이사회를 열고 대책방안을 논의했다.
경주수협 관계자는 “현재 자체감사에 들어가 정확한 횡령금액을 조사하고 있다”면서 “23일 수협중앙회에서 감사가 내려올 예정이고 철저한 조사를 통해 정확한 피해 금액을 확인한 뒤 고발 등 후속조치를 취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경주수협은 감포에 있는 본점을 비롯해 성동·황성·양남·용황지점 등 5개의 금융 점포를 운영하고 있으며, 자산규모는 2019년 상반기를 기준으로 2천84억원에 이른다.
경주/황성호기자 hsh@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