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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막에 채소밭을 만들기까지

등록일 2020-02-06 19:17 게재일 2020-02-07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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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바논 출신의 무사 알라미는 전쟁으로 한순간에 모든 것을 잃어버리고 말았습니다. 그는 요르단 강 유역 황량한 사막으로 갔습니다. 그 지방은 수천 년 동안 뜨거운 태양빛만이 내리쬐는 풀 한 포기 나지 않은 곳이었습니다.

사막에서 지하수를 이용하여 곡물 재배에 성공하였다는 이야기를 전해 듣고, 그는 이 타는 듯한 뜨거운 모래라도 밑으로 계속 파고들면 반드시 물이 있을 것이라 확신했습니다. 사막 사람들은 무모한 짓이라며 말렸지만, 그는 가난한 사람들과 함께 사막 한가운데로 갔습니다.

함께 한 사람 중엔 죽음이 얼마 남지 않은 노인도 있었습니다. 일행은 곡괭이와 삽으로 땅을 파 들어갔습니다. 작열하는 태양 아래 그들은 삽질을 멈추지 않았습니다.

수개월 후, 드디어 습기에 찬 촉촉한 모래가 나오기 시작하더니 마침내 시원한 물이 차오르자 그들은 엉엉 소리 내어 울기 시작했습니다. 노인은 울먹였습니다. “여보게 나는 지금 죽어도 여한이 없네. 이 메마른 사막에서 물이 나오는 것을 이 눈으로 보았으니….”

수백 년 버려졌던 사막에 지금은 온갖 과일과 채소를 재배하고 있습니다.

‘서른, 기본을 탐하라’ 책에 나오는 말입니다. “대부분의 실패는 환경이 나쁘거나 실력이 부족해서 보다는 스스로 한계라고 느끼고 포기했을 때 찾아온다.

또한, 자주 한계를 느끼는 사람들은 자신을 ‘실패자’ 혹은 ‘패배자’라고 느낀다. 스스로 한계를 만들지 마라. 자신을 낮추는 데 익숙해지면 새로운 이미지도 만들 수 없다.”

무사 알라미와 우리가 처한 입장이 다르지 않습니다. 그는 사막에 곡괭이 질을 했고, 우리 역시 무언가 결과를 바라며 맡은 일을 열심히 하며 살아갑니다. “이것이 내 한계”라고 스스로 선을 긋고 물러서는 나약한 정신이 아니라, “끝까지 간다!” 스스로 다짐하는 정신 승리가 인생의 진정한 매력 아닐까요?

/인문고전독서포럼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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