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안전지대를 벗어나 이르러야 하는 곳은 학습지대입니다. ‘먼데이 모닝’의 저자 데이비드 코트렐은 학습지대를 구성하는 세 가지 방에 대해 이렇게 설명합니다.
“첫 번째 방은 독서방이다. 읽지 않는다면 학습지대에 머물러 있을 수 없다. 지위가 높아질수록 시간은 더 줄어든다. 만일 회사로부터 ‘직급이 높아진다면 그 역할을 맡을 준비가 되어 있느냐?’는 질문을 받는다면 단호하게 ‘그렇다’고 답할 수 있는가? 이 질문은 시간이나 돈이 있느냐고 묻는 것이 아니라, 책 읽을 시간을 챙길 수 있느냐는 의미이다.
두 번째 방은 경청방이다. 다른 사람들의 말에 귀를 기울이지 않게 되면 어느새 오만함에 빠지고 자기통제를 상실하게 되며 감각이 둔해진다. 그런 상태는 배울 수 있는 능력을 상실한 것이다.
세 번째 방은 나눔방이다. 자신이 아는 것을 상대방에게 설명하고 가르치려 할 때 제대로 학습할 수 있다. 학습지대에 머무는 것은 매너리즘에 빠지지 않고 늘 여행을 떠나는 것이다.”
최근 한국의 독서 인구가 급격히 양분화되고 있습니다. 스마트 기기 발달과 온갖 자극적인 컨텐츠의 범람으로 책에서 이탈하는 독자들이 많습니다. 출판계가 반성해야 할 일도 무수히 많겠습니다만, 시대적 흐름은 어찌할 수 없는 모양입니다. 한번은 어떤 대기 장소에 모인 사람들 전원이 핸드폰을 꺼내 화면을 스크롤 하는 모습이 신기했습니다. 저 사람들이 폰 대신 손에 책을 들고 있으면 어떤 모습일까? 잠깐 상상해 본 적도 있습니다.
하지만, 고급 독자들은 점점 더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책을 읽는데 그치지 않고 토론하는 모임을 찾아다니고, 자기 책을 쓰려고 애쓰며 학습지대에 자신을 노출하려 애쓰는 분들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반가운 일입니다. 모쪼록 학습지대를 잘 선별해 독서방, 경청방, 나눔방 이 세 가지를 튼실하게 잘 가꾸어야 하겠습니다.
/조신영 인문고전독서포럼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