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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악관 견학기

등록일 2020-02-04 20:10 게재일 2020-02-05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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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교사인 저스티스는 아이들을 데리고 백악관을 견학했습니다. 백악관 전체를 볼 수는 없었고 단체 방문객들을 위해 개방된 일부분만을 정해진 순서에 따라 둘러보았습니다. 일행은 나라에 중대한 일이 생길 때마다 국무회의가 열렸다는 회의실도 들어가 보고 초기 미국 대통령들이 좋아했다는 조각상도 구경했습니다. 기자 회견실도 보고 백악관을 장식하고 있는 건축 양식도 살펴보았습니다.

견학을 마치고 돌아온 저스티스는 아이들 전체에게 백악관에 다녀온 소감을 써서 제출하라는 숙제를 내주었습니다. 다음 날 아침, 저스티스는 아이들이 제출한 기행문 숙제를 살펴보았습니다. 백악관이 생각보다 훨씬 커서 놀랐다거나 텔레비전에서만 볼 수 있던 것을 직접 보게 돼서 매우 기뻤다는 내용이 대부분이었습니다. 그러다 가끔은 나라를 이끌어가기 위해 그렇게 많은 사람이 애쓰고 있는지 몰랐다거나, 백악관에도 자기 집에 있는 것과 비슷한 가구를 보고 반가웠다는 아이들도 있었습니다.

중간쯤에 엉뚱한 기행문이 하나 있었는데, 거기에는 맨 위에 달랑 한 줄만 기록되어 있었습니다. “나는 앞으로 내가 살게 될 집을 다녀왔다.” 정해진 분량을 다 채우지는 못했지만, 아이들을 가르치는 교사로서 저스티스는 도저히 그 아이를 야단칠 수 없었습니다.

“꿈만큼 당신은 성장할 수 있습니다.” 이것은 어느 미국의 유명한 잡지에 실린 광고 제목입니다. 그 광고에는 우주선이 발사하는 모습을 어린이가 눈을 반짝이며 바라보는 모습을 담고 있습니다. 사진 아래쪽에 이런 구절이 있습니다. “정신이 가리키는 곳으로 성장은 따르게 마련입니다.”

꿈이 사라져가는 시대입니다. 어린이나 청소년들이 꿈을 잃어버리고 있습니다. 안타까운 일입니다. 꿈을 잃어버리면 인간의 정신은 부패의 나락으로 떨어지기 마련입니다. 다음 세대의 가슴에 불을 지를 지도자가 나타나기를 기다립니다.

/인문고전독서포럼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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