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편지에서 말씀드린 피그말리온 효과, 로젠탈 이펙트는 군인, 기술자, 사관생도 등 다양한 집단에 골고루 동일한 효과가 입증된 이론입니다. 교육의 주도권을 갖고 있는 사람이 누군가에게 긍정의 기대 신호를 보낼 때 상대방은 분명한 성장 반응을 나타낸다는 것입니다. 정 반대의 경우로 스티그마 효과라는 게 있습니다. 호주 원주민들은 마법사의 저주를 받으면 시름 시름 앓다가 며칠 후 실제로 숨을 거둡니다. 1942년 미국 생리학자 월터 캐넌은 이런 현상을 ‘부두 죽음(voodoo death)’라고 명명하지요. 아이티의 원시 종교인 부두교의 주술사로부터 저주를 받고 죽은 사람이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집니다.
2009년 5월 영국의 뉴사이언티스트 커버스토리에 따르면 부두 죽음과 같은 유사한 사례가 선진국에도 빈번하게 일어난다고 밝혀 충격을 주었습니다. 마법사의 긴 주문이 ‘의사의 짧은 몇 마디’로 바뀌었을 따름이라는 겁니다. 예컨대 의사로부터 죽음을 암시하는 말을 들은 환자가 절망에 빠져 삶의 의지를 포기해 버리는 경우가 자주 발생한다는 거지요.
일상에서도 이런 부정적인 편견이 얼마나 사람에게 위험한 영향을 주는지에 대한 연구가 있습니다. 일명 스티그마 효과입니다. 스티그마는 낙인을 뜻합니다. 빨갛게 달군 인두를 가축에게 찍어 소유권 표시를 하는 게 바로 스티그마지요. 타인에게 부정적인 낙인을 찍힌 사람이 실제로 그렇게 되거나 더 나쁜 상황으로 빠지게 되는 경우를 스티그마 효과라고 합니다. 탈옥수 신창원은 어릴 적 어머니와 사별하고 가난하게 살았는데, 학교에서 ‘돈 없으면 학교 다닐 필요 없으니 꺼져버려’라는 말을 듣고 마음 속에 범죄의 악마가 자라났다고 고백해 충격을 주었습니다.
긍정 혹은 부정의 기운들이 전파처럼 세상에 감돌고 있습니다. 나에게 부정적인 기운을 끼치는 주변 인물이나 환경이 무엇인지 잘 생각해 보고 어떻게 이를 차단할 수 있는지를 막는 방법을 연구해야 합니다. 한 사람의 힘은 약하지만, 우리가 서로 연대하고 서로 격려할 수 있다면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이 긍정의 안테가가 될 수 있습니다. 부정의 파장을 차단하고 긍정의 물결을 일으키는 강력한 안테나의 삶이 필요합니다.
리더스 다이제스트라는 잡지를 만든 드와이트 월레스의 이야기를 저는 잊을 수 없습니다. 잡지사의 모든 직원들은 드와이트 월레스를 진심으로 좋아했는데 그 이유를 이렇게 말합니다.
“드와이트가 방에 들어오면 언제나 그 주변이 환하게 밝아지거든요.”
/조신영 인문학365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