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시의회 역대 의장들이 본 ‘28년 의회역사’<br/>박문하 5대 전반기 의장 인터뷰
박문하 전 포항시의회 의장이 1일 포항발전을 위해 인구나 포스코 중심의 기업 구조를 재편하고 포항의 특성을 살린 과학분야, 해양분야, 관광분야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밝혔다.
박 전 의장은 이날 ‘포항시의회 역대 의장들이 본 28년 의회역사’ 관련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박 전 의장은 “지난 70년은 1차 산업, 2차 산업, 3차 산업이 공존한 시대였고 포항 성장의 견인차 역할을 한 포스코 중심의 양적인 성장과 발전의 시대였다면 이제는 3, 4차 산업의 첨단 기술이 바탕이 되는 질적 성장에 대한 마스터 플랜을 수립해야한다”고 의견을 제시했다.
다음은 일문일답이다.
-가장 기억에 남는 의정활동 한 가지만 소개해 달라.
►오랜 기간 동안 다니던 직장(포스코)을 그만 두고 포항시의원 출마를 결심 했을 때는 거창한 계획 없이 전문성과 도덕성을 앞세워 단 한번만이라도 여한 없는 의정활동을 해보고 싶다는 마음이었다.그런데, 주민들께서 지지하고 선택해 주신 덕분에 4선을 했다. 이 기간 영광스럽게도 부의장과 의장 직책까지 수행할 수 있었다.
16년의 의정활동 기간 동안 마주했던 수많은 현안들이 있지만 역시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의장 재임 시 변화와 혁신의 과제들을 차질 없이 진행하고 실천해 포항시의회가 ‘제1회 전국 기초자치단체 부문 의정대상’을 수상한 일인 것 같다.
동아일보사가 주관한 ‘제1회 전국 기초자치단체 부문 의정대상’에서 우리 포항시의회가 광역, 기초 지방의회 부문에서 현격한 점수 차를 기록하며 심사위원들의 만장일치로 수상자로 선정되었다고 들었다. 당시 포항시의회는 시정질문 일문일답제도를 경북 최초로 도입해 의원들의 전문성을 제고했고 회기도 80일에서 100일로 늘려 ‘일하는 의회’의 모습을 보여줬다.
의회와 집행부의 시정 질문의 생중계를 통해 시민들께 알 권리를 충족시켜 드림으로써 많은 성원을 받은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평범하지만 열심히 공부하고 의회가 집행부를 효율적으로 견제하면 항상 의회를 지켜보고 계시는 시민들로부터 신뢰를 받을 수 있다는 것을 확인하는 계기가 되지 않았나 싶다.
-가장 아쉬웠던 의정활동 한 가지도 들려 달라.
►개인적으로 오랜 기간 도시건설위원회에 몸담고 있으면서 도시계획 수립 시 과다한 인구 산정에 따른 토지 이용계획 수립에 확신을 가지고 집행부를 설득하지 못한 아쉬움이 있다. 또한 개인적으로 포항시 행정구역 통폐합대로 중심의 읍면동 경계선 조정이 주민들의 관심 부족과 공무원들의 확고한 의지가 없어 실현하지 못했다.
저의 지역구였던 죽도동의 경우 동 경계선이 애매하여 많은 혼선이 있었고 연일읍의 경우 유강과 연일은 같은 읍이면서도 강을 사이에 둔 기이한 경계와 도시형, 농촌형이 함께 자리하며 거리상, 지역정서상 상호교류가 쉽지 않음을 감안하면 개선할 여지가 없지 않다고 사료된다. 연일읍을 예로 들어 오해가 없기를 바라며 이외에도 동 경계선을 정비할 부분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고 당시에는 많이들 공감했지만 뜻을 이루지는 못한 아쉬움이 있다.
아울러 남, 북구 명칭을 비롯한 지역의 작명도 시대적 흐름에 맞게 지어져야 하지 않을까 생각된다. 항상 나무 몇 그루보다 큰 숲을 바라보는 마음가짐으로 일하고자 노력했지만 돌이켜보니 또한 아쉬움이 남지만 혼신을 다해 열심히 일한 자부심이 더 많은 것 같다. 모든 것에 감사한다.
-포항시 발전과 시민들에게 바람이 있다면
►올해는 포항시 승격 70주년의 해이다. 동해안 변방 작은 도시에서 ‘한강의 기적’의 초석을 놓은 도시, 한국 철강의 메카로 눈부시게 성장한 이면에는 수많은 지도자들의 안목과 헌신이 있었고 포항 시민들의 협조와 희생이 있었다.
지난 70년은 1차 산업, 2차 산업, 3차 산업이 공존한 시대였고 포항 성장의 견인차 역할을 한 포스코 중심의 양적인 성장과 발전의 시대였다면 이제는 3, 4차 산업의 첨단 기술이 바탕이 되는 질적 성장에 대한 마스터 플랜을 수립해야 되지 않을까 싶다.
인구는 감소하고 철강경기와 세계 경제의 여건조차 포스코의 앞날을 밝게 내다 볼 수 없게 하고 있다. 따라서 인구나 포스코 중심의 기업 구조를 재편하고 포항의 특성을 살린 과학분야, 해양분야, 관광분야에 총력을 기울이는 변화가 필요하다고 본다.
인근 경주와 상생하는 상생형 기업 모델도 만들어보고 문화 기획 상품도 계획해 보아야 한다. 특히 IT, 바이오 분야에서 안정되고 우수한 인적 자원과 인프라가 구축되어 있는 만큼 이런 분야에도 각별한 관심을 가지고 예산을 지원하여 우수한 인재들을 확보할 수 있도록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20세기 양적 성장에서 21세기 질적 성장의 시대로 탈바꿈하고 문화, 관광, 해양, 첨단 기술, 과학 분야로 모든 시스템을 전환하며 포항의 저력을 확인시키는 정책을 수립해 포항시민들이 행복한 미래를 꿈꿀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퇴임 후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 최근 근황은?
►20여 년의 의정활동을 마치고 시의원, 도의원 직책을 놓은 지 반년이 넘었다. 오직 앞만 보고 의정활동을 했던 시간을 뒤로 하고 요즘은 한 동안 못다한 일들을 계획하고 실천하면서 지내고 있다.
아직도 손 놓지 않은 여러 직책도 의회 때문에 오랫동안 소홀히 했던 점을 감안해 열심히 직분을 감당하고 있다. 이를테면 새로 직책을 맡은 경우와 전부터 수행해온 직책은 제 스스로에게 주어진 선물이라고 생각하고 즐겁게 일하고 있다.
평소 관심이 많았던 중국 역사 소설도 읽었고 일상의 삶과 관련된 여러 책들도 통독했다. 간간히 써 놓은 글은 언론에 발표할 준비를 하고 있고 지난해 편집해 놓은 책도 곧 발간할 예정이다.
제가 가진 신앙(포항대도교회 장로)도 더욱 신실하게 영글도록 하고 봉사도 더 많이 할 각오를 하며 선교지에도 다녀왔다.
지난 날은 양지에서 포항시와 지역구민을 위해 일한 날이었다고 한다면, 이제는 음지에서 조용히 나 자신을 위해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무기력하고 나태해지지 않도록 채찍질하고 건강을 위해 더 많은 투자를 하고 싶다. 취미활동과 여가선용 그리고 여행을 통해 새로운 세계와 미래를 향해 나아가고자 노력하고 있다.
한편 생존해 있는 포항시의회 역대 의장은 다음과 같다.
양용주(2대 전반기), 진병수(2대 후반기), 박태식(3대 전반기), 임선순(3대 후반기), 공원식(4대 전․후반기), 박문하(5대 전반기), 최영만(5대 후반기), 이상구(6대 전반기), 이칠구(6대 후반기), 이칠구(7대 전반기), 문명호(7대 후반기), 서재원(8대 전반기).
/김규동기자 kdkim@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