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연말이면 국내 IT(정보통신)관련 기업, 학회 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 저명한 IT관련 기관들에서 다음해를 주도할 10대 전략 기술을 발표한다. 기관별로 선정 발표하는 전략 기술들을 살펴보면 기관별 특성이나 이해관계가 반영된 부분이 있다. 그 중 3~4개 정도는 겹치는 부분이 있다. 표현하는 용어에 조금씩 차이도 있다. 필자는 호기심에 2011년부터 2019년까지 예측 발표한 기관별 10대 전략 기술들을 살펴봤다. 국내에서 맹목적으로 기술을 따라간 경우도 있고, 어떤 경우에는 실제 산업 현장에 적용된 경우도 간혹 있었다. 쉽지 않겠지만 산업군별로 지역별로 이러한 예측 기술이나 필요 기술들을 정의해보면 어떨까하는 생각을 해 본다.
올해 한국은행 발표에 따르면 제조업체의 영업 이익률이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고 한다. 대기업을 포함한 상위 업체의 수익성은 개선됐으나 하위 기업은 오히려 더 악화가 되었다. 기업 재무상태가 상위 25%의 제조업의 영업 이익률은 8.3%로 성장한 반면 하위 25% 제조업의 매출액 대비 영업 이익률은 <2013>2%로 오히려 감소했다. 다양한 정부의 지원에도 불구하고 국내 제조업 내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는 반증이다. 지역의 중소기업을 방문해보면 상황이 더욱더 악화가 된 것같다. 4차산업혁명을 선도하거나 핵심 기술들이 지역 중소기업에 적용되기는 힘들 것같고, 어떤 경우 전혀 상관이 없어도 보인다.
필자는 기업 지원이나 기술개발을 위해 신기술을 적용을 하거나 기술을 선별할 때 최신 전략 트렌드 기술에 매몰될 필요가 없지 않은가 하는 생각을 한다. 예를 들어 2012년 가트너 10대 전략 기술들을 보면 미디어태블릿 이후 모바일 중심 애플리케이션과 인터페이스, 상황인식과 소셜이 결합된 사용자 경험, 사물인터넷, 앱스토어와 마켓플레이스, 차세대 분석, 빅데이터, 인메모리 컴퓨팅, 저전력서버, 클라우드 컴퓨팅이다. 필자의 경험으로 2012년 선정 전략 기술들을 지역의 중소기업에 적용하는 것도 쉽지 않았다. 그 이후에 발표한 기술들도 별반 차이는 없어 보인다. 지역 중소기업의 제조업 상황은 앞서 나열한 기술을 최적화하여 적용하고 이 기술을 바탕으로 기업의 성장을 이끌어 가는 것도 좋은 방안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얼마전 필자를 포함해서 기업하는 사람, 연구 기관에서 일하는 사람, 대학에서 일하는 지인이 함께 모였다. 대화의 주제는 주로 지역 관련 이야기들이었다. 최근 화제가 되고 있는 블록체인 기술로 대화의 주제가 바뀌었다. 블록체인의 기술적인 정의, 기술을 적용했을 때의 장점 등 다양한 이야기가 오갔다. 블록체인이 적용될 수 있는 현실적인 수용처, 통신기술, 사용자 관점에서 장점, 금융기관과 관련된 신용카드나 체크카드를 대체할 만한 장점에 대한 이야기가 오고 갔다. 기업하는 입장에서 블록체인을 보면 기술을 적용할 수 있는 시장과 전문 기술 인력의 확보가 어렵고, 기술의 수요처를 찾기는 더 어렵다는 이야기를 한다. 이는 지역의 중소기업이 안고 있는 문제이기도 하다.
지역제조업의 기술이나 생산 설비의 수준은 자동화가 어려운 부분이 많고 그래서 주요 공정에서 여전히 사람이 일을 하고 있다. 자동화의 장점을 알지만 자동화 이후 투입 비용 대비 일의 연속성이 발생하는지에 대해 확신하기 어려워 자금 투입이 망설여진단다. 중소기업은 과제 기획을 위해 인력 투입이나 비용을 투입하기도 어려운 실정이다. 그래서 정부 과제 기획이나 기술 개발 시 벤처, 중소기업, 중견기업, 대기업을 구별해서 기술을 적용해 보면 어떨까? 영세 중소기업에 대해서는 기술의 적용 수준을 낮출 필요가 있고, 목표를 생산 공정 향상의 정도와 비용 감소로 잡아야 할 것같다. 또 정부 과제 기획이나 기술 개발 시 벤처, 중소기업, 중견기업, 대기업을 구별하고 기술 중복에 대한 문제를 예외로 할 방안이 필요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