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금요일과 토요일 경주에서는 ‘수업 나눔 축제’가 열렸다. 교사교육연구동아리를 비롯해 교과연구회까지 교사들의 각종 교육연구 활동 성과물들을 한 자리에 모은 교육 축제였다. ‘선생님을 아이들 곁으로-수업을 나누다! 미래를 배우다! 행복을 채우다!’라는 주제로 열린 이번 축제는 규모도 규모지만, 축제에 참가한 선생님들의 열정만큼은 최고였다.
‘선생님을 아이들 곁으로’ 라는 표어는 필자에겐 마치 큰 숙제처럼 느껴졌다. 그리고 지금 우리 교육이 처한 현실을 한 번 더 생각해 보는 계기를 만들어 주었다. 분명 선생님과 아이들은 함께 가야한다. 그런데 지금 교육 현장을 보면 이 둘의 거리가 너무 멀다. 이를 좁히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지만, 교육 현장에서의 거리감은 오히려 더 멀어지고 있다.
그런데 이들의 거리를 좁히는 방법은 멀리 있지 않다. 그 방법은 이번 주제에 모두 포함되어 있다. 그것은 바로 수업이다. 교사의 일방적인, 또 평가를 전제한 수업에서 벗어나 교사와 학생이 수업 내용을 나누면 된다. 그러기 위해서는 서로에 대한 이해가 필수이다. 먼저 교사가 학생들과 우리 사회가 무엇을 요구하는지를 정확히 알아야한다. 그래야만 학생들의 눈과 귀와 마음을 교사 쪽으로 향하게 할 수 있다. 필자는 그것이 바로 ‘미래(未來)’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미래를 배운다!’라는 주제는 이번 축제에서 신의 한 수였다. 학생들은 물론 사회는 학교에 미래 교육을 요구하고 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우리 교육은 학교시설, 수업내용, 수업방법 등 거의 모든 것들이 과거에 머물러 있다. 많은 노력으로 일부는 현재까지는 왔다고는 하나 미래까지는 아직 너무 멀다. 이번 축제에 참가한 모든 학교와 교사 연구회의 공통점은 학생과 사회의 요구를 담아낼 수 있는 미래 가치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만약 교사와 학생들 사이에서 미래에 대한 진정한 상호 나눔이 이루어진다면 학교는 지금처럼 어렵지만은 않을 것이다. 그러면 당연히 행복이 학생과 교사 마음에 가득할 것이다. 이들의 행복이야말로 사회의 행복이며, 교육이 행복한 나라는 나라도 행복하다.
필자는 이 나라가 행복으로 가득할 수 있는 희망을 이번 축제를 주관한 경북교육청은 물론, 저마다 행복 교육을 위해 연구하는 선생님들의 열정을 통해 확인했다. 필자는 희망 교육의 불씨는 꺼졌다고 생각했는데, 이번 축제를 통해 그 불씨를 다시 보았다. 이제 우리가 해야하는 것은 그 불씨를 희망의 횃불로 살리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이번 수업 나눔 축제의 주제와 취지에 대해 함께 공감하고, 그 공감을 진정한 소통을 위한 행동으로 옮겨야 한다.
이번 축제에 필자가 속한 산자연중학교 교사연구회도 참가했다. 주제는 ‘청소년 창업 교육이 답이다’ 였다. 이 주제로 부스를 찾은 많은 선생님들과 이야기를 나누었다. 창업이라는 말에 처음에는 의아해하시던 선생님들도 창업 정신, 즉 기업가 정신 교육이라는 말을 들으시고는 공감을 해주시고, 당신 학교와 수업에도 꼭 적용해 보시겠다고 하였다.
“청소년들에게 창업과 관련한 다양한 교육 환경을 만들어 주어야 합니다. 이런 경험이 쌓이고 쌓이면 우리 학생들이 청년이 되고, 성인이 되었을 때 창업을 좀 더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을 겁니다. 그래서 일선 학교에서는 창의적 문제해결력, 도전정신, 봉사정신, 나눔·이해·배려로 대표되는 기업가 정신 교육을 활발히 해야 합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필자의 이 말에 “평가는 어떻게 해야 합니까, 진도 나가기 바쁜데 공연한 바람 넣지 마세요!” 등 냉소적인 반응을 보이는 선생님들도 계셨다. 다행스러운 것은 이런 분들이 많지 않았다는 것이다. 수업 나눔 축제가 살린 행복 교육의 불씨가 우리 교육과 사회를 더 희망차고 행복하게 만들기를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