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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빛동맹마저 깨려는가

등록일 2018-09-05 20:44 게재일 2018-09-05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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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영태대구취재본부 부장
▲ 김영태대구취재본부 부장

현대판 나제동맹이라고 일컫는 달빛동맹(달구벌+빛고을)은 그동안 정치권이 갈라놓은 영호남을 다시금 잇는 결과를 도출하면서 각종 구호에 못지않은 우호적인 관계가 정착돼 가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2015년 12월 확장 개통된 88올림픽고속도로의 명칭을 국토부는 ‘광주∼대구간 고속도로(광대고속도로)’로 결정했다. 대구와 광주 지자체 등은 즉각 어감도 좋고 부르기도 편한 ‘달빛고속도로’로 명해 줄 것을 강하게 요구했음에도 이같은 결과가 나왔다.

국토부의 답변은 규정상이라는 행정적인 답변만 내놓고 양쪽지역의 견해는 전혀 반영하지 못했다. 정부의 하는 일은 항상 규정이고 법으로 행정편의주의를 여과없이 드러내는데 주저하지 않는다. 우스꽝스런 ‘광대고속도로’보다는 ‘달빛고속도로’가 얼마나 정겨운지는 말하지 않아도 누구나 인식할 수 있다.

대구와 광주지역에 1천 600여 년만에 나제동맹을 이은 달빛동맹에 찬물을 끼얹은 것은 당연했다.하지만 달빛동맹은 이후 더 공고해졌다. 공통사항에 대해 양측 국회의원과 행정 인맥을 동원하는 등 활발한 움직임으로 정치와 행정이 갈라놓은 영호남을 결속하는데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였다. 광역의회 간의 방문은 물론이고 공무원 간의 교류, 달빛동맹 맞선 등도 추진되는 등 민간의 교류는 더욱 활발하게 진행됐다. 대구경북기자협회와 광주전남기자협회 간 서로 방문 행사를 통해 양 지역의 관심사와 회원간 교류 등을 실시하면서 더욱 거리를 좁히고 있다. 이같은 민간의 움직임은 결국 꼼짝하지 않는 행정과 지역 표심에만 관심을 둔 정치권에 대한 무언의 압력임에는 틀림이 없다.

이런 분위기에 또다시 행정은 달빛동맹을 깨려는 불순한 의도를 드러냈다. 바로 ‘달빛 내륙철도’ 문제다. 광주∼대구 달빛내륙철도 건설사업은 6조원 이상을 투입해 양 도시 간 191㎞ 구간을 고속화 철도로 건설하는 내용으로 문재인 대통령이 영호남 상생공약으로 채택했고 국가운영 5개년 계획에도 반영됐다. 내륙철도가 연결되면 양 지역이 1시간 거리로 좁혀져 직접 영향권 430만명 등 모두 1천300만명의 공동생활권이 새롭게 형성된다. 지역 균형발전 차원에서도 더 이상의 정책은 없어 보인다.

그러나 정부의 정책은 남북간 철도에만 관심을 두는 경향을 보이며 내년도 달빛내륙철도 사전타당성조사를 위한 용역비 10억원을 반영하지 않았다. 이에 대구·경북과 호남측 광역단체장과 양측 국회의원 등은 지난 3일 국회도서관 소회의실에서 조기건설을 촉구하는 국회포럼을 열었다. 행정 편의주의와 수도권 중심주의가 합쳐져 이같은 결과가 나왔다는 비난을 쏟아내며 조기건설에 최선을 다하겠다며 정치권이 근래 보기 드물게 한목소리를 냈다.

대통령 공약사업으로 최초 제안된 달빛내륙철도이기에 더이상 행정편의나 수도권 중심적 편향된 생각이 없어져야 한다는 중론이었다. 지역 일각에서는 행정과 정치권이 도와주지 않는 달빛동맹의 안간힘을 또다시 깨려는 의도로밖에 보이지 않는다는 볼멘 소리가 많다.

국토의 U자형 개발에서 동서간 연결로 옮겨가는 대전제를 이야기하지 않더라도 달빛 내륙철도는 그 상징성이 가지는 이상의 효과를 올릴 것으로 전문가들은 판단하고 있다. 더이상 행정편의와 수도권 중심주의의 사고 방식으로 지방에 잣대를 대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다. 민간이 살려놓은 달빛동맹이 결실도 맺기 전에 깨는 행위만큼은 하지 않아야 한다는 지적이 팽배하다.

곧바로 내륙철도를 건설하자는 것도 아니고 사전 타당성조사를 하자는 예산도 삭감하는 행정을 바라보는 대구·경북과 호남은 어떠한 심정일지는 말하지 않겠다. 호남지역 역시 대구경북지역민들의 생각과 같이 내년 예산 반영에 전폭적인 지지를 보내고 있다. 고속도로 이름마저도 지역민들이 원하는대로 해주지 않는 행정을 더 이상은 안 보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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