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3지방선거에서 여당인 더불어민주당과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의 중반판세 분석이 서로 엇갈리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여론조사상 크게 앞선 것으로 나타나자 여론조사를 신뢰하며 ‘믿을만 하다’는 반응인 반면 자유한국당은 여론조사에 ‘샤이 보수’ 등 변수가 제대로 반영이 안돼 ‘이대로 믿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그러다보니 중간판세 분석도 확연히 다르다. 더불어민주당은 기초단체장 100곳 이상 석권, 특히 서울지역 25개 구청장 싹쓸이를 예고했다. 반면 자유한국당은 여론조사와 바닥민심이 다르다면서 영남을 중심으로 보수층이 결집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더불어민주당이 지방선거 공식선거운동 직전에 내놓은 전망은 광역단체장 9곳 획득이 목표였으나 선거운동 중반을 지난 현재 17곳의 광역단체장 중 최소 9곳 이상으로 승리 예상지역을 확대한 것이다. 또한 서울지역 25개 기초단체장의 싹쓸이를 예상했다. 더욱이 100곳 이상의 기초단체장 획득을 목표로 하고 있다. 226곳 기초단체장 중 절반을 획득하겠다는 이야기다.
반면 자유한국당은 바닥 민심과 여론조사가 다르다고 강조한다. 홍준표 당 대표는 아예 여론조사의 신뢰성 문제를 제기하며 막판 ‘샤이보수’층의 가세로 한국당이 상당 지역에서 승리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홍 대표는 최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모집단 샘플을 지난 대선 실제 투표 기준으로 민주당 지지자는 우리당 지지자의 두 배가 넘게 뽑아 조사해 발표하고 있다”면서 “특정정당 편들기로 혹세무민하는 이런 여론조사기관은 선거가 끝나면 반드시 책임을 묻겠다”고 엄포를 놨다. 그러면서 홍 대표는 최소한 민주당은 10% 정도 디스카운트 하고 우리는 10% 정도 플러스하면 그나마 제대로 된 국민 여론일 것이라는 주장을 폈다.
어쨌든 이번 지방선거 과정에서 자유한국당의 ‘텃밭’으로 불려왔던 대구·경북지역에서 민주당과 무소속 기초단체장 후보들이 한국당 후보를 앞서거나 막상막하의 지지율을 보이고 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잇따르고 있는 것은 상전벽해같은 변화다. 그 결과 경북지역 시장 군수 선거를 대상으로 한 경북매일 여론조사에서도 최대 7~8명의 무소속 또는 민주당 시장 군수가 속출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고, 다른 언론사 여론조사에서는 대구나 경북에서 민주당 시장 군수가 8명+α까지 가능할 것이라는 충격적인 전망까지 나왔다. 이번 지방선거 여론조사에 대해서는 자유한국당 대표비서실장 겸 대구 달서병 당협위원장인 강효상 의원 역시 홍 대표의 주장에 가세했다. 여론조사가 민심을 반영하는 바로미터 역할을 전혀 하지 못한다는 요지다. 강 의원은 지난 19대 대통령 선거 관련 주요 여론조사기관이 발표한 지지율과 실제 득표율을 비교한 결과 이같은 결론을 얻었다고 했다, 실제로 대선 전 마지막 여론조사에서 조사기관들은 홍 후보의 지지율을 13.7~20.1%로 발표했으나, 홍 후보는 24%를 득표했다. 이는 실제 득표율보다 최소 3.9%포인트, 최대 10.3%포인트 낮은 수치로, 오차범위를 훌쩍 넘는 여론조사였다. 대구·경북에서는 그 편차가 더욱 심했다. 홍 후보는 대구·경북에서 30% 안팎을 득표할 것이라던 여론조사 결과와 달리 47.1%의 득표율을 올렸다. 그러나 한국갤럽 등 다수의 여론조사기관은 20% 중반대의 지지율을 발표, 20%포인트 이상의 오차를 기록했다. 이처럼 대구·경북에서 유독 오차가 큰 이유는 애초에 표본 수가 적고, 지역의 특성이나 샤이보수층 등 수치화할 수 없는 변수를 간과했기 때문이란 게 강 의원의 분석이었다. 홍 대표가 선거기간 내내 일관되게 주장해온 ‘왜곡된 여론조사’주장이 어디에서 비롯됐는 지 짐작케 하는 대목이다.
민심의 추이를 과학적·객관적으로 조사해 통계처리한 여론조사가 정말 왜곡됐는지 여부는 6·13지방선거 당일 모두 드러날 것이다. 과연 TK의 선택이 어떤 것일지 참으로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