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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비 횡령 허위진술 시킨 교수들

김락현기자
등록일 2018-05-11 20:50 게재일 2018-05-11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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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오공대 토목과 대학원생들 “교수들이 회유·협박 강요”<br />“박사학위 위해 지도교수 지시 거역할 수 없었다” 양심선언 <br />

금오공과대학교 교수들이 연구비 횡령 혐의로 수사를 받을 당시 회유와 협박으로 대학원생들에게 허위진술 하도록 했다는 주장이 나와 파장이 일고 있다.

10일 금오공대 토목공학과 동문회와 학생회 등에 따르면 토목공학과 교수 4명과 시간강사였던 타 학과 교수 1명은 지난 2007부터 2016년까지 9년간 연구용역비 가운데 대학원생 인건비 6억5천여만원을 은행계좌로 송금했다가 되돌려받은 혐의로 기소돼 처벌을 받았다.

학교 측은 이들 교수 5명이 작년 11월 기소유예 또는 약식기소(벌금형) 처분을 받았고, 일부는 항소했다고 밝혔다.

또 학교 소속 교수 4명에 대해선 중징계와 행정징계 처분도 내렸다.

하지만, 학생과 졸업생은 학교 자유게시판과 대자보에 “연구 인건비 횡령 교수들이 대학원생들을 회유·협박해 검·경찰 조사에서 허위진술을 할 수밖에 없었다”고 밝혀 또다시 논란이 되고 있다.

토목공학과 대학원생 출신인 K 박사는 “기소된 지도교수는 물론 다른 교수 2명이 찾아와 본인이 돈을 사용한 것으로 허위진술하라고 회유했다”며 “박사 학위를 받기 위해선 지도교수 등의 지시를 거역할 수 없었고 뒤늦었지만 깊이 후회한다”고 밝혔다.

다른 두 대학원생도 금오공대 자유게시판에서 “석·박사 대학원생들은 인건비를 받았다가 곧바로 은행통장을 일괄적으로 모아 이모 교수에게 드렸다”며 “당시 토목과에서는 흔한 일이었고 수사기관 조사 때 교수의 회유·협박으로 본인이 사용한 것처럼 허위로 진술했다”고 말했다.

학생과 졸업생들은 “횡령 교수 중에는 이전에도 횡령으로 적발된 교수가 있다”며 “이 교수가 오는 8월 정년퇴직한 뒤 명예교수로 부임하려고 하는데 이를 반대한다”고 주장했다.

토목공학과 교수들은 “검찰 조사를 받던 교수들의 탄원서를 받기 위해 일부 대학원생을 찾아간 것일 뿐 회유한 것은 아니다”며 “검찰 조사 결과 연구비에 대한 횡령 사실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는 내용을 학교 자유게시판에 올렸다.

한편, 토목공학과 학생과 졸업생들은 이날 이상철 총장에게 횡령 교수 징계, 부조리 조사, 명예교수 부임 반대, 재발방지 대책 등을 요구하기 위한 면담을 요청했으나 총장 일정으로 인해 면담이 성사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미/김락현기자

kimrh@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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