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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년지기 우정 갈라놓은 경주시장 공천

황성호기자
등록일 2018-05-10 21:24 게재일 2018-05-10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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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기 의원·최양식 시장<br />초·중 친구인 경주 토박이<br />컷오프 발표후 등돌린 행보<br />기자회견서 엇갈린 주장만<br />
▲ 김석기 국회의원, 최양식 경주시장
▲ 김석기 국회의원, 최양식 경주시장

선거가 60년 지기의 우정마저 갈라놓았다.

6·13 지방선거 경주시장 선거에 무소속으로 출마하는 최양식 현 경주시장과 지역구 김석기 국회의원의 이야기다.

김석기 의원은 안강읍, 최양식 시장은 외동읍 출신의 경주 토박이다.

두 사람은 경주에서 가장 오래된 계림초등학교에서 처음 만났고 명문 경주중학교에 함께 함께 진학하고 졸업한 동기동창이다.

중학교를 졸업한 뒤 나란히 우등생만 진학할 수 있었던 대구에 유학을 떠났다.

최 시장은 대구고, 김 의원은 대륜고를 졸업했다. 고교 진학 이후 서로의 인연이 끊어진 듯 보였지만 사회에 진출하면서 또다시 인연이 이어졌다. 최 시장은 행정고시에 합격, 정부 행정공무원으로, 김 의원은 경찰간부후보생으로 경찰에 입문하는 등 각각 공직자의 길을 걸었다. 최 시장은 주로 행정안전부에 근무했고 김영삼 대통령 재임 시절에는 청와대 민정비서실에서 일했다. 두 사람은 나란히 정부 관료로 일하면서 직·간접적인 인연을 계속 이어왔다.

최 시장은 이후 민선 경주시장에 당선되며 귀향을 했고 김석기 의원은 제19대 국회의원 출마를 위해 고향으로 돌아오면서 두 사람은 다시 절친으로 만났다. 김 의원은 새누리당 공천에서 떨어지자 무소속으로 출마해 고배를 마셨고, 제20대 총선에서 다시 도전해 금배지를 달았다. 당시 경주 시민들은 두 사람의 돈독한 우정이 경주의 발전을 앞당겨 줄 것이라며 큰 박수를 보냈다.

두 사람의 돈독했던 우정은 이번 지방선거를 앞두고 금이 갔다. 3선 시장에 도전했던 최 시장이 자유한국당 공천에서 컷오프된 것이 발단이 됐다. 최 시장은 지역구 국회의원이자 경북도당위원장, 공천관리위원회 부위원장인 ‘절친’ 김 의원의 우정을 내심 기대했지만 결과는 정반대였다. 최 시장은 친구를 위해 아무런 역할을 해주지 않았다는 섭섭함을 넘어 공천 탈락에 주도적 역할을 했다고 믿고 있는 것. 두 사람은 이후 상대를 맹비난하는 사이로 감정이 크게 악화됐고 마침내 돌아올 수 없는 다리를 건넜다는 분석이다.

김석기 국회의원은 지난 8일 경주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최양식 시장의 공천배제와 관련해 시중에 돌고 있는 얘기 중 ‘국회의원이 최 시장을 의도적으로 조작해서 컷오프시켰다. 중앙당에서 최 시장을 전략공천하려고 했는데 국회의원이 이를 막았다’는 얘기는 그 어느 하나도 사실이 아닌 거짓 주장임을 분명히 밝힌다”고 강조했다.

최양식 시장은 9일 기자회견을 열어 “자유한국당 중앙당 최고위원회에서 경주와 포항 등 전국 5개 지역을 재난지역으로 지정, 전략 또는 우선공천지역으로 확정하려 했으나 김석기 의원이 ‘경주는 재난지역도 아니고 지진복구도 완전히 끝났다’고 강력히 항의해 어쩔 수 없이 경주를 전략공천지역에서 제외시키게 되었다는 홍문표 중앙당 공천관리위원장의 설명을 듣고 아연실색했다”며 “김 의원이 경주지역구 국회의원인지 의심스러웠다”고 맞받아쳤다.

경주/황성호기자 hsh@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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