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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교수에 접대 강요… 포항서도 `미투`

고세리기자
등록일 2018-03-28 21:02 게재일 2018-03-28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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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텍 교수, 교내 통신망에<bR> 동료교수·공무원 만행 폭로<bR>“정치권력 가진 분 만나니<bR> `예쁘게` 하고 나오라” 전화 <bR> 고위공무원은 신체 더듬어

최근 `미투(Me too·나도 당했다) 운동`이 사회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포항지역에서도 첫 사례가 나와 파문이 일고 있다.

국내 최고의 명문대학 중 하나인 포스텍에서 한 교수가 동료교수 및 고위공무원으로부터 성폭력을 당했다고 주장하고 나선 것이다.

대학 측은 즉시 진상조사에 나섰고 경찰도 의혹에 대한 진실을 밝히기 위해 내사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조사 결과에 따라 파장이 예상된다.

27일 포스텍 등에 따르면 지난 26일 오후 6시께 교내 통신망에 `#Me Too. 저는 당신의 접대부가 아닌 직장 동료입니다`라는 글이 게시됐다.

자신을 인문사회학부 교수라고 소개한 작성자는 “교내에서 소수자인 여성 교직원과 여학생에 대한 인식 전환과 사회 약자인 비정규직 교직원 인권이 신장되는 계기가 마련되길 바란다”며 게시글 작성 이유를 밝혔다.

그는 게시글에서 “2015년 봄에 자칭 차관급 공무원을 역임한 A교수에게서 정말 만나기 어려운 정치적 권력을 가진 분이 포항에 왔으니 `예쁘게`하고 저녁식사 자리에 오라는 전화를 받았다”며 “전화로는 누군지 이름을 알려줄 수 없을 만큼 높은 분이라던 A교수 지인이라는 C씨는 고위 공무원이었다”고 언급했다.

이어 “C씨가 보좌하고 있다는 이름만 대면 누구나 알 만한 한 정치인에게 전화를 걸어 저를 바꿔줬고 전화를 끊고 폭탄주를 몇 잔 돌려 마신 뒤 A교수가 저에게 `예쁘게 하고 오라니까 왜 이러고 왔어?`, `평소에는 안 그러더니 치마가 이게 뭐야…촌스럽게…`라며 핀잔을 줬다”면서 “분위기를 깨면 예의가 아닌 것 같아 불쾌한 내색을 하지 않으려고 애썼다”고 설명했다. 또 “식당을 나와 택시를 타고 포스코 국제관으로 오는데 C씨가 갑자기 손을 만지기 시작했고 손을 빼려고 하니 C씨의 손이 허벅지 부위로 따라와 황급히 택시에서 내려 더 이상의 추행은 피했다”며 “화를 내려는데 둘다 술에 취해 있어 다음날 정식으로 문제를 제기해야겠다고 분을 억눌렀다”고 밝혔다.

작성자는 다음날 C씨가 카톡으로 연락해 주말에 서울에 오면 단둘이 저녁 식사를 하자고 제안해 거절했으며 A교수에게 전화로 항의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A교수는 자신이 대신 사과한다며 알아서 책임지고 처리하겠다고 했다는 것.

그는 최근 미투 운동으로 과거 일이 떠올라 괴롭다고 주장하며 “지난달 말 A교수에게 본인과 C씨의 서면 사과문을 일주일 내로 보내줄 것을 요청했지만, 노력하고 있다는 말만 들었을 뿐 아직 사과를 받지 못했다”며 “A교수를 비롯해 저를 동료 교수가 아닌 성적 대상으로 보거나 고용 불안정을 악용해 선심 쓰는 척하며 무료 봉사를 시키는 등 사적 이익을 취하려는 분들에게 말하고 싶다”고 주장했다.

논란이 불거지자 포스텍 성희롱성폭력대책위원회에서는 진상 조사에 착수했다. 포스텍 관계자는 “해당 게시글은 학교 교수가 쓴 것으로 파악됐고 사실 관계를 확인하기 위해 27일부터 조사를 시작했다”며 “게시글이 익명으로 작성됐지만 중대 사안인 만큼 피해 여부가 사실로 확인될 경우 엄정하게 대처하겠다는 방침”이라고 밝혔다.

/고세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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