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영 등 “갈등 부추기고 당 품격 떨어뜨린다”<BR>親洪·反洪 대결 양상…홍 대표 리더십 `시험대`
다음달 12일에 열리는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경선을 앞두고 홍준표 대표의 막말이 변수로 떠올랐다. 홍 대표가 친박계를 향해 독설을 내뱉는가 하면, 특정 후보를 견제하는 등 당 원내대표 경선에 적극 개입하면서 비홍성향의 의원들이 뭉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위기 상황에서 홍 대표가 계파 갈등을 부추기고, 당을 무리하게 이끌려고 한다는 비판이 당내에서 서서히 확산되고 있다.
자유한국당 이주영 의원은 29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요즘 홍 대표의 페이스북 정치에 대해 걱정하는 당원들이 많다”며 “당의 미래는 강경 보수가 아니라 합리적 보수에 있다. 그렇게 해야 중도파를 끌어안고 더하기의 정치를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개인적인 내용을 공개적으로 밝히면서 저를 거짓말쟁이로 만들려는 정치적 의도라도 있냐”며 “원내대표 경선에 자기 사람을 심기 위한 견제용이냐, 대표의 이런 가벼운 처신이 당의 품격을 떨어뜨리고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느냐”고 홍 대표를 맹비난했다. 이 의원은 홍 대표가 자신의 이름을 개명한 사연을 소개하며 “원내대표 선거를 앞두고 어느 분이 자기가 내 이름을 개명해주었다고 얘기하는 것은 적절치 않은 처사”라고 말한 것에 대해 불만을 표출한 셈이다.
이에 앞서 한국당 한선교 의원은 차기 원내대표 경선 출마선언을 하면서 “`바퀴벌레`, `암 덩어리`, `고름` 등 홍 대표의 언사가 도를 넘은 지 오래됐다. 홍 대표의 사당화를 막겠다”며 “최근 (지역 당협위원회에 대한) 당무 감사 결과가 홍 대표 사당화의 도구로 쓰인다면 모든 당협위원장과 분연히 저항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나경원 의원 역시 “보수 혁신의 가장 큰 걸림돌은 홍 대표의 막말”이라며 “보수의 품격을 떨어트리고 국민을 등돌리게 하는 막말을 더 이상은 인내하기 어렵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홍 대표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그는 페이스북을 통해 “박근혜 사당화 7년 동안 아무런 말도 못하더니만 홍준표 5개월을 사당화 운운하는 사람들을 보니 참으로 가관”이라며 맞섰다. 홍 대표의 측근인 이종혁 최고위원도 “대통령을 지켜야 할 때 납작 엎드려 바퀴벌레 같은 짓을 하는 자들이 있어 바퀴벌레 같다 하고 우파 정당을 망하게 한 암적 존재들이 있어 암 덩어리라 하는 대표의 정치적 수사를 막말이라 대드는 분들은 그게 자신들을 겨냥한 것 같아 아프신 모양”이라고 비꼬았다. 당초 친홍+복당파 대 친박계 싸움으로 흘러가던 한국당 원내대표 경선이 친홍과 반홍 간의 대결 양상으로 흐르면서 사실상 홍 대표의 리더십 시험대 성격이 될 것으로 보인다.
/박형남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