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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출당 힘겨루기?… 한국당 폭풍전야

박형남기자
등록일 2017-11-02 21:00 게재일 2017-11-02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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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선의원, 반대 입장… 초선의원 8일 재논의키로<BR>홍준표 “당내 문제로 발목 잡혀 있을 시간이 없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가 1일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최고위원들과의 오찬에서 우회적으로 박근혜 전 대통령 출당에 대한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홍 대표와 최고위원들은 박 전 대통령 출당 문제를 표결까지 몰고 가서는 안된다는 데 공감대를 형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오찬에는 홍 대표와 정우택 원내대표, 이철우(김천)·김태흠·이재만·이종혁·이재영 최고위원, 김광림(안동) 정책위의장이 참석했다. 최고위원회 멤버는 아니지만 홍 대표 측 인사인 홍문표 사무총장과 김대식 여의도연구원장 등도 참석했다.

오찬이 시작되자 정 원내대표는 박 전 대통령 출당 논란과 관련 “당이 화합해야 하는 만큼 표결까지는 가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후 오찬이 끝날 때까지 홍 대표는 지난주 방미 성과에 대해 설명했다고 참석자들이 전했다. 정 원내대표는 오찬 도중 다른 최고위원들에게 `홍 대표가 미국에 가서 고생을 많이 했다`는 덕담을 건네 홍 대표를 박수로 격려해주기도 했다.

특히 홍 대표는 이 자리에서 현재 진행 중인 박근혜 정부에 대한 수사의 화살이 한국당 의원들에게 돌아올 수 있다는 취지의 발언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찬에 참석한 한 관계자는 “미국 방문 성과에 대한 설명이 주를 이뤘다”면서도 “대여투쟁을 강화해야 하는 시점에 당내 문제로 시끄러워져서는 안된다고 홍 대표가 말했다”고 전했다. 다른 참석자는 홍 대표가 오찬을 마무리하며 “최고위원들이 (박 전 대통령 출당에 대한) 의견을 모아서 입장을 정리해 달라”고 말했다고 귀띔하기도 했다. 이를 두고 홍 대표가 친박계 입장을 일부분 받아들여 최고위 명의로 성명서를 발표하되, 의결이 아닌 최고위 선언을 통해 박 전 대통령 출당을 매듭지을 수 있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실제 홍 대표는 1일 페이스북을 통해 “임진왜란을 앞둔 동인, 서인의 당쟁과 유사하게 진행되는 이 중차대한 시점에 나는 해묵은 당내 문제로 발목 잡혀 있을 시간이 없다”며 출당 강행 의사를 피력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한국당 핵심 관계자는 “당헌당규 해석을 놓고 논란이 일고 있지만 홍 대표는 당헌당규에 당원 제명은 최고위 의결 사안이라고 적시돼 있지 않다는 점을 들어 박 전 대통령 출당을 강행할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당 재선 의원들은 회동을 갖고 박근혜 전 대통령 출당 등 당내 최대 현안에 대해 논의했지만 일치된 결과를 내놓지 못했다. 다만 2일 예정된 홍 대표와의 오찬에서 홍 대표에게 박 전 대통령, 서청원, 최경환 의원 출당에 반대한다는 의견을 직접 전하기로 뜻을 모았다.

한국당 초선 의원들 역시 박 전 대통령 출당 문제를 두고 활발한 논의가 오갔지만 결론을 내지는 못했다. 초선 간사인 김성원 의원은 “논의가 원론적인 수준에 그쳤던 것은 아니다”면서도 “다음주 수요일(8일)에 다시 만나 개혁 방향을 논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박형남기자

7122love@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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