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경구, 영화 `살인자의 기억법` <BR>70대 연쇄살인범 노인역할 위해<BR>특수분장 대신 체중감량 선택
영화 `살인자의 기억법`에 출연한 설경구는 8일 “노인 역할을 소화하기 위해 극도로 체중을 감량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CGV압구정에서 열린 `살인자의 기억법` 제작보고회에서 “과거 특수분장을 해보기도 했지만 연기하기에 불편했기 때문에 살을 빼는 방법을 택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내달 개봉하는 `살인자의 기억법`은 김영하 작가의 동명 소설을 각색한 범죄 스릴러 영화다. 과거 연쇄살인범이었던 병수가 알츠하이머에 걸린 뒤 사라져 가는 기억과 사투를 벌이는 내용이다.
설경구는 원작 소설에 70대 노인으로 나오는 병수 역을 소화하기 위해 매일 아침 두 시간씩 줄넘기하고 탄수화물 섭취를 자제하면서 살을 뺐다고 한다.
그는 “68㎏까지 뺀 뒤에는 몸무게를 재지 않아 정확하게 얼마나 감량했는지는 잘 모르겠다”며 “감량한 몸무게를 촬영 중 유지하는 게 더 힘들었다”고 털어놨다.
경찰 태주 역을 맡아 설경구와 호흡을 맞춘 김남길은 반대로 캐릭터를 위해 14㎏을 찌웠다고 한다.
그는 “살을 찌워서 웃어도 웃는 것 같지 않게 서늘한 모습을 보여줬으면 좋겠다는 감독님의 말씀에 살을 찌웠다”며 살이 잘 찌지 않는 체질이라 쉽지 않았다고 말했다.
김남길이 맡은 경찰 태주는 병수가 우연히 접촉사고로 만나게 된 인물로, 병수는 자신과 닮은 그의 눈빛을 보고 그를 살인범이라고 직감한다.
김남길은 “악역일 수도 있고 악역이 아닐 수도 있는 애매모호한 캐릭터”라며 “`다크나이트`에서 히스 레저가 연기한 조커를 모델로 삼았다. 슬픔과 고독, 회한 등 여러 가지가 담긴 그의 눈빛을 표현해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병수의 딸 은희 역은 걸그룹 AOA 멤버이기도 한 설현이 맡았으며, 오달수가 연쇄살인범을 쫓는 파출소 소장으로 출연한다.
`강남 1970`에 이어 2년 만에 스크린 도전에 나선 설현은 “피로 얼룩진 분장을 하고 산에서 맨발로 뛰어다니고 흙에서 뒹구는 등 새로운 경험을 많이 하면서 하루하루 도전하는 느낌으로 촬영했다”며 “그동안 나 스스로 만들어왔던 고정된 이미지를 다 내려놓으려고 했다”고 말했다.
원신연 감독은 설현에 대해 “백도화지 같은 배우”라며 “본능적으로 감정을 표현할 줄 안다”고 추켜세웠다.
`세븐 데이즈`, `용의자` 등을 만들었던 원 감독은 원작 소설을 40분 만에 읽고영화화하기로 결심했다고 한다.
그는 “원작은 장르적으로도 의미 있지만, 주제적으로 깊이가 있고 서스펜스와 결합한 유머, 빠른 호흡, 휘몰아치는 구성 등이 잘 어우러진 작품”이라며 “영화는 캐릭터와 설정에 변화를 줘 소설을 읽은 분도, 읽지 않은 분도 재미있게 볼 수 있도록 만들었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