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정 맞은 휴가철… 주말 동해안 해수욕장 스케치
오락가락했던 장마전선이 걷힌 후, 불볕더위가 기승을 부렸던 주말 간 해수욕장에 관광객들의 발길이 넘쳤다.
태풍의 염려에도 관광객들은 해수욕장을 찾아 `진짜 여름`을 즐기며 휴가를 보냈다.
◇동해안 피서인파로 북적
경북 동해안에는 폭염이 기승을 부린 지난 주말 70여만명이 해수욕장에서 더위를 식혔다.
포항은 지난 5일과 6일 이틀간 46만3천여명의 피서객이 해수욕장을 찾았으며, 그 중 월포해수욕장이 40만2천여명을 기록해 가장 많은 피서인파가 몰렸다.
다음으로 경주시가 관성솔밭해수욕장 4만9천여명 등 이틀간 총 13만2천여명이 방문했고, 영덕군은 주말 동안 고래불해수욕장 방문객 6만6천여명을 앞세워 9만6천여명이 찾았다.
울진은 망양정해수욕장 4천700여명, 후포해수욕장 3천900여명 등 1만6천여명의 피서객이 주말을 이용해 해수욕장을 방문했다.
◇쨍쨍한 더위, 해수욕장 활기
지난 5일 오후 2시 포항시 남구 구룡포해수욕장은 불볕더위에 모처럼 인파가 북적였다.
해수욕장 주변으로는 타지에서 포항을 방문한 차들이 주차할 곳을 찾아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대학교 친구들과 포항시 남구 구룡포해수욕장을 찾은 이수민(25·여·경산)씨 역시 이들 중 한 무리였다. 태풍 노루가 북상한다는 소식에 휴가 당일 아침까지 일기예보를 살펴봤지만, 이날 하늘은 화창하다 못해 쨍쨍했다.
오히려 조금만 걸어도 등줄기에 땀이 쏟아지는 더위였다.
해수욕장에서 시원한 바닷물에 몸을 적시며 `바캉스`를 보낸 이들은 `포항물회`까지 한 그릇 섭렵하며 올여름 알찬 휴가를 보냈다.
해수욕장 상인 최모(72·여)씨는 “예년보다 빈방이 아직 많이 있지만 그래도 오랜만에 해수욕장이 활기를 띤 것 같다”며 “늦은 감이 있지만, 장마도 물러갔으니 관광객들이 다시 몰리길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 영일대 해수욕장은 밤이 좋아
포항의 랜드마크인 영일대해수욕장은 `낮져밤이`였다.
낮 동안 달궈진 아스팔트의 뜨거운 열기를 피해, 해가 진 저녁부터 삼삼오오 모여 시원한 바닷바람을 등지고서 해변을 산책하는 시민들의 모습이 자주 눈에 띄었다.
`청춘`들은 오후 8시가 되면서부터 거리로 속속들이 머리를 내밀었다.
길마다 따라 이어진 야외공연장에는 기타연주부터 시작해 자신의 장기를 뽐내는 예술인들의 `버스킹(거리공연)`이 한창이었다.
문전성시를 이루다 못해 대기손님을 여럿 돌려보내는 가게도 많았다. 올여름 시름을 앓던 상인들의 입가에도 환한 미소가 번졌다.
최준영(42·두호동)씨는 “영일대 해수욕장의 밤은 항상 젊음의 생기가 느껴진다”며 “가짜 여름이 가고 진짜 여름이 온 것 같다”고 말했다.
◇긴 장마 가고, 또다시 폭염
지난 6월 29일부터 지난달 29일까지 총 31일간 지속한 장마가 끝나고, 지역에는 또다시 불볕더위가 기승이다. 일 최고기온 역시 35℃를 웃돌고 있다. 6일 영천이 37.1℃, 대구 37℃, 경주와 청송이 36.7℃, 안동 36.6℃ 등을 기록하고 있다.
기상청은 지난 2일부터 현재까지 울진을 제외한 대구·경북 전 지역에 폭염특보를 발표했다. 6일 오후 4시 기준 폭염경보는 대구와 청도, 경주, 의성, 안동, 예천, 상주, 김천, 칠곡, 성주, 고령, 군위, 경산, 영천, 구미에서 발효중이며, 폭염주의보는 문경, 포항, 영덕, 청송, 영주, 경북북동산지, 영양평지, 봉화평지 등이다.
대구기상지청 관계자는 “당분간 최고기온 33℃ 이상 유지하겠으며, 일부 지역은 35℃ 이상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며 “태풍은 지역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전준혁·이바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