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초청 기업인 간담회<BR>14대그룹+오뚜기 `나란히`<BR>재계 232위 `파격적`<BR>상생협력·일자리창출 모범<BR>비정규직 비율 낮고<BR> 숨은 사회공헌 활동 눈길<BR>`갓뚜기` 별칭에 찬사 이어져
“우리나라에 이런 기업이 있었다니, 놀랍다!”
국내 중견 식품기업인 `오뚜기`가 문재인 대통령과 경제계의 첫 간담회 초대받은 배경이 알려지면서 소비자들로부터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다.
최근 기업들의 갑질과 횡포가 잇따라 불거진 가운데 그동안 오뚜기가 실천해 온 사회공헌 활동까지 드러나면서 `모범기업`이란 찬사가 이어지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오는 27일부터 이틀간 청와대에서 일자리 창출과 상생협력을 주제로 기업인들과 만찬을 가진다.
새정부 출범 이후 기업인들과 갖는 첫 공식 간담회인 만큼 초청명단에 관심이 쏠렸다.
23일 청와대 대변인은 참석대상 기업으로 삼성, 현대·기아 자동차, SK, LG, 롯데, 포스코, GS, 한화, 현대중공업, 신세계, KT, 두산, 한진, CJ, 오뚜기 15개 기업을 발표했다.
이 가운데 유일하게 재계 232위 중견기업인 오뚜기가 쟁쟁한 기업들을 제치고 간담회 첫날에 초대받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렸다.
전문가들은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오뚜기를 통해 문 대통령이 생각하는 경제정책의 방향을 가늠해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문재인 정부가 경제정책 부문에서 가장 중요하게 강조하고 있는 것이 바로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다.
이를 가장 잘 실천하고 있는 기업이 바로 오뚜기다.
창업주 고(故) 함태호 명예회장이 “절대로 비정규직을 고용하지 말라”고 했다는 이야기는 이미 업계에서 유명하다.
실제로 오뚜기 전체직원의 99%가 정규직이다.
전 직원 3천99명 가운데 기간제는 36명으로 지난해 말 공시기준 비정규직 비율이 1.16%에 그쳤다.
기업 관행과는 달리 오뚜기는 대형마트 시식코너에서 일하는 직원들도 정규직으로 채용한다.
직원들이 자부심을 갖고 일할 수 있도록 차별화된 고용방식을 고수해온 것이다.
덕분에 퇴사한 직원들의 평가도 긍정적이다. 심지어 협력업체들로부터 평판이 좋은 기업으로도 꼽힌다.
간담회 초청 소식이 알려지자 몇몇 퇴직자들은 SNS를 통해 “가족들에게 믿고 먹으라고 말할 수 있는 자부심이 생겼던 오뚜기”라며 “재직 당시 좋은 제품을 만드는 회사라는 믿음으로 애사심을 키웠다. 회사를 떠났지만 아직도 마트에서 장바구니에 오뚜기제품만 담는 모습을 보면 웃음이 난다. 아마 평생 오뚜기인으로 남지 않을까 싶다”라고 고백하기도 했다.
오뚜기의 준법 행보까지 알려지면서 `갓뚜기`라는 별칭도 등장했다.
함영준 오뚜기 회장은 지난해 부친인 함태호 명예회장으로부터 회사를 물려받으면서 관련법에 따라 1천500여억원 가량의 상속세를 5년에 걸쳐 분납했다.
기업들이 세금을 덜 내려 갖은 꼼수를 부리는 것과는 차별화된 모습이다.
미담 사례도 여기저기서 들린다. 지난 2015년 11월 장애인복지재단인 밀알복지재단에 315억원 상당의 주식 기부한 데 이어 어린이심장병 후원, 대학생 및 대학원생 장학금 지원에도 앞장선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 무교동에서 노숙자들에게 하루 토스트 100개를 무료로 나눠준 봉사활동은 10년이 지난 후에야 소문났다.
직장인 박모(35·북구 흥해읍)씨는 “기업 총수의 비리나 횡포 소식이 들리면 제품 구입이 꺼려지는데 오뚜기 제품은 앞으로 적극적으로 구매하고 싶다”면서 “이번 오뚜기 사례가 한 기업의 미담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지역사회에 모범적인 사회적기업이 더욱 많아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민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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