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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THAAD)는 기회다

등록일 2017-05-10 02:01 게재일 2017-05-10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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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현욱<br /><br />시인
▲ 김현욱 시인

사드(THAAD)란 `종말(Termina)고고도(hight Altitude) 지역방어(Area Defense)`의 줄임말이다. 일반적으로 `고고도미사일방어` 체계라고 부른다. 쉽게 말해서, 150km의 고도에서 북한 미사일을 요격하는 시스템이다. 사드는 북한의 스커드 미사일이나 노동미사일 방어를 전제로 한다. 스커드 미사일은 사정거리가 1천km, 노동미사일은 1천300km이며, 속도는 마하 4~5에 달한다.

현재 북한의 미사일 공격에 대비한 우리 군의 방어 수단은 패트리엇 요격미사일(Pac-2)이다. 내년에는 패트리엇 요격미사일(Pac-3)이 도입된다고 한다. 패트리엇 미사일은 고도 40km 내외에서 북한의 미사일을 요격할 수 있다. 패트리엇 미사일의 단점은 북한의 미사일이 한국의 주요 시설을 타격하기 직전에 단 한번 요격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사드를 배치한다는 것은 고도 150km 내외에서 먼저 북한 미사일을 요격할 기회를 얻는다는 뜻이다. 핵과 생화학 같은 대량살상무기를 탑재하고 날아오는 북한의 미사일을 한 번 더 요격할 기회를 갖는다는 것은 국가의 존립 차원에서 매우 중요하다.

가혹한 공포정치로 고위층들의 탈북과 망명이 증가하는 위태로운 김정은 정권이라면 더욱 그렇다. 사드 배치를 통해 군사적 한미동맹을 더욱 공고히 할 수 있다는 점도 빼놓을 수 없다. 다 아는 사실이지만, 한반도에 전쟁이 발발하면, 전시 작전권은 미국이 갖는다. 미군 사령관이 지휘하고 우리는 따라야 한다.

사드 배치로 우리는 북한의 미사일 공격에 한 번 더 대비할 수 있고, 미국의 미사일 요격망(MD)에 속하게 되어 확고한 한미동맹의 보호를 받게 된다. 미국 중앙정보국(CIA)은 한반도에서 전쟁이 발발했을 때의 시뮬레이션을 해봤다. 시뮬레이션 결과 전쟁은 우리가 이기지만, 그 피해는 상상을 초월한다. 전쟁이 끝난 한반도는 그야말로 폐허와 잿더미 뿐일 것이다.

만약 핵과 화학무기가 사용된다면 한반도는 영원히 사람이 살 수 없는 죽음의 땅이 될 것이다.

사드는 `전쟁억제`가 아니라 `전쟁`을 전제로 한다. 스커드와 노동미사일이 우리를 향해 발사된다는 뜻이 무엇이겠는가? 사드를 사용한다는 게 무엇이겠는가? 그건 한반도에 전쟁이 발발했다는 뜻이다.

서울을 불바다로 만들겠다며 우리를 위협하던 북한의 다연장로켓과 장사정포가 수도권과 주요 시설을 집중 포격한다는 뜻이다. 그 이후의 상황은 걷잡을 수 없이 흘러갈 것이다.

아직 사드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X밴드 레이더는 설치되지 않았다. 사드 배치는 다음 정권으로 넘겨도 늦지 않다. 이렇게 서두르지 않아도 된다. 사드 포기도 아니고 사드 배치도 아니다. 현직 대통령이 구속까지 된 시점에서 사드 배치를 강행하거나 포기를 논하는 것은 옳지 않다. 이 모호함이 한국의 외교적 전략이 될 것이다.

무엇보다 잘못된 신호로 중국이 북한의 뒤를 봐주게 해서는 안 된다. 북한의 핵과 미사일을 묶으려면 중국의 도움 없이는 어렵다. 그동안의 수많은 국제적 제재와 조치가 별 소용이 없음을 우리는 보았다. 사드를 통해 중국이 북한에 대한 견제와 압박을 더 강하게 하도록 해야 한다.

만일의 경우 중국이 북한으로 연결된 송유관을 잠글 수도 있다는 최근의 메시지는 의미심장하다. 위대한 미국을 부르짖는 일방적인 트럼프 행정부에게도 강력한 메시지를 주어야 한다. 중국과 미국을 상대로 당당하고 절묘한 외교를 펼칠 때 호시탐탐 기회만 노리는 일본도 한국을 다시 보게 될 것이다. 사드는 분명, 기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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