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우드 컴퓨팅(cloud computing)이란 모든 정보 및 데이터를 인터넷 서버에 모아 놓고 이를 가공하여 소비자들이 맞춤형 정보를 필요할 때 내려받아 사용하도록 하는 서비스다. 음원, 드라마 등 콘텐츠를 굳이 살 필요가 없으므로 싸고, 또 소비자들의 취향을 인공지능이 분석해서 좋아할만한 콘텐츠를 거꾸로 추천해 주기도 한다. 아마존,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등이 이런 클라우드 컴퓨팅을 통해 소비자들의 가려운 데를 긁어주며 새로운 수요를 불러 일으킬 준비를 해 왔지만 반응은 시큰둥했었다.
그런데 올 들어 미국 증시를 견인한 기업들이 클라우드 컴퓨팅 업체들이다. 왜 여기에 관심을 갖기 시작하는 것일까? 그동안 이들은 온갖 투자를 하며 가입자를 늘려왔다. 일단 가입자만 모으면 나중에 이들을 통해 얼마든지 새로운 부가가치를 만들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투자자들은 믿지 않았다. 그런데 최근 가입자뿐 아니라 이들의 매출액이 증가하고 있다. 수익성이 아직 낮지만 막대한 초기 투자 때문에 그런 것이지 이제 시장이 열리기 시작한다는 점에 투자자들은 주목한다.
최근 워렌 버펫은 자신이 보유하고 있던 IBM지분의 삼분의 일을 팔았다. 그 이유로 클라우드 컴퓨팅 경쟁자들이 너무 많아졌다는 점을 들었다. 클라우드 컴퓨팅이 확산될수록 IBM의 주력 제품인 정보통신장비 수요는 줄어든다. IBM도 이를 간파하고 클라우드 컴퓨팅 및 인공지능 서비스를 시작했지만 흐지부지되고 말았다. 워렌 버펫이 IBM 주식을 파는 행위에서 클라우드 컴퓨팅 시대가 그만큼 다가왔음을 읽을 수 있다.
한국의 주가지수가 신고가를 갱신했다. 삼성전자 덕분이다. 삼성전자는 최근 지주회사 전환을 포기했다. 즉 일반 투자자를 더이상 기만하지 않겠다는 강한 의지이다. 이런 기업의 지배구조 개선도 주가 상승에 한몫했지만 세계경제가 저성장의 굴레에서 탈피하려면 클라우드 컴퓨팅을 통해 잠들어 있는 소비 수요를 깨워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먼저 그 인프라인 반도체가 필요하다.
삼성전자의 실적은 반도체 덕분에 극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주가는 그만큼 상승하지 않는다. 반도체 같은 경기 순환 (cyclical) 업종은 호황일 때 주식을 팔아야 한다는 교훈을 투자자들은 역사적으로 배웠다. 그러나 신경제가 오는 길목에서 기계가 뇌(腦)를 가져야 하므로 기억장치인 반도체의 수요는 구조적으로 늘 수 있다. 즉 지금 차익실현하는 것은 너무 이를 수 있다.
기계가 더 세련된 로봇으로 진화하려면 뇌뿐 아니라 눈을 가져야 한다. 그래야 인간에게 더 사랑받을 수 있는 맞춤형 정보를 줄 수 있다. 즉 카메라의 기능이 더 중요할 것이고, 이런 맥락에서 카메라 센서를 개발하는 일본의 소니(Sony)도 그동안의 부진을 털고 회복할 수 있다.
통신업체들에도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 클라우드 컴퓨팅을 통한 서비스 제공을 하려면 더 빠른 5세대 통신이 필요하다. 소비자들의 데이터 소모량이 많아질수록 통신업체들의 수익원은 늘 수 있다. 그러나 4세대 통신에서 통신업체들은 비슷한 기대를 걸었지만 별 재미를 보지 못했다. 예상했던 대로 데이터 판매는 늘었지만 가계의 통신비용 부담을 우려한 정부가 통신요금을 규제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5세대 통신도 비슷한 규제를 예상할 수 있다.
그런데 5세대 통신을 이용한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에서는 소비자뿐 아니라 기계도 데이터를 이용한다. 그 기계는 기업들이 소유하고 있어 정부는 여기서 굳이 규제할 필요는 없다. 특히 5세대 통신망을 처음 설치할 때 통신업체들에게 투자 자금을 마련해 줘야 하므로 통신사들의 이익이 개선되는 경향이 있다. 미국의 경우 오바마 대통령은 소비자의 데이터 사용 비용을 낮추기 위해 망(網) 중립성을 주장했지만 최근에는 통신사의 투자를 보호하기 위해 이를 없애려는 분위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