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강현실(Augmented Reality)이란 현실 세계에 가상의 화면을 결합해 현실을 좀 더 편하고 윤택하게 즐길 수 있는 기술이다. 그래서 MR(Mixed Reality)이라는 말을 쓰기도 하며, 우리에게는 `포켓몬고`로 잘 알려져 있다.
그 동안은 증강현실의 보급이 더뎠다. 그 이유로 첫째, 인구의 고령화를 들 수 있다. 나이가 들수록 기존의 습관을 고치고 싶어하지 않는다. 예를 들어 마트에서 스마트 안경을 쓰면 전시된 제품의 바코드를 읽어 관련된 유용한 정보를 안경에 구체적으로 띄워줄 수 있다고 하자. 그러나 어르신들은 굳이 그렇게 복잡하게 살고 싶지 않다는 입장이다. 둘째, 기술 및 인프라도 미흡했다. 증강현실 서비스를 이용하다 보면 도중에 끊긴다. 통신속도가 콘텐츠를 소화하기에 느리다는 것이다. 헤드셋도 무겁다. 또 현실에 가상 콘텐츠를 사실감있게 표현할 수 있어야 하는데 서툰 것들이 많다.
그런데 최근 5세대 통신의 보급이 시작되고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엡손 등이 헤드셋 개발에 박차를 가하면서 바야흐로 증강현실이 우리 생활 속으로 파고들 때가 되지 않았나 하는 기대가 생긴다.
애플의 CEO인 팀쿡은 “증강현실이 결국 스마트폰처럼 어디서나 사용되는 기기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고, 페이스북의 마크 주커버그는 안경 수준의 헤드셋을 만들 계획을 밝히면서 증강현실에 대한 높은 관심을 드러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홀로 렌즈(Holo Lens)`, 구글 지주회사인 알파벳의 `매직 리프(Magic Leap)`도 증강현실 디스플레이 기기의 새 지평을 열고 있다.
증강현실의 적용 범위는 실로 무궁무진할 것이다. 진정한 스마트는 `직접 가지 않고 해결하는 것`이라고 생각한 적이 있다. 우리는 왜 시간과 에너지를 낭비하고, 환경을 더럽히며 사람을 만나러 이동해야 하는가? 화상통화에 증강현실 기능이 더해지면 원격처리가 가능해져 굳이 가야 하는 불편함을 피할 수 있다.
간단한 예로 스타트업(Start-up)들이 자신의 멘토기업들에게 지도를 받을 때 작업한 물건을 현장까지 가져갈 필요 없이 화상으로 연결해서 멘토가 화면에 해법을 표시하면 스타트업들의 화면에도 그 내용이 나타난다. 그 화상통화에 참여한 누구라도 화면을 편집할 수 있고, 모든 참여자들의 화면에 공유된다. 좀 더 자세한 콘텐츠는 파일로 보내 공유할 수 있고, 온라인 콘텐츠의 경우 멘토가 직접 조작하며 설명할 수도 있다. 이러한 유용성이 가상현실(VR)보다 증강현실(AR)이 더 빨리 상업화될 수 있는 이유다.
한편 미국, 중국같이 격오지가 많은 곳에서는 자동차 수리를 직접 해야 하는데 화상통화를 이용한 증강현실은 좋은 도구가 될 것이다. 의료비 절감을 위해 원격진료가 큰 관심을 모으고 있는데 여기서도 마찬가지 해법을 얻을 수 있다. 한편 자동차 등 복잡한 기계의 매뉴얼도 일일이 외울 필요 없이 스마트 안경을 쓰면 3차원 그래픽을 통해 사용법 설명이 나타난다.
앞서 노인들은 변화를 귀찮아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그들은 고민을 갖고 있다. 은퇴 이후 근로소득이 없어 비용을 절감해야 하는 것이다. 즉 그럴 수 있는 스마트 솔루션에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 또 시간이 갈수록 인터넷에 익숙한 스마트 실버(smart silver)가 증가할 것이고, 노화와 싸우는 사람들도 늘어날 것이다. 이제 통신속도가 빨라지고 증강현실 인터페이스(interface)가 노인들이 이해하기 쉽게 설계된다면 증강현실의 보급은 본격화될 것이다.
이스라엘은 증강현실과 같은 선행기술의 천국이다. 그 배경에는 정부의 헌신적인 지원이 있다. 미래 기술에 역량이 있는 업체들을 선발해 마케팅, 핵심자원 조달 등은 정부가 해결해 주고 기업은 기술개발에 전념할 수 있게 해준다. 한국은 그 반대편, 즉 빠른 모방에 익숙하다. 우리에게는 이스라엘과의 제휴가 가장 큰 시너지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