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이 되면 어린이날을 축하하기 위한 어린이미술대회가 전국에서 열린다.
필자가 근무하는 쇼핑센터도 40여년을 훌쩍 넘긴 어린이미술대회를 매년 개최해 오고 있다. 1971년 첫 대회에 참가한 어린이는 이제 중년의 나이를 넘겨 손자를 미술대회에 참여시키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그 결과 짧지 않은 역사와 대회의 전통을 잇기 위한 노력은 소중한 가치로 평가 받고 있다.
예나 지금이나 어린이 미술이 가지는 궁극적인 목적은 창의력을 길러주는데 있다고 본다. 특히 21세기에 접어들면서 인간의 무한한 상상력과 창의력은 불가능하게만 느껴졌던 일들을 과학의 힘으로 실현시켜 나가고 있는 게 현실이다. 발상의 전환이 새로운 세상을 만드는 원초적 힘이 되는 셈이다.
창의적 사고를 키워주는 아동미술교육이 중요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고 본다.
과거에는 예술의 의미를 `어떤 기술을 익힌다`와 `학습되어진 특별한 능력`으로 한정지었다면, 오늘날 미술의 의미는 자신의 생각과 느낌을 자유롭게 표현하고 색과 형태, 선 등 다양한 재료를 선택하고 사용하려는 감각적인 미의식으로 확대되어 사용되고 있는 것이다. 전문적인 화가 양성만을 목표로 하는 것이 아니라 미술활동을 통한 눈과 손으로 자신의 의지 속에서 창조의 기쁨과 일상 속에서 감각적 의식개발을 이끌어 나가는 성장의 발달을 느껴보게 해주는 것이다. 아동미술교육은 예술적 표현이나 기술만을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전인적인 인간교육의 관점에서 풍부한 미적 감수성이나 창의성 등을 개발하고 발견하는데 기여할 수 있어야 한다고 본다.
인간에게 있어 창의성은 개개인의 기질이나 성품에 따라 서로 다른 타입으로 나타나며 미술의 경우 하나의 독창성을 부여해 준다.
특히 아동미술은 대부분 평면적 활동이든 조형 활동이든 아이들의 무한한 상상력을 요구하는데 이 상상력이 창의적인 사고의 기본이 되기 때문이다. 아이들의 상상력이 어른들의 상상력보다 월등히 풍부하다는 점을 고려하여 조기에 상상력을 통한 창의력을 함양시켜 주어야 하다는 것이 아동미술교육의 궁극적인 이유인 셈이다.
미술활동을 객관적인 시각에서 맞추려는 안정성만 중점을 둔다면 절대 그 틀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다. 선생님이나 어른들의 간섭이 많을수록 아이들의 생각은 점점 사라지고 멈춰버리게 된다. 다시 고정관념 안에 사로잡히는 것이다. 미술교육에 있어 창의성이란 생명과도 같다. 생명이 없는 식물은 가치가 없듯이 미술에도 살아 숨 쉬는 생명력과도 같은 아이디어들이 넘쳐나지 않는다면 그것은 액자가게 한편에 진열된 복제된 작품과 무슨 차이가 있을 것이며 그것을 보며 우리는 절대적인 창조력을 요구하는 예술품이 아니라는 것을 너무도 쉽게 알 수 있다.
우리나라 미술교육의 형태를 살펴보면 과정보다는 결과를 중요시하며 주관적인 생각이나 표현보다는 객관적으로 우수한 결과만을 바라는 사회적 현상으로 인해 무조건 잘 그리는 방법만을 가르치고 개인의 독창적인 생각이 들어가지 않은 주입식 교육이 이루어지는 것이 대부분이다. 그리고 이러한 교육환경은 당연히 아동미술에서도 고스란히 반영되어 창의적이고 독창적인 인간, 감수성 발달, 정서안정이라는 목표를 수행하는데 상당한 걸림돌이 되고 있다. 어린이 미술대회가 잘 그린 그림에 높은 점수를 주기 보다는 건강한 그림에 더 많은 점수를 주는 선발 기준부터 바꾸는 노력이 선행되어져야 할 것이다. 어린이는 우리나라의 미래이며, 그들의 무한한 창의력은 국제적 경쟁에서 이길 수 있는 우리의 진정한 능력이 되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