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현주, 23일 개봉하는 `보통사람`으로 2년만에 스크린 복귀
드라마에서는 사람 냄새 물씬 나는 소시민 역이 단골이었지만, 스크린에서는 주로 스릴러 장르에 출연하며 카리스마를 발산해왔다.
오는 23일 개봉하는 영화 `보통사람`에서는 가족과 행복하게 사는 것이 꿈인 평범한 가장이자 형사 성진 역을 맡아 상식이 통하지 않았던 시대인 1980년대 `보통사람`들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영화는 주인공 성진이 안기부의 공작에 휘말리면서 벌어지게 되는 이야기를 그린다.
서울 16일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그는 “30년 전이나 지금이나 변하지 않은 것은가족에 대한 사랑”이라며 “제작 과정에서 시나리오가 바뀌고 그 과정에서 타협도 했지만 가족애만큼은 끝까지 가져가려 했다”고 강조했다.
“시나리오 초고의 배경은 1970년대였지만 1980년대로 바뀌었어요. 2~3년 전 당시는 지금과 달리 제약이 안 풀렸을 때여서 투자받기도 힘들었죠. 이 과정에서 타협한 지점도 있지만 가족에 대한 것만큼은 끝까지 갖고 가려 했어요. 시대가 변한다고해서 가족에 대한 사랑이 변하는 것은 아니잖아요.”
손현주는 지금은 이름 석 자만으로도 신뢰감을 주는 배우로 자리매김했지만 그에게도 촬영장에서 `야`, `어이`로 불리면서 살아남기 위해 악착같이 살던 시절이 있었다.
“이 작품의 배경인 1980년대엔 극단을 전전하면서 연기를 치열하게 배우는 학생이었죠. 90년대 초반부터 드라마를 했는데 단역을 맡으면서 어떡하면 살아남을 수 있을까 고민을 많이 했어요. 그때는 배역이 허다하게 바뀌었거든요. 2주 안에 뭔가를 보여주면 작품에서 살아남고 그렇지 못하면 정리되는 거죠. 잘리지 않기 위해 2주 안에 보여줄 수 있는 게 무엇인가 많은 고민을 하면서 죽기 살기로 할 수밖에 없었어요”
그는 “참 악착같이 살았다. 내일은 없다는 생각으로 한컷 한컷을 찍었다”며 “앞으로도 죽을 힘을 다해서 내일은 없다는 마음으로 악착같이 할 것”이라고 말했다.
긴 무명시절을 겪었던 그는 휴대전화 속에 연극배우 30여 명의 프로필을 저장해놓고 다니면서 제작진과 연결시켜 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영화 `보통사람`에도 그가 추천한 배우들이 출연하기도 했다.
그는 “연기는 잘하지만 기획사도 없고 매니저도 없는 이 사람들을 끌어줄 사람은 선배 밖에 없다”며 “이들 중에 나중에 여러분 앞에 우뚝 서는 배우도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