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는 현재 건국 이래 최대의 위기를 겪고 있다. 정치·사회·경제 어느 한 곳도 안정되고 평온한 모습을 찾아보기가 힘들다. 이는 비단 우리나라의 위기라기 보다는 전 세계 위기와도 맞물려 있는 것 같다.
지난 연말 `최순실 국정농단`에서 비롯된 대통령 탄핵사태는 민심의 분열로 이어져 `촛불시위`와 `태극기 집회`라는 새로운 국민들의 정치 참여문화를 만들어 내고 있다. 이데올로기적 갈등에서 오는 좌·우파의 균열은 사회적 모순과 부정을 송두리째 뽑아내어 새롭고 정의로운 사회를 만들고자 하는 시대정신을 집단행동으로 보여주고 있다. 급진적 사회 변혁을 요구하는 진보세력과 경제적 성장 뒤에 숨겨진 사회적 모순을 감수하더라도 성장과 발전이 주는 안정을 도모코자 하는 보수단체들의 시위 또한 우리나라의 숨겨진 양면성인지 모른다.
무엇이 진실이며 민주사회의 진정한 정의가 무엇인지를 밝히려는 일련의 사건들을 통해 진정한 민주주의의 새 기틀을 마련해 나가야 하겠다.
현재 우리나라가 처해 있는 정국은 분명 위기이며 비상시국이다. 현직 대통령의 권한이 정지된 국가적 위기와 더불어 핵무기 개발을 강행하고 있는 북한의 무력시위, 새로운 미국 트럼프정부의 자국 우선주의와 보호무역주의, EU 붕괴 위기 등 어느 한 곳도 넉넉함을 느껴 볼 수가 없다. 이런 경우를 우리는 흔히 총체적 위기이며 비상시국사태라고 말하곤 한다. 국가의 존립과 안녕이 그 어느 때 보다 큰 위협을 받고 있으며 빠른 경제성장에서 오는 사회적 안정은 20년 전 IMF 외환위기 때의 위기로 회귀하려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우리는 오천년의 역사 속에서 수많은 위기와 어려움을 슬기롭게 극복하고 자주국가의 정통성을 의연히 이어온 민족이지 않은가? 이번 총체적 위기 또한 충분히 극복할 수 있는 저력이 있다고 본다. 총체적 위협요소인 `비상(非常)`을 넘어 새롭게 `비상(飛上)`할 수 있는 지혜가 그 어느 때 보다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 하나의 단어가 가지는 상반된 의미는 극과 극이 서로 통한다는 의미로 새롭게 해석될 수 있기에 `비상`이 가지는 단어적 의미는 더욱 중요하다고 본다.
뜻밖의 긴급한 사태라는 뜻을 가진 `비상(非常)`과 높이 날아오름의 `비상(飛上)`은 어떤 관심에서 바라보느냐에 따라 그 의미는 긍정적이지만 한편으로는 부정적 이미지로 구분되어 해석될 수 있다. 부정적 요소를 극복하고 긍정적 요소를 최대한 부각한다면 새로운 전환의 기회를 찾을 수 있다는 뜻이다.
어려움과 고난을 극복하면 힘차게 도약할 수 있는 긍정적 에너지가 분출될 수 있다는 언어적 의미 이상의 광의적 가치를 지니고 있는 셈이다.
이제 긴 겨울도 지나고 새로운 출발을 알리는 봄이 우리 곁에 성큼 다가서 있다. 지난 겨울 움츠렸던 일상에서 벗어나 긍정적 사고로 새롭게 비상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야 할 때이다. 흔히들 흐린 뒤에 맑은 날이 오고 비온 뒤에 더 땅이 굳어진다는 말처럼 지금의 어려움에 좌절하기 보다는 긍정적 사고의 전환이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고 생각된다.
미국의 작가이며 사회운동가인 헬렌 켈러가 남긴 글 중 “인간의 성격은 편안한 생활 속에서는 발전할 수 없다. 시련과 고생을 통해서 인간의 정신은 단련되고, 또한 어떤 일을 똑똑히 판단할 수 있는 힘이 길러지며 더욱 큰 야망을 품고 그것을 성공시킬 수 있는 것이다”라는 명언처럼 시련을 굳건히 이겨 내려는 용기가 필요하다. 우리 국민들은 비상(非常)을 넘어 비상(飛上)의 나래를 달고 새롭게 날아오려는 원대한 힘과 지혜가 그 어느 때보다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