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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보조금 없다”는 말은 `어불성설`

김락현기자
등록일 2017-01-09 02:01 게재일 2017-01-09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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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미 고속버스터미널 `화장실 휴지` 논란, 직접 확인해 보니…<BR>시, 지난해 보조금 이름 바꿔<BR> 예산 확대 지원했지만<BR> 터미널측은 `예산 부족` 타령

구미 고속·시외버스터미널(이하 구미터미널)측이 시가 예산을 지원하지 않아 휴지가 없다는 안내문을 화장실에 붙인 사진이 지난 6일 인터넷 커뮤니티에 올라 논란이 일었다.

구미터미널은 지난 2006년부터 여객운수사업법 제50조 2항에 근거, 구미시로부터 매년 1천80만원의 민간경상보조금을 지원받아왔다. 이 보조금은 화장실 용품에 대해서만 사용할 수 있다. 하지만, 지난해 11월 구미시 보조금 심의위원회는 터미널 보조금이 일몰사업 대상이라며 예산항목을 폐기했다. 이에 구미시는 약간의 편법으로 이전보다 더 많은 보조금 1천460만원을 편성해 기간제 근로자 임금과 공공운영비로 지원하기로 했다.

오히려 지원예산이 늘어났음에도 구미터미널이 화장실에 시 보조금이 없어 휴지가 없다는 안내문을 붙인 이유는 무엇일까.

두 예산의 집행 방법의 차이 때문이라는 것이 대다수의 반응이다.

민간경상보조금은 사업자에게 직접 돈을 지급해 집행하도록 하는 방식이라면 올해부터 적용되는 지원금은 사업자가 아닌 구미시가 직접 예산을 집행한다. 구미터미널 측이 1월 초에 갑자기 이런 안내문을 붙인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라는 것이다.

구미터미널이 주장한 예산 부족으로 휴지가 떨어졌는지에 대해서도 알아봤다. 구미터미널에는 대합실과 화물하차장 앞쪽에 남녀 화장실이 있다. 이 중 화물하차장 앞 화장실에는 휴지 비치대가 없고 대합실 화장실 남녀 화장실에 각 1개씩의 휴지가 비치돼 있다. 대구의 한 청소용역업체 관계자의 말에 따라 하루 최대 휴지 2개를 쓴다고 감안하고, 휴지 가격을 관공서에서 구입하는 가격인 2만3천600원을 기준으로 한번 계산해 봤다. 구미터미널 남여 화장실 2곳에서 하루에 휴지 2롤씩 총 4롤을 소비한다면 1년에 총 1천456롤을 소비하며, 이는 금액으로 215만3천500원에 해당한다.

지난해 구미터미널이 구미시에 제출한 보조금 집행 세부내역을 확인한 결과 `화장지, 청소도구`란 명목으로 총 4차례 162만8천300원, 화장지 등의 명목으로 총 9차례 198만5천630원 등 총 361만3천930원을 지출했다. 결국, 구미터미널이 화장실에 예산이 없어 휴지가 없다는 말은 어불성설이다.

이와 관련해 구미터미널 관계자에게 몇차례에 걸쳐 연락을 취했으나 “지금은 손님과 있어 이야기 할 수 없다”, “담당자가 없어 내용을 알지 못한다”는 답변만 돌아왔다.

구미/김락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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