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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의원들의 세월호 7시간은?

등록일 2016-12-22 02:01 게재일 2016-12-22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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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주형<br /><br />시인·산자연중학교 교사
▲ 이주형 시인·산자연중학교 교사

지난 주 국민들이 가장 많이 들은 말은 청문회와 세월호 7시간이다. 그리고 이 말들은 국민들을 가장 짜증나게 만든 말 중 하나였다. 세상이 시끄러운 지 벌써 오래다. 그 시끄러움은 도대체 진정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청문회는 분명 세상의 시끄러움을 해결하기 위한 것인데, 어떻게 된 것인지 청문회 장이 더 시끄럽다. 진실을 위한 것인지, 아니면 청문회 스타가 되어 한 자리를 차지하고 싶은 자들을 위한 것인지, 알다가도 모를 청문회가 지금도 진행 중이다. 국민들의 정치 피로도는 이미 한계점을 넘었다. 제발 그만 했으면 좋겠다. 아니래도 힘든 국민들을 그만 좀 괴롭혔으면 좋겠다.

뭔가를 바로 잡아보겠다고 청문회 쇼를 하는 사람들에게 필자는 꼭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 “남을 탓하기 전에 자신을 먼저 돌아보라”이다. 이 말은 필자가 좌우명처럼 쓰는 말이다. 누군가는 직업병이라고 하지만 학생들 앞에 서는 일을 하기 때문에 이 좌우명 만큼은 철저히 지키려고 노력한다. 그런데 아쉬운 것은 “지킨다”라는 단정적인 어조로 끝을 맺지 못한다는 것이다. 더 노력해야겠지만 아직 멀었다. 바둑을 잘 모르지만 필자를 비롯한 많은 사람들에게 필요할 것 같아 “아생연후살타(我生然後殺他-남을 공격하기 전에 자기부터 살펴라)”라는 바둑 격언을 인용해 본다.

언론들은 말한다. 지금 이 나라 정국은 마치 창과 방패 같다고. 과연 특검이 뚫을 것인지, 아니면 변호인단이 막을 것인지. 창과 방패의 싸움에서 유래한 말을 모두 알 것이다. `모순(矛盾)`.

이 나라 언론들은 모순 게임 중계에 바쁘다. 아나운서들은 마치 스포츠 경기를 중계하듯 흥분해서 보도를 한다. 중계석에는 전문가라는 인간들이 꼭 끼어 있다. 여기서 전문가라는 사람들의 역할은 전문적인 해결 방법을 제시하기 보다는 자극적이고 극단적인 이야기로 문제를 더 키우는 것이다.

어떻게 보면 지금 진행되고 있는 청문회 또한 모순 게임인지도 모른다. 뚫으려는 자와 막으려는 자의 대결. 언제나 그런 것은 아니지만 공격과 수비가 있는 경기에서 파상적인 공격을 퍼붓는 팀이 간혹 지는 경우도 있다.

그것은 공격에 눈이 멀어 수비를 생각하지 못한 경우다. 부디 이번 청문회에서 꼭 이겨야 하는 팀은 자신부터 잘 돌아보시길 바란다.

이번 청문회는 휴대 전화의 새로운 기능을 제시했다. 바로 녹음 기능! 아직 스마트폰에 익숙하지 않은 필자로서는 신세계에 가까운 이야기이다. 과연 누가, 왜 녹음 파일을 만들었는지 모르겠지만 분명 녹음 파일을 만든 사람은 지금의 상황까지 예견 했는지도 모른다. 아니면 언젠가는 자신이 만든 녹임 파일이 크게 쓰일 지도 모른다는 엄청난 예지력(豫知力)을 가졌는지 모른다. 과연 휴대전화의 녹음 기능이 앞으로 또 어떻게 진화할지?

당 현종 때 바둑의 고수로 불리던 왕적신이라는 사람이 쓴 `바둑을 두는 10가지 비결`이라는 의미의 `위기십결(圍棋十訣)`이라는 것이 있다. 이번 청문회에서 꼭 이겨야 할 팀을 위해 이 중 2가지 방법을 제시한다. 첫째는 부득탐승(不得貪勝, 승리를 탐하지 말라)이다. 의미는 “승리에 집착하다 보면 큰 그림을 놓치고 오히려 실수하게 된다. 평정심을 유지하고 차분하고 냉정하게 상황을 바라봐야 승리의 기회를 잡는다”라고 한다. 두 번째는 신물경속(愼勿輕速), 즉 “가볍게 속단하지 말고 신중하라”이다.

대한민국 모두가 지금의 이 상황을 슬기롭게 잘 극복하고 웃으면서 복기(復棋)할 수 있는 날이 빨리 오기를 바란다.

그러기 위해서 국회의원들 먼저 자신들의 세월호 7시간을 공개하면 어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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