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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가난한 사람을 도와야 하나?

등록일 2016-12-15 02:01 게재일 2016-12-15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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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종현신부·대구가톨릭대 교수
“그들이 우리보다 덜 가졌기 때문에요.” “우리보다 불쌍한 사람들이니까요…” “우리들도 언젠가는 가난한 사람들이 될 수 있으니까요….”

이상의 답변들은, 본인이 근무하고 있는 대학에서 지난 10월 신입생 면접고사 때 신부들이 낸 면접 문제 중의 하나였던 “우리가 왜 가난한 사람들을 도와야 하나요?”란 물음에 대한 학생들의 답변들이다. 본인이 채점관이 아니었기에 이같은 답에 대해 면접을 담당한 신부들이 어떤 점수를 주었는지는 나는 알지 못한다. 다만, 이 문제를 대한 학생들 나름대로 좋은 점수를 얻을 수 있는 그런 대답들을 하려고 노력하는 모습들을 볼 수 있었다는 사실을 전해 들었을 뿐이다. 만일 신앙인인 우리들이 이와 똑같은 질문을 받게 된다면 우리들 각자는 과연 어떤 대답을 하게 될까?

대림 3주일을 보내고 있는 우리 교회는 이른바 “기쁨”의 주일을 지내고 있다. 특히 1독서와 2독서, 그리고 알렐루야에서 이 “기쁨”이라는 주제가 강조된다. 그런데, 이 기쁨이 진정 참된 기쁨이 되기 위해서는 어떠한 것이 되어야 하는지를 고민하게 된다. 참으로 우리가 기뻐하는 이유는 오로지 단 한 가지 사실 때문이다.

바로 예수님께서 우리 구원을 위해 당신의 모든 것을 다 내어놓으시고 아무런 힘도 없는 갓난 아기로 우리 인류를 위해, 무엇보다 나를 위해 이 세상에 구세주로 오셨다는 그 진리 하나! 대림절 중반을 넘어가고 있는 이 시점에서 우리들 각자는 이 성탄의 기쁨을 어떻게 맞이하도록 노력해야 하는 것이 마땅할까?

또한, 우리 교회는 대림 3주일인 오늘을 자선 주일로 지내고 있다. 자선, “남을 불쌍히 여겨 도와줌”이란 뜻을 지닌 말이다. 그런데, 구세주를 필요로 하는 예수님 앞에는 우리 모두가 다 불쌍한 존재라는 사실을 떠올린다면, 그저 남을 불쌍히 여기는 마음만으로 자선을 베푸는 것은 무엇인가 부족한 것 같다. 오히려, 우리들이 자선을 베풀어야 하는 것은 바로 예수님 당신 자신이 우리를 위해 모든 것을 내어놓으셨기에, 그분의 제자들인 우리들도 바로 그런 삶을 살아야 함을 의미하는 것이 아닐까!

성탄의 기쁨은 결코 혼자서 누려야 하는 것이 아니라, 함께 나누어야 하는 것이고, 그런 나눔의 삶을 살아야 한다는 것을 가르쳐주시기 위해 예수님께서 몸소 이 세상에 오신 것이다. 신앙인인 우리들이 `왜 가난한 사람을 도와야 하며, 또 자선을 베풀어야 하는지?`에 대해 잘 성찰하고, 그런 자선의 실천을 행할 수 있는 은총을 간구드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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