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포항스틸아트페스티벌`이 지난달 30일 철강기업체 작품 기증식과 폐막식을 끝으로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페스티벌이 지난 2012년에 처음 시작되었으니 벌써 5회째이며, 이제는 지금까지의 성과와 비전에 대하여 진지하게 되돌아보는 일이 필요한 시점이라 생각된다.
과연 스틸아트페스티벌은 바람직한 방향으로 잘 가고 있는 것일까? 세계의 철강산업 환경은 빠른 속도로 변하고 있는데 철강산업도시 포항은 미래를 어떻게 예측하고 있으며 어떤 준비를 하고 있는가?
포항스틸아트페스티벌이 해를 거듭하며 발전하고 있다는 자부 뒷켠에는 알 수 없는 갈증이 마치 그림자처럼 웅크리고 있다. 부대행사로 곧 진행될 성과평가 세미나` 스틸아트, 도시재생의 새로운 지평을 열다`에서 포항의 미래 도시전략을 스틸 컨벤션 시티에 두고, 스틸아트를 통한 더욱 창의적인 도시브랜드 마케팅 방안을 모색할 예정이다. 어떤 결론이 도출될 지 기대가 되기는 하지만 조급한 강박보다는 굳은 심지를 가지고 한 걸음씩 차근차근 발전해 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사실은 누구나 다 알고 있다. 그럼에도 늘 뒤따라오는 갈증의 정체는 스틸산업도시로서 포항 만의 표징(表徵)을 만방에 선언할 획기적인 방법은 없을까, 기념비적인 무엇은 없을까 하는 고민이 아닐까?
스틸 컨벤션 시티 포항!
컨벤션(Convention)은 산업, 학술, 예술, 정치 등 다양한 분야에서 정보교환을 목적으로 하는 각종 집회 등의 행위나 이를 수용하는 시설을 말한다. 정보교류의 필요성에 공감하는 사람들이 모이게 되는 구조가 바로 컨벤션시티이며, 스틸문명의 메카인 포항이 지향하는 도시상과 일맥상통한다고 믿는다.
1960년대 후반 퐁피두 프랑스대통령은 파리의 이미지를 혁신적으로 변화시키고자 고민하였는데, 파리는 자타가 인정하는 최고의 예술도시지만 런던이나 뉴욕 등 다른 도시들의 급부상에 위기감을 느끼게 되었던 까닭이다. 그래서 컨벤션센터의 일종으로 볼 수 있는 복합문화예술공간의 국제설계공모를 실시하였고, 기존 건축물과 차별화된 독창적인 발상의 전환을 통하여 파리를 대표하는 예술작품이자 문화예술의 전당인 세계적인 걸작 퐁피두센터가 탄생하게 된 것이다.
포항시 창조도시추진위원회가 지난달 25일 `포항철강타워 `건립방안을 논의했다. 포항타워는 회의 때마다 장기계획이라는 이유로 구체적인 협의는 뒤로 미루기만 해왔는데, 포항시 승격 70주년과 포스코 창립 50주년이 되는 2019년이 실마리가 되어 급물살을 타게 되었다. 포항시가 부지를, 포스코가 철을 제공하고 건설비는 민자를 유치하는 방법을 제안하였고, 추진위원들은 철강산업도시의 랜드마크가 될 철강타워 건립에 공감하고 한 걸음 더 나아가 범시민 추진위원회를 구성하기로 하였다.
지금부터 준비하면 2019년까지 건립이 가능하다는 판단이다. 스틸타워 건립을 논의할 때 가장 먼저 거론되는 본보기가 파리의 에펠탑이다. 숱한 반대와 비난을 무릅쓰고 우여곡절 끝에 건립되었고 여러 차례의 철거 위기를 넘긴 에펠탑은 오늘날 파리의 랜드마크로 파리 관광의 중요한 콘텐츠가 되었다.
물론 도시의 상징타워가 모두 성공한 것은 아니다. 이 프로젝트의 성공을 위해서는 많은 분야의 전문가들이 머리를 맞대야 한다. 포항의 역사와 문화, 정체성을 제대로 담아내야 할 것이며 다른 도시의 타워와는 확실하게 차별화 될 수 있도록 포항의 자랑인 스틸과 첨단과학이 융합된 창의적인 작품으로 창조도시 포항의 상징이 되어야 할 것이다. 안정성과 기능성에 대한 검토도 충분히 이루어져야 한다. 대형 구조물이므로 미래의 기상이변에도 안전이 담보되어야 하며 부속시설로 예술활동의 플랫폼 기능도 담아내야 할 것이다.
최근 포항시는 문화도시 조성을 위하여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스틸아트페스티벌을 바라보는 시민들의 눈빛도 한결 따스하다. 이 기회를 잘 살려 세계가 주목할 포항만의 철강타워, 스틸과 문화, 첨단과학이 접목된 창조도시의 기념비를 만드는 대역사에 모든 시민들의 지혜를 모아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