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가기 버튼

아직 성장하는 산업들(1)

등록일 2016-10-04 02:01 게재일 2016-10-04 18면
스크랩버튼
▲ 김학주<br /><br />한동대 교수·글로벌에디슨아카데미학부
▲ 김학주 한동대 교수·글로벌에디슨아카데미학부

증시는 정치에 흔들리고 있다. 모든 위험들을 인위적인 정책으로 누르고 있어 투자자들은 정책 변화에 민감해 있다. 아무리 증시에서 기업의 펀드멘털이 빛을 잃었지만 이런 가운데서도 성장하는 산업들이 있다.

먼저 최근에는 신발 ODM(original development manufacturing. 하청업체개발 생산 방식) 업체들이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예전 의류 ODM 브랜드의 주가가 장기 성장했던 적이 있었는데 동일한 이유다. 즉 빠른 패션 변화를 선도하는 업체(SPA)들이 주도권을 장악했고, 이들의 다양한 요구를 싸고 빠르게 대응해줄 수 있는 ODM업체들로 구조조정(consolidation)되는 과정에서 한국업체들이 살아남아 수혜를 받게 되었다.

사실 구조조정 전에는 OEM업체들이 너무 많아 SPA와 ODM 사이에 Li&Fung 같은 중개업체가 있을 정도였다. 그러나 ODM 업계가 구조조정되면서 중개업체가 사라지고 ODM업체들이 SPA들을 직접 만나게 되면서 협상력을 갖게 되었다. 9:1정도에서 6:4정도까지 개선되었고, 그 과정에서 납품가격을 계속 올리며 ODM업체들의 실적이 드라마틱하게 증가하게 됐던 것이다.

지금 신발업계에서도 인터넷의 발달로 인해 소비자들의 기호를 자극하는데 성공하며 빠르게 성장하는 글로벌 브랜드들이 나타나고 있다. 아디다스가 대표적인 경우다. 이 회사 주가는 지난 1년간 2배 이상으로 상승했다. `물 들어 올 때 노 저어야 한다`라는 말이 있듯이 아디다스는 자신들이 요구하는 품질의 제품을 빨리 받기 원하고, 그것이 가능한 한국 ODM업체에게 의존하고 있다. 심지어 한국 ODM업체의 생산시설이 있는 베트남 공장 안에 R&D센터를 입점시킬 정도이다. 그 결과 한국 ODM업체의 수익성이 개선되는 것은 당연하다.

반면 의류 ODM업체들은 퇴색되는 분위기다. 아마존도 옷을 만든다고 달려들 정도로 글로벌 SPA들 사이에 경쟁이 가열되고 있다. `레드 오션`으로 가고 있는 것이다. 이들 가운데 GAP처럼 경쟁에서 밀려나는 SPA들이 나타나고, 이런 곳에 납품하는 ODM업체들은 함께 힘들어 지고 있다.

또 다른 성장 산업은 재교육 및 리쿠르팅 업계이다. 한국의 산업구조 재편이 절실한 상황이다. 40대 가장이 실직해서 집에 앉아있는 경우가 늘고 있고, 이는 정말 민망한 모습이다. 또 평균 수명이 증가하며 은퇴 후에도 일하려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직업이 있어야 희망이 생기고 건강하게 오래 살 수 있다. 이들은 보수와 관계 없이 과거의 경력을 극대화할 수 있는 기회를 찾고 있다. 경우에 따라서는 약간의 재교육이 필요하다.

고용자 입장에서도 산업의 성장이 둔화되는 가운데 종업원을 시간제로 융통성 있게 쓰고 싶고, 신규 사업의 경우 원하는 조건의 인재는 정확히 찾고 싶다. 구직자도 하나의 직업(full time job)에 매달리기 보다 다양한 시간제 직업(part time job)을 찾는 것이 유리한 경우도 있다. 이렇게 다양한 고용자와 구직자의 필요를 맞춰줄 수 있는 플랫폼(platform)에 대한 수요는 급증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산업 내 경쟁이 마무리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할만하다. 최근 주요 업체였던 한 미국업체가 철수하려는 움직임이다. 지분을 사모펀드(PEF)에 판 것으로 보인다. 그 과정에서 점유율이 기존 한국업체들로 넘어 와 지배력이 더욱 강화되었다.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상황에서 경쟁이 마무리된다면 새로운 서비스를 내 놓을 때마다 수익원을 다각화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진입장벽도 높게 형성될 것이다. 지금은 다양한 채널의 구인구직 사이트가 있지만 이미 집객력을 확보하고, 차별화된 서비스를 하는 곳으로 몰려가고 있다. 편리성에서 비교가 되지 않는다. 결국 산업내 구조조정이 더욱 진행되며 플랫폼의 가치가 극대화될 전망이다.

김학주 경제마당 기사리스트

더보기
스크랩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