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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울 건 배우자”

박동혁기자
등록일 2016-09-21 02:01 게재일 2016-09-21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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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3·11 대지진 후 가정 비상배낭 `필수`<BR>학교 대피 훈련·기업도 안전장비 `보완`

최근 경주에서 크고 작은 지진이 연이어 발생하면서 시민불안이 가중되고 있는 가운데 지진다발국가의 대명사인 일본 국민들의 일상생활화된 지진 방재 의식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지난 2011년 3월 후쿠시마 대지진을 경험한 뒤 일상 생활 속에서 시민 스스로가 한층 더 철저한 지진대비책을 마련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 2011년 3월 11일 오후 2시 46분께 일본 도호쿠 지방에서 발생한 규모 9.0의 초대형지진인 동일본대지진은 일본인들 사이에서 `산텐이치이치(さんてんいちいち:3·11)`라는 고유명사가 될 정도로 자구책 마련의 촉매제 역할을 했다. 지진 대응에 워낙 철저한 일본이지만 이 사태의 이전과 이후로 확연히 달라졌다는 얘기다.

우선 대다수 일본인 가정에는 비상용배낭이 준비돼 있다.

배낭에는 손전등, 담요, 비상식량, 구급함, 물, 의류 등 비상시 필요한 최소한의 것들만 넣어두고 있다.

지진이 발생한 후 물품을 챙기려고 하면 당황해서 빠뜨릴 가능성이 높아 아예 배낭을 챙겨놓고 긴급상황 발생시 들고 바로 탈출할 수 있도록 대비하고 있는 것이다.

배낭에 넣지는 않지만 물은 지진과 같은 천재지변 발생 시 가장 중요한 필수품이다.

일본인들은 2ℓ PT병 10~15병을 가정집 베란다 한 켠에 모셔두고 있다. 지진 발생 시 단수가 되면 화장실 사용부터 못 하게 되면서 온갖 불편이 시작되기 때문이다.

초등학교에서 진행되는 지진대피훈련도 철두철미하게 진행되고 있다. 어려서부터 지진에 대응하는 요령이 몸에 배일 수 있도록 반복 훈련으로 지진이 발생하면 학생들이 매뉴얼에 따라 우선 책상 밑으로 몸을 숨기고, 물건의 추락 상황을 고려하면서 질서정연하고 빠르게 대피하는 방법을 몸에 익히고 있다.

지진은 기업문화에도 영향을 끼쳤다.

도쿄 긴자에 위치한 현지법인인 포스코재팬은 사무실 내 창고에 지진대비용 비상키트(배낭)와 헬멧을 직원숫자에 맞춰 갖추고 있으며 무용지물이 될 화장실 상황을 고려해 개인별 비상용 간이변기도 넣어두고 있다.

또한 지진발생 시 대피용이나 긴급업무에 쓸 비상용자전거도 5대를 배치해 직원안전에 철저를 기하고 있다.

유학을 포함해 30여년간 일본에서 생활하고 있는 윤민호 아시아개발은행(IADB) 대외총괄역은 “일본에는 슈퍼에도 방재용 물품 코너가 마련돼 있으며 비상 시 엘리베이터 이용은 자살 행위처럼 간주된다”며 “피해 지역의 고통을 전국에 제대로 알려 국가 차원의 대책은 물론 지진 안전의식을 강화하는 모범이 포항과 경주에서 이뤄지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박동혁기자 phil@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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