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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언가 오고 있는 것일까?

등록일 2016-09-05 02:01 게재일 2016-09-05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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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학주<br /><br />한동대 교수·글로벌에디슨아카데미학부
▲ 김학주 한동대 교수·글로벌에디슨아카데미학부

한국 정부는 일본과의 통화스왑을 추진하고 있다. 그런데 왜 지금일까? 2012년 이명박 대통령의 독도 방문으로 인해 일본과의 통화스왑은 중단됐었다. 또한 일본은 경제적으로 미국의 시녀이다. 미국에 대한 수출 의존도가 높기 때문이다. 그런 일본과의 통화스왑은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배치 문제로 인해 예민해져 있는 중국의 신경을 건드릴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 정부가 통화스왑을 추진하는데는 긴장하는 부분이 있지 않을까?

국가간 통화스왑은 달러와 같은 국제적 통화의 일시적 부족 현상이 발생했을 때 이를 조달할 창구를 마련하는 조치다. 지금이 위험한 상황인가? 공포지수라고 불려지는 Vix지수가 24를 넘어가면 위험한 국면이라고 이야기한다. 그런데 현재 Vix는 14수준에 머물러 있다.

그러나 Vix는 S&P500 선물의 1개월 변동성을 의미할 뿐이다. 즉 숫자에 불과하다. 과거에는 중국은행들이 부실해지면 Vix가 상승했다. 그러나 지금은 그렇지 않다. 왜냐하면 그동안 그런 사태들이 무수히 발생했지만 미국 연준(Fed)이 모두 잠재웠기 때문이다. 이제는 모든 것이 미국 연준에 의존하고 있으며, 증시 참여자들이 점차 위험에 둔감해지고 있다. 뒤집어서 이야기하면 미국 연준이 통화정책을 바꾸면 그 파장은 상상을 초월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한국 정부는 이를 의식했을 것이다.

특히 미국이 금리를 올려 아시아 자금이 미국으로 이동할 경우 한국은 취약할 수 있다. 그 이유는 첫째, 한국은 역외 외환 시장이 작다. 정부가 환율에 개입한다고 외국인들이 생각하기 때문에 투자매력이 떨어진다. 둘째, 한국의 수출기업들은 환율 변동시 쏠리는 경향이 있다. 즉 원화 절하 추세가 진행되면 달러 사재기에 나선다. 그래서 글로벌 매크로 펀드들 가운데는 분위기만 잡아주면 원화가치를 쉽게 조작할 수 있다고 믿는 측도 있다.

최근 미국이 통화정책의 방향을 바꿀만한 사건들이 생겼나? 특별한 이유는 보이지 않는다. 그런데 미국이 양적완화를 지속할 수 없는 두가지 경우가 있다. 먼저 인플레가 발생하는 경우이다. 미국의 서민들이 저성장의 직격탄을 맞아 피폐해진 상태에서 이제는 저금리, 저유가의 도움도 마무리되었다. 여기서 인플레까지 발생하면 폭동이 일어나지 않을까? 그런데 미국의 인플레는 목표수준에 근접했지만 최근 정체 상태이다.

결국 다른 요인에 신경이 쓰인다. 실물자산의 공급과잉 가능성이다. 그동안 저금리로 인한 부동산 가격 거품이 생기는 과정에서 부동산에 투자하고 싶은 사람들이 많았을 것이다. 거품임에도 무분별한 투자가 증가하는 저금리의 역기능이다. 이로 인해 부동산 시장에 공급과잉이 생기고 가격이 하락하면 미국 연준도 못 막는다. 이런 불상사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미국은 금리를 올리는 시늉을 하거나 약간 금리를 올릴 수 있다. 이렇게 작은 자극에도 증시는 휘청거릴 수 있다.

최근 미국의 상업용 부동산 공급이 내년 늘어날 것이라는 보도가 있다. 아직 그 정도를 가늠할 수 없다. 만일 공급과잉이 생겨 가격 하락 조짐을 보이면 미국 정부는 참지 못하고 재정지출을 통해서라도 자금을 그 쪽으로 쏠 것이다. 또한 미국 GDP성장률이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이는 가운데 미국정부는 재정지출 이외의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 미국이 재정정책을 시작할 경우 `돈이 일 할 수 있는 곳은 미국`이라는 기대가 생기며 아시아 신흥시장 자금이 미국으로 빠져 나갈 수도 있다.

사실 미국의 정책을 어떻게 예단하겠는가? 지금까지처럼 공생을 추구할 수도 있지만 참을 수 없는 환경이 오면 힘든 결정을 내릴 수도 있다. 따라서 증시 환경이 불안해질 때 극단적인 판단(bet)보다는 위험을 중립화(hedge)하는 전략에 집중하는 편이 낫다. 늑대가 나타나면 잠시 자리를 피하는 것도 현명한 판단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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