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코스피(KOSPI) 기업들의 평균 자기자본이익률(ROE)은 7% 안팎이다. 한편 우리나라 국채수익률 1.3%에 역사적 위험 프레미엄 5.5%-6.0%를 더한 주주들의 요구수익률 또한 7% 수준이다. 그렇다면 적정 코스피 수준은 청산가치 근방인 1.900-2.140의 범위에 있다. 최근 코스피는 그 상단으로 근접했다. 과연 상향 돌파할 수 있을까?
그러나 불행하게도 세계 기업들의 이익은 실망스럽다. 한국도 그 흐름 속에서 예외일 수는 없다. 지금 발표되고 있는 S&P500기업들의 지난 2분기이익(earning)은 7분기 연속 감소할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매출이 체감하는 것은 세계적으로 수요가 그만큼 좋지 않음을 시사한다. 또한 세계적으로 신용등급이 하향조정되는 기업이 많아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포지수인 VIX는 안정적인 수준에 머물러 있고, 위험자산 가격도 반등했다. 이렇게 혼동스러운 상황을 어떻게 이해할 수 있을까?
아직 기업이 버틸 수 있는 것은 현금 부족으로 몰리지 않기 때문이다. 즉 매출이 줄면 운전자본이 감소한다. 또한 기업들은 불황기에 시설투자(CAPEX)를 최소화하고 있다. 기업의 현금흐름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시설투자와 운전자본이 감소하여 영업이 악화됨에도 불구하고 내부현금흐름(free cash flow)은 양호한 것이다.
이로 인해 전반적으로 기업도산 위험이 번지지 않고 있다. 일부 에너지 기업 등 신용위험이 구체화되는 곳도 있으나 아직은 찻잔 속의 태풍이다. 이런 배경이 있기 때문에 세계 중앙은행들의 저금리 정책이 아직은 실효를 거두고 있다. 그 결과 자산 가격이 하락할 때마다 중앙은행들의 구출작전이 성공하고, 지금까지 박스권 트레이딩(box trading)이 유효했다.
그러나 이는 한국의 무역수지가 일시적인 불황형 흑자인 것처럼 지속될 수 없고 언젠가 한계를 드러낼 것이다. 최근 세계 기업들이 운전자본을 줄이느라 골몰하고 있다는 보도를 보면서 막바지로 가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영업부진이 누적되어 기업들이 현금에 쪼들리기 시작하면 신용 스프레드(credit spread) 상승 폭이 커지기 시작할 것이다. 이 때는 중앙은행들도 감당할 수 없다. 이런 우려로 인해 안전자산인 엔화의 강세 추세도 유지되고 있다.
안전자산과 위험자산의 가격이 동반 강세를 보이는 것은 자산가격 버블 극대화를 의미한다. 이렇게 혼란스러운 증시 환경 속에서 투자자들에게 우선 필요한 것은 투자원금의 보호일 것이다. 그런 가운데 시세차익의 기회를 바랄 것이다. 이런 형태의 투자수익을 가져다 줄 수 있는 상품으로 전환사채가 있다.
만기까지 갖고 있으면 회사가 도산하지 않는 한 국채수익률보다 4%p가량 높은 보장수익률을 얻을 수 있다. 즉 연 5%-6%의 만족할만한 수익률이다. 주가가 전환행사가격 이상으로 상승할 경우 전환사채를 주식으로 전환하여 채권으로 설명할 수 없는 높은 시세차익을 얻을 수 있다. 특히 주가가 하락하여 전환을 통한 시세차익의 기회가 줄어들면 전환행사가격도 일정 수준까지 함께 낮아져 전환기회를 유지해 주는 장치(sliding rule)도 있다.
이렇게 안전한 보장수익률 위에 콜옵션(call option)을 더한 상품이 바로 지금 투자자들이 원하는 상품 아니겠는가? 그런데 너그러운 전환사채의 발행 조건을 허락하는 기업은 대체로 문제가 있는 곳들이므로 도산위험에 대한 분석능력이 있어야 한다. 하지만 노력 없이 어떻게 실과를 얻겠는가? 충분히 공부해 볼만한 영역이다.
또한 핵심경쟁력 있는 신생기업들 가운데 아직 실적(track record)이 없어 전환사채를 발행하기도 한다. 이런 유망한 기업들은 누구라도 투자하고 싶어 할 것이므로 도산확률이 낮고, 주가상승 잠재력도 커 이들의 전환사채는 매력적인 투자대상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