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혜의 자연환경 갖춰도 `문화오지` 오명<BR>한울원전 문화콘텐츠 지원으로 개선 앞장
한울원전 홍보관서 영화·공연·강의 등
다양한 행사 무료 제공…지역민 사랑 듬뿍
동해안 최대 음악축제 `울진뮤직팜페스티벌`로
외부관광객 유입… 지역경제 활성화 기여도
□ 천혜의 자연환경 울진, 문화 오지 오명
“우리의 부는 우리 생활을 풍족히 할 만하고, 우리의 힘은 남의 침략을 막을 만하면 족하다. 오직 한없이 가지고 싶은 것은 높은 문화의 힘이다. 문화의 힘은 우리 자신을 행복하게 하고, 나아가서 남에게도 행복을 주기 때문이다.”
백범일지의 한 부분이다. 백범 김구 선생은 일제강점기에 독립운동의 치열한 투쟁을 지도했지만, 군사력이나 물질적 풍요보다도 우리 자신에게 행복을 주고 나아가 남들도 행복하게 하는 문화의 힘과 중요성을 강조했다.
오늘날 문화는 사람을 행복하게 하고 경제적 파급 효과를 만들어낼 뿐만 아니라 `소프트파워`로서 각국의 국력을 판단하는 척도가 되고 있다. 우리나라도 K-POP, 영화, 드라마 등 문화콘텐츠를 해외로 수출하여 매년 수백만명의 관광객들이 한류문화를 즐기려고 우리나라를 찾고 있다.
하지만, 발전한 문화 인프라와 콘텐츠는 수도권에 집중돼 지방에서는 다양한 문화생활을 즐기기 어려운 실정이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2012년 기준으로 전국 공연장 1천188곳 중 54%에 이르는 640곳이 서울·인천·경기도에 있다. 국내 뮤지컬의 49%, 콘서트의 68%가 이들 지역에서 열렸으며, 경북에서 열린 공연은 각각 전체의 4%, 1%에 불과했다.
울진으로 범위를 좁히면 문화생활 여건은 더욱 척박해진다.
울진은 백두대간의 웅장한 산, 사람의 손이 닿지 않은 울창한 소나무 숲, 그리고 맑고 깨끗한 바다까지 천혜의 자연환경을 갖추고 있지만, 영화관은 전무하고 문화공연장과 미술관도 각각 단 한 곳뿐일 정도로 울진에서 즐길 수 있는 문화생활은 한정적인 것이 사실이다.
□ 한울원전 홍보관, 울진지역 문화예술 향연의 장
문화적으로 소외된 울진 지역민들을 위해 한국수력원자력㈜ 한울원자력본부(본부장 이희선)는 일상에서 좀처럼 접하기 어려운 다양한 문화 콘텐츠를 향유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한울원전 홍보관은 최신영화, 명사특강 등 지역사회에 필요한 문화적 요소를 맞춤형으로 제공함으로써 지역의 종합문화공간으로 확고히 자리매김하고 있다. 또한, 동해안 최대 음악축제 `울진뮤직팜페스티벌` 개최와 각종 문화행사 지원을 통해 지역주민과 관광객들에게 볼거리, 즐길거리를 제공하는 등 울진군 문화를 개선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
한울원전 홍보관은 1/3로 축소한 원자로 모형을 비롯해 두께가 120㎝에 이르는 원자로 건물 콘크리트벽 모형, 에너지 역사관, 지역홍보코너, 느린 우체통 등 다양한 전시물과 체험공간을 갖추고 있다. 이곳이 지역주민들의 사랑을 받는 이유는 또 있다. 바로 대도시와 비교하면 턱없이 부족한 `문화의 장`을 지역주민들에게 무료로 제공하기 때문이다.
남녀노소 모두가 즐길 수 있는 영화를 선정해 매월 마지막 주 목요일에 1일 3회 상영한다. 특히 `암살` `베테랑` `내부자들` 등의 인기 영화를 상영할 때면 사람들이 늦은 밤까지 홍보관을 가득 채운다. 지난 2월과 3월에는 최신 인기영화 `히말라야`와 `검사외전`을 각각 상영해 만원사례를 기록하기도 했다. 지역주민들에게는 한울원전 홍보관에서 영화를 보면서 한 달을 마무리하는 것이 생활의 일부가 됐다.
지난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홍보관에서 열린 다양한 행사도 많은 호응을 받았다. 어린이날을 앞둔 5월 2일, 지역 어린이와 학부모 600여명이 운집한 가운데 마술 공연과 함께 페이스 페인팅, 풍선아치문 설치 등 다채로운 행사가 열려 어린이들의 얼굴에 함박 웃음꽃을 피웠다.
이어 3일에는 KBS, EBS 등의 방송에 다수 출연한 명강사 인하대학교 윤태익 교수를 초청, `가족의 재발견, 나로부터 비롯되는 변화`라는 주제로 강연을 개최했다. 강연에 참석한 지역주민들은 TV에서 보던 유명인사의 생생한 강의를 듣고 궁금한 부분을 질문하며 가족과의 진정한 소통에 대해 생각해 보는 값진 시간을 가졌다. 이렇게 한울원전 홍보관에서 제공하는 다양한 문화 콘텐츠는 지역주민들에게 정신적인 풍요를 선사하고 있다.
□ 한울원전 울진 고품격 문화창달
사업자지원사업은 전력산업기반기금사업의 한계를 극복하고 원전의 사회적 수용성 증대와 지역공동체경영을 실천하기 위한 제도이다.
2005년 7월 `발전소주변지역 지원에 관한 법률` 개정과 함께 시행된 사업자지원사업은 △교육·장학사업 △지역경제 협력사업 △주변 환경개선사업 △지역복지사업 △지역문화 진흥사업 △그 밖의 기타사업 등 총 6개 분야 단위사업으로 나뉜다.
매년 전전년도 발전량 1kWh당 0.25원을 사업비로 환산해 사업자인 한수원이 전액 지원한다. 한울원전은 2006년도 116억원을 시작으로 2015년 153억원 등 사업비 누계 약 1천449억원을 지역발전과 지역주민 복지증진을 위해 사용했으며, 그 중 지역문화진흥사업에 지원한 사업비는 200억원에 이른다.
한울원전이 실시하는 대표적인 문화사업으로 `울진뮤직팜페스티벌`을 꼽을 수 있다. `울진뮤직팜페스티벌`은 매년 여름 울진에서 열리는 동해안 최대의 음악축제로, 지역주민들의 문화적 갈증을 해소할 뿐만 아니라 외부 관광객 유입을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큰 공을 세우고 있다. 지난해 7월 31일과 8월 1일 양일간 열린 2015 울진뮤직팜페스티벌에는 싸이, 인순이, 에일리, 엠블랙 등 유명 가수들이 총출동한 가운데 2만명이 넘는 사람들이 찾아 여름밤의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었다.
한울원전은 금강송면문화회관 리모델링, 도서관 도서구입 지원, 노인학교 기자재 지원 등을 통해 지역 문화 기반 확충에도 앞장서고 있다. 이와 함께 문화활동기회가 적은 울진지역 주민들을 위해 각 읍·면 주민들의 화합과 축제의 장을 여는 `경로 효 잔치`와 윷놀이대회, 면민 체육대회, 신년 해맞이 행사 등 지역 문화·예술·체육 행사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이희선 한울원전 본부장은 “울진을 흔히 문화불모지라고들 하는데, 오히려 울진은 천혜의 자연환경과 각종 문화재 등 대중문화를 뛰어넘는 역사·자연 문화의 보고라 생각된다”면서 “울진 군민들이 지역에 자부심을 갖고, 대중문화에 대한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한울원전이 조그마한 보탬이 될 수 있길 바란다”고 했다.
울진/주헌석기자 hsjoo@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