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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천타천 유력후보들, 치열한 선점경쟁 `정중동의 행보`

박순원기자
등록일 2016-06-23 02:01 게재일 2016-06-23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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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 김관용` 차기 경북도지사 누가 뛰나
▲ 강석호, 남유진,오중기, 이병석, 이철우 /가나다 順

지난 5월 국회가 원구성 협상을 앞두고 있을 무렵, 대구와 경북지역 정가에서는 국회 안전행정위원장(안행위원장) 자리를 놓고 묘한 긴장감이 서렸다. 국회 안행위원장은 행정안전부를 소관기관으로 하고 있을뿐 아니라, 경찰조직의 협조까지 얻을 수 있기 때문에 차기 경북도지사를 노리는 정치인들이 내심 자리에 앉기를 바라는 직책이었다. 물론 국회의 원구성 협상이 완료되지 않은 상황이었고, 이후 부산 수영구를 지역구로 하는 새누리당 유재중 의원이 내정되면서 순간의 해프닝으로 끝나고 말았다.

김관용 경북도지사는 지난 2014년 6월 치러진 제6회 지방선거에서 98만6천989표를 얻어 77.73%의 득표율로 3선 시대를 열었다.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오중기 후보가 14.93%, 통합진보당 윤병태 후보가 2.63%, 정의당 박창호 후보가 4.69%를 얻은 것에 비하면 압도적인 승리였다. 새누리당의 텃밭인 경북 지역이 3선에 도전하는 김 지사에게 압도적인 지지를 보내준 셈이다. 이에 따라 3선 연임 제한으로 김관용 지사가 불출마하게 되는 2018년 치러질 예정인 제7회 지방선거에서는 `포스트 김관용`을 노리고 새누리당의 유력 후보들간 치열한 선점 경쟁이 예상되고 있는 상황이다.

강석호·이철우 의원 `차기 근접`

강석호, 동해안권 대표성 업고 급부상

金 지사 힘 얻은 이철우 `능동적 행보`

2016년 6월 현재, 차기 경북도지사에 가장 근접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인물은 나란히 1955년생으로 동갑내기인 강석호(영양·영덕·봉화·울진) 의원과 이철우(김천) 의원이다.

강 의원과 이 의원은 이번 20대 총선에서도 나란히 3선에 성공했으며, 지난 18대 국회에서부터 활동을 시작하면서 때로는 상생으로, 때로는 경쟁자로서의 인연을 이어오고 있다. 이번 20대 국회의 원구성 과정에서도 전반기 1년의 정보위원장은 이철우 의원이, 이후 1년의 정보위원장은 강석호 의원이 맡기로 내정된 상태다.

포항 출신인 강석호 의원은 경북 북부와 동해안의 영양군과 영덕군, 봉화군과 울진군을 지역구로 하고 있다. 때문에 강 의원은 포항과 경주를 중심으로 하는 동해안권에서 `포스트 김관용`으로 이름을 올리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청도 출신으로 지난 2009년 4월 21일에 도지사 재임시절 부터 투병 중인 전립선암이 재발해 수술을 받던 중 사망한 이의근 지사와 현 김관용 지사까지 동해안 출신의 도지사가 없었다는 것 때문에 강 의원의 출마설이 힘을 얻고 있다. 하지만 현재로선 강 의원의 도지사 출마가 확정된 상태는 아니다. 강 의원 스스로가 도지사에 대한 욕심을 드러내지 않고 있는 상황이며, 오는 8월 7일 치러질 예정인 새누리당 전당대회에서 대구와 경북몫의 최고위원 출마도 저울질하고 있기 때문이다.

강 의원은 “급변하는 정치상황에서 무엇을 하겠다는 방침을 정해놓은 것은 없다”면서 “지역, 특히 경북을 위한 일에 최대한의 노력을 기울일 것이며 내년에 치러지는 대선에서 새누리당의 재집권을 위해 경주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 의원이 자천보다는 타천으로 도지사 물망에 오르고 있다면, 이철우 의원은 그보다는 능동적인 도지사 행보에 나서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미 지난 2013년 제6회 지방선거를 앞두고 새누리당 경북도당위원장으로서 광폭행보에 나서기도 했다. 당시 지역 정가 일각에서는 이 의원이 김관용 지사에 맞서 지방선거에 출마하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도 심심찮게 들리기도 했던 것이 사실이다. 이 의원의 행보 중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새누리당 경북지역 국회의원들과 야당 전남지역 국회의원들이 함께 참여하는 `동서화합포럼`이다. `동서화합포럼`은 이 의원이 추진한 현안 중에서 가장 호평을 받고 있는 사업 중의 하나로 동서 지역갈등을 완화시키는데 큰 몫을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강석호 의원이 동해안을 기반으로 하고 있는 반면, 김천 출신의 이 의원은 경북 서쪽 지역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김천시와 구미시, 상주시와 문경시 등의 인구는 포항시와 경주시 등의 인구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역시 구미 출신의 김관용 지사도 이철우 의원의 도지사 행보에 힘을 실어주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나오게 하고 있다. 이 의원은 김관용 지사가 발탁한 경북도 정무부지사 출신이다. 하지만 이 의원도 `포스트 김관용`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 자신에 대해 “아무것도 결정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

이병석 전 부의장·남유진 시장 `물망`

무시 못할 인지도·업적 가진 이병석

남유진, 유력주자 불출마땐 가능성 커

이병석 전 국회부의장의 이름도 거론되고 있다. 포항 출신의 이 전 부의장은 4선 국회의원 출신으로 20대 총선 공천 과정에서 낙마했다.

하지만 낙천 이후에도 포항 정가에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는 관측이 유력한데다, 포항 오거리에 위치한 지역 사무실도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 것도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여기에 포항야구장과 포항 KTX 유치 등 업적도 상당한데다, 지역 인지도 역시 강석호 의원과 이철우 의원에 뒤쳐지지 않은 상황이다.

하지만 이 전 부의장은 포스코에 영향력을 행사해 자신과 친한 인물이 운영하는 몇몇 협력사에 일감을 몰아주고, 이 업체 중 한 곳인 S사 대표 H씨로부터 수천만원대의 불법 정치자금을 챙긴 혐의로 재판을 앞두고 있는 상황이다. 결국 이 의원의 도지사 출마는 이후 펼쳐지게 되는 재판의 결과에 좌우될 것이 유력하다. 또 재판의 결과가 이 전 부의장에게 유리하게 나온다고 하더라도 정치 경력의 상처가 완치되기는 힘들 것으로 보여, 그의 향후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런가 하면, 구미의 남유진 시장도 차기 경북도지사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남 시장은 지난 4월 13일 백승주(구미갑) 의원의 당선 축하 장소에서 자신의 이름을 외치는 지지자들을 상대로 “자 여러분 2년 뒤에 합니다. 2년, 2년 뒤에”라는 발언을 이어갔다. 이 발언을 두고 구미지역 언론들은 `남유진 시장의 축하연설이 2년뒤에 치러지는 도지사 선거를 염두에 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하지만 남 시장은 3선의 구미시장을 지내는 동안 역대 선거의 득표율이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첫 구미시장에 도전한 제4회 지방선거에서는 한나라당 후보로 75.9%의 득표율을 보였지만, 제5회 지방선거에서는 53.9%, 제6회 지방선거에서는 52.5%의 득표율에 그쳤다.

물론, 남 시장의 `포스트 김관용`에 호의적인 시선도 존재한다. 내년 대선 이후 정치권의 급변에 따라 유력 주자인 강석호·이철우 의원의 불출마가 이어질 경우 남 시장의 당선도 무시할 수 없을 것이라는 의견이다.

실제로 구미의 정가 관계자는 “남유진 시장도 유력 국회의원과의 승부에서 유리하다고 생각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아마 남 시장은 자신의 출마를 정치 상황에 따라 달리할 수 있다고 느낄 것”이라고 말했다. 사실상 국회의원 출마도 염두에 두고 있다는 뉘앙스다.

야권 오중기·박창호 위원장 `거론`

오중기, 지난 선거 득표율 15% 육박

정의당 후보로 박창호 재도전 할 듯

여권에서 강석호 의원과 이철우 의원, 이병석 전 국회부의장, 남유진 구미시장 등 4명의 이름이 거론되고 있다면,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정의당 등 야권에서는 더불어민주당 오중기 경북도당위원장의 이름이 거론되고 있다.

오 위원장은 지난 2014년 치러진 지방선거에서 김관용 지사에 이어 14.93%의 득표율로 2위를 기록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당선된 지난 대선에서 경북지역에 80% 이상의 표심을 여당에 밀어준 상황에서 15%에 육박하는 그의 득표율은 당선권은 아니더라도 의미있는 득표로 기록되고 있기 때문이다.

포항 출신의 오 위원장은 지난 4월 치러진 제20대 총선에서도 포항북 지역에 출마해 12.71%의 득표율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외에도 야권에서는 박창호 정의당 경북도당위원장이 도지사 선거에 출마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박 위원장은 지난 제6회 지방선거에서 4.69%의 득표율을 기록하기도 했다.

/박순원기자 god02@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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