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 선박업체서 인수<BR>수년 전 복수노선시대 열어<Br>취항 한 달만에 고장 방치
수년 전 취항 한 달 만에 운항이 중단돼 포항구항에 방치됐던 포항-울릉간 여객선 `아라퀸즈호`가 마침내 부산으로 떠났다.
포항지방해양수산청에 따르면 아라퀸즈호는 지난 3일 부산의 한 선박업체에 인수됐으며 8일 오후 7시 예인선을 이용해 부산으로 출항했다.
아라퀸즈호(3천403t)는 지난 2013년 7월 19일 포항-울릉 간 노선에 취항하면서 복수노선 시대를 연 바 있다. 하지만, 이후 기관실 화재와 엔진고장 등 각종 사고가 발생, 수리비 미지급 및 대금 부풀리기를 통한 사기대출 등 말썽에 휘말리며 다시 운항하지 못하고 결국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장기 계류선박 처리에 골머리를 앓아 왔던 포항해수청도 이제 한 시름 놓을 수 있게 됐다.
3천t급 이상, 선체 100여m에 달하는 아라퀸즈호가 포항구항의 여객선터미널·송도부두 등을 전전하며 수년간 방치되자 해경 등 다른 선박의 입출항에 큰 방해가 됐고, 안전사고와 환경오염 우려를 낳아왔기 때문. 이에 해수청에서도 올 들어 매월 3~4차례씩 관련 회의를 여는 등 대책 마련에 힘써왔다.
아라퀸즈호가 떠남에 따라 현재 포항구항에 남아있는 장기 계류선박은 원진 5호(1천249t)·삼봉호(106t) 2척이다. 원진5호는 지난 2011년 전남 강진군의 한 해운업체가 모래운반사업을 위해 포항해수청에서 면허를 취득했으나, 이후 사업주가 모래채취허가를 받지 못하자 한 번도 운항하지 않고 지난해 1월 결국 면허가 취소됐다.
포항구항 일반부두에 계류 중인 여객선 삼봉호의 경우 대체선을 찾지 못해 지난 2012년 9월부터 미운항 상태다. 결국 삼봉호는 지난해 9월 면허가 취소됐고 현재는 소유자가 매각을 위해 업체 등을 물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윤석홍 포항해수청장은 “아라퀸즈호가 부두에 장기 계류하고 있어 입출항하는 여객선, 해경함정 등 타 선박의 안전에 위협이 돼왔지만, 부산으로 예인됨에 따라 포항구항의 선박 안전 및 부두 활용에 효율성이 높아질 것”이라며 “남아있는 장기 계류선박에 대해서도 비상대응체계를 구축하고 안전관리도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고세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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