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담배회사 판매량 전년보다 4분의 1 감소<BR>올 12월 담뱃갑 경고그림 의무화 시행땐 더 줄듯
지난해 국내 성인남성의 흡연율이 사상 처음으로 30%대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담뱃값 인상과 흡연구역 확대 등의 금연 정책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보건복지부는 국민건강영양조사 결과를 토대로 추계한 결과 지난해 만 19세 이상 성인 남성의 흡연율이 39.3%로 전년의 43.1%보다 3.8%포인트 떨어진 것으로 추정된다고 10일 밝혔다. 성인 남성 흡연율이 40% 이하로 떨어진 것은 흡연율 집계가 시작된 1998년 이후 처음이다.
남성과 달리 여성의 흡연율은 별 차이가 없었다. 지난해 성인 여성의 흡연율은 전년 5.7%보다 0.2%포인트 줄어드는데 그친 5.5%로 추정된다. 남녀를 아우르는 전체 성인 흡연율은 22.6%로 전년도 24.2%보다 1.6%포인트 하락했다.
흡연율은 지난 1998년 66.3%, 2001년 60.9%, 2005년 51.6%를 기록한 뒤 2008년 40%대로 떨어졌으며 이후에도 금연구역 확대 등의 영향으로 하락세를 이어가 2013년 42.1%까지 내려갔지만, 2014년 다시 43.1%로 반등했다.
간접흡연율 역시 큰 폭으로 내렸다. 공공장소에서의 간접흡연 경험률은 지난해 35.4%로 전년대비 16.7%포인트 급감했으며, 직장에서의 간접흡연 경험률 역시 전년보다 13.3%포인트 낮아진 26.8%였다.
흡연율 하락과 함께 담배회사의 판매량은 전년보다 4분의 1가량 줄었다. 흡연율이 떨어진 만큼 담배회사의 판매량 역시 전년 43억갑에서 33억갑으로 23.7% 줄었다. 세금 부과의 근거가 되는 담배 반출량(공장이나 창고에서 담배가 반출된 양)을 기준으로 하면 45억갑에서 31억갑으로 29.6% 감소했다.
복지부는 지난해 1월1일자로 단행된 담뱃값 2천원 인상과 모든 음식점으로 금연구역 확대 등 금연 정책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담뱃값 인상 등 금연 정책은 청소년 흡연율 하락에도 기여한 것으로 추정된다. 복지부가 발표한 청소년 건강행태 온라인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남성 학교 청소년(중1~고3)의 흡연율은 전년도 14.0%보다 2.1%포인트 하락한 11.9%였다.
복지부는 “남성 흡연율이 줄어든 것은 담뱃값 인상 외에도 관련 예산을 전년 대비 13배 수준인 1천475억원 수준으로 늘리며 금연지원 서비스를 확대한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며 “올해 12월 담뱃갑 경고그림 의무화가 시행되면 흡연율 하락이 더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김혜영기자 hykim@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