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준호 선제골로 1대0 신승<BR>1승1무… H조 1위에 `우뚝`
최진철 감독이 이끄는 포항스틸러스가 J리그 명가 우라와레즈를 물리치며 ACL 본선진출에 청신호를 켰다.
포항스틸러스는 2일 오후 7시 30분 포항스틸야드에서 열린 우라와 레드 다이아몬즈와의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이하 ACL) 조별리그 H조 2차전에서 수적 열세에도 불구하고 전반 19분 터진 손준호의 결승골을 끝까지 지켜내며 1-0으로 승리했다.
특히, 3·1절인 1일 서울이 히로시마에 대승을 거둔데 이어 포항이 한일전 리턴매치에서 J리그 명가인 우라와레즈에 또다시 승리하며 K리그의 위상을 높였다.
같은 날 열린 H조 2차전에서 호주 시드니FC(1승1패)가 광저우헝다(1무1패)에 승리함에 따라 포항은 1승 1무 승점 4점으로 H조 1위에 올랐다. 그러나 당초 조 1위가 예상됐던 광저우헝다가 포항에 비긴 데 이어 이날 호주에 패함에 따라 향후 H조 순위싸움은 혼전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이날 포항은 1차전에서 뛰지 않았던 공격수 라자르와 태국 전지훈련에서 두각을 나타냈던 `신성` 정원진이 선발로 나서 포항 공격에 활력을 불어 넣었다. 또한 지난해까지 배슬기에 밀렸던 수비수 김원일이 선발 출장해 포항 수비에 안정을 가져왔다. 특히, 중원에서는 손준호와 `정신적 지주` 황지수가 광폭 활동량을 보여주며 공격의 물꼬를 텄다.
시작은 다소 불안했다. 중원을 두텁게 한 우라와레즈가 전반 2분 만에 선공을 날렸다. 아오키가 포항 수비가 자리가 잡히지 않은 상황에서 아크 정면에서 슈팅을 날렸다. 하지만 신화용 골키퍼가 온몸을 날리는 슈퍼세이브로 위기를 넘겼다.
포항은 곧바로 반격에 나섰다. 전반 10분 페널티박스 왼쪽을 파고든 심동운이 슈팅까지 날렸으나 골키퍼 정면으로 향했다. 전반 15분에는 라자르와의 콤비플레이로 공을 받은 손준호가 아크정면에서 날카로운 슈팅을 날렸지만 골대 왼쪽을 살짝 비꼈다. 연이은 파상공세 속에 포항이 기선을 제압했다.
전반 18분 왼쪽 측면에서 페널티박스 외곽으로 짧게 연결된 패스를 손준호가 강력한 슈팅을 날렸고, 문전에 있던 마키노가 손으로 막았다. 주심은 곧바로 마키노에 경고와 함께 페널티킥을 선언했다. 이어 페널티킥 키커로 나선 손준호는 오른발 슈팅으로 상대 골문을 시원스럽게 갈랐다.
후반 시작과 함께 포항이 추가골을 노렸지만 골대 불운에 막혔다. 후반 1분 페널티박스 정면에서 날린 심동운의 슈팅이 골키퍼를 맞고 흘러나왔고, 혼전에 이어 정원진이 페널티박스 오른쪽에서 강력한 중거리슈팅이 골 크로스바를 맞고 튕겼다.
후반 중반이 되면서 경기는 안개속으로 빠졌다. 결승골의 주인공인 손준호가 후반 23분 경고 누적으로 퇴장을 당하며 포항이 수적 열세에 놓였기 때문. 그러나 최진철 감독은 활동량이 많았던 황지수와 심동운을 대신해 후반 23분과 31분에 박준희와 배슬기를 교체해 수비 안정을 꾀했다. 이후 포항은 강력한 `철의 장벽`을 구축했고, 우라와의 파상공세를 온 몸으로 막아내는 육탄방어로 귀중한 승점 3점을 챙겼다.
한편, 이날 응원전의 열기도 매우 뜨거웠다. 우라와레즈 서포터즈 200여명이 열띤 응원을 벌였고, 이에 맞서 포항스틸러스 서포터즈와 함께 해병대 장병 500여명이 스탠딩 응원으로 응수해 국가대항전을 방불케 했다. 특히, 해병대 출신 김원일 선수는 경기 직후 해병대 응원석을 찾아 군가를 함께 부르며 후배들에게 화답하기도 했다.
/김기태기자 kkt@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