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의 농식품 강소기업을 찾아서<br> (7)호미곳전통찰보리빵
“처음 경험해 본 맛이었어요!”
호미곶전통찰보리빵 권영숙 대표는 보리빵과의 인연을 소개하며 `첫 맛`에 대한 감탄을 먼저 표했다. 그는 “우연히 보리로 만든 빵이라고 해서 한 번 맛봤는데, 이게 뭔가 싶어 하나 집었다가 처음 맛본 맛에 홀라당 마음을 빼앗겼다. 밀가루로 만든 일반 빵과는 식감이 다르고 덜 달았다. 그 맛을 잊지 못해 보리빵에 관심을 갖게 됐고, 마침 가게가 하나 있다고 해서 무작정 사업에 뛰어들었다”고 말했다. 그의 `보리빵 사랑`은 온전히 소비자 입장에서 시작된 것이다.
◇가족도 찰보리빵 매력에 흠뻑
평소 제과제빵 분야에는 `전혀` 관심이 없었던 권 대표의 갑작스런 결정에 가족들도 처음엔 내키지 않았다. 어느새 10년이 흐른 지금, 가족 모두가 호미곶찰보리빵의 매력에 흠뻑 빠져 있다.
권 대표는 “한순간에 보리빵에 매료돼 가족들 입장에서는 사실 돌발적인 선포나 다름없었다.(웃음) 다들 미심쩍어했지만, 포항의 특산품브랜드인 `영일만친구`를 획득하고 나서는 모두가 각자 하던 일을 그만두고 찰보리빵에 매달렸다”고 전했다.
든든한 가족지원군을 얻기까지 권 대표는 오직 맛에 대한 연구에 공을 들였다. 경주빵 등 유사 경쟁제품이 유난히 많은 제품의 특성상 소비자들의 입맛을 사로잡기 위한 방법 찾기에 고심했다. 건강에 좋다는 클로렐라를 넣어보고 키토산 가루를 첨가하거나 영덕에서 들여 온 유기농 달걀로 반죽해 봤다. 여러 시도를 거듭했으나 뚜렷한 맛의 변화를 찾기가 어려웠다.
결국, 권 대표는 수차례의 도전 끝에 `복분자`에서 답을 찾았다. 장기면 무(無)농약 산딸기로 직접 담근 복분자 효소를 사용해 빵의 단맛을 조절했다. 복분자 효소는 보릿가루 특유의 향과 달걀비린내 등을 한꺼번에 잡아주는 효자 노릇까지 했다.
◇20~30대 젊은층도 즐겨 찾아
호미곶전통찰보리빵의 진면목은 원재료에 그 답이 있다. 오직 100% 찰보리가루를 사용하는데 대보면 호미곶 일대에서 친환경으로 재배한 것이다. 밀가루가 아닌 보릿가루로 만들기 때문에 빵의 모양이 많이 부풀지 않고 전병처럼 얇다. 대신 부드럽고 촉촉해 차진 맛이 특징이다.
주로 연령대가 높은 고객이 단골일 것이란 예상과는 달리, 대학생 등 20~30대 젊은이들뿐만 아니라 어린 아이들 사이에서도 건강 간식으로 통한다. 아몬드와 호두를 잘게 다져 넣은 견과류보리빵은 특별히 씹는 맛이 좋아 남녀노소 모두에게 인기다. 무방부제 식품으로 유통기간이 짧지만, 실온 보관 시 최대 유효기간은 10일 정도다. 냉장 보관하면 10일 정도로 늘어나는데 빵 맛이 더 촉촉하고 부드러워진다.
권 대표는 “음식을 판매하는 입장이라 사람들이 `맛있다`고 칭찬할 때 가장 기쁘고 보람을 느낀다. 한 번 맛본 사람들은 꼭 다시 찾아와 재구매율이 높다. 질리지 않는 심심한 맛에 은근히 맛이 좋아 찾는 사람들이 많다. 터미널이나 역에서 선물용으로 구매했다가 택배로 주문하는 경우도 흔하다”고 말했다.
◇포항 전역에 판매점 내고파
그의 포부는 지역 내 곳곳에 찰보리빵 판매점을 내고 싶은 것이다. 최근엔 매장을 카페형식으로 운영하면서 커피와 음료 등을 주문하는 고객께 찰보리빵 1개를 제공한다. 이러한 서비스 덕분에 10명 중의 7명은 찰보리빵을 구매하고자 지갑을 연다고.
아무래도 경쟁업체가 많아 힘들지 않으냐는 질문에 대한 대답에서 권 대표의 끈기가 묻어났다. 그는 “지난 10년간 자부심을 갖고 꿋꿋이 버텼다. 워낙 유사한 제품이 많다 보니 처음엔 사람들이 별 기대 없이 `다 똑같은 빵이네`하며 먹어본 후엔 다들 `어떻게 이런 맛이 나냐`며 놀랜다. 내가 처음 보리빵을 맛봤을 때의 반응처럼 말이다. 끊임없는 연구를 거듭한 결과 다른 제품에 비해 차별성을 지닌 만큼 향후 사업을 이끌어 나가는데에도 자신 있다”고 확신했다.
/김혜영기자 hykim@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