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장애 등 정신건강에 문제
보건복지부 중앙심리부검센터는 26일 자살 사망자 121명의 유가족(151명)을 면담해 이 같은 내용의 자살자 심리부검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 대상 자살사망자는 20대 이상의 나이로 2012~2015년에 숨진 사람들이며 정신건강증진센터, 경찰 혹은 유가족이 심리부검을 의뢰한 경우다. 구조화된 심리부검조사도구를 통해 면담을 진행한 후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와 관련 전문가들이 분석했다.
심리부검 결과 자살 사망자의 93.4%는 숨지기 전 주위에 언어, 행동, 정서 변화 등의 방법으로 자살을 생각하고 있거나 자살할 의도가 있음을 드러내는 `경고`를 보냈다. 말이나 글을 통해 직·간접적으로 죽음을 언급하거나 신체적인 불편함을 호소하고, 수면 상태가 변하는 경우, 주위에 미안함을 표현하거나 대인 기피, 무기력 등의 감정상태 변화를 보이는 경우 등이 이에 해당한다.
자살 사망자의 88.4%는 정신건강에 문제를 가지고 있었으며 이 중 우울장애가 74.8%로 가장 많았다. 그럼에도 사망 한 달 이내에 정신의료기관이나 정신건강증진센터를 이용한 사망자는 4명 중 1명꼴인 25.1%에 불과했다. 오히려 복통 같은 신체적인 불편감이나 수면 곤란 등을 호소하며 대증적인 치료를 위해 1차 의료기관, 한의원에 방문했던 경우가 28.1%로 더 많았다. 하지만 유가족의 81%는 이 같은 경고 신호를 모르고 있다가 심리부검 중에야 뒤늦게 알아차렸다. 경고를 경고로 인식하지 못하고 무겁지 않게 넘겼기 때문이다.
/김혜영기자 hykim@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