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2년에 `92공식`이 나왔다. 1국 2체제를 공포한 것이다. 중국은 하나지만 체제는 달리한다는 공식이다. 중국은 공산주의 체제를, 대만은 자본주의 체제를 각각 유지한다는 뜻이다. 그후 `대만`이란 국호는 국제사회에서 사라지고 대만국기도 통용될 수 없었다. 올림픽 때 공식명칭은 `차이니즈 타이페이`이고, 국기는 대만올림픽위원회의 깃발만 허용되었다. 대만은 중국보다 경제수준이 훨씬 높은 선진국이지만 `작은 섬나라`이고, 중국은 대만을 `중국의 1개 성(省)`으로 취급할 뿐이다. 대만 내부에서도 국민당은 `하나의 중국`에 동의하지만, 민진당은 `대만독립국`을 고집한다.
대만 출신의 16세 된 걸그룹 멤버 쯔위양이 숙소 침대에서 대만국기를 흔드는 영상이 방영되면서 중국이 발칵 뒤집어졌다. 황안이라는 대만출신 가수가 그것을 고자질했고, 중국정부는 “JYP는 중국 공연을 할 수 없다”는 압박을 가했고, JYP는 몇차례 사과하고, 쯔위도 검은옷을 입고 “중국은 하나이며 저는 제가 중국인임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사죄했다. 그러나 그 사죄는 대만 청년층을 격분시켰고, 민진당 총통 후보 차이잉원은 “국적문제를 두고 사죄하는 대만인이 다시는 없도록 하겠다”고 날을 세웠다.
일제때 한국인이 태극기를 들고 길거리에 나섰다면 그는 `독립군`으로 취급돼 법정에 섰을 것이다. 지금 대만의 처지가 그와 같아서 재판 대신 경제제재를 당한다. 어쩐지 역사의 수레바퀴가 거꾸로 도는 것 같다.
/서동훈(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