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투자수익률이 원숭이보다 못하다는 말이 가끔 인용된다. 원숭이는 투자 대상을 모르지만 사람은 그것은 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확실히 알지 못하면 모르는 부분만큼 실수하게 되어 있고, 그로 인한 손실은 아예 몰랐던 원숭이보다 수익률을 저조하게 만든다. 지속적으로 좋은 투자수익률을 얻기 위해서는 투자대상에 대해 90%이상 알아야 한다.
워렌버핏은 “만일 당신이 40명의 첩을 두었을 경우 단 한 명도 제대로 알지 못할 것이다”고 말한다. 그의 투자는 구조적인 위험이 있어 통제하기 어려운 자산을 철저히 피한다. 진입장벽이 높고 구조조정이 끝나 경쟁이 덜하거나 수요가 안정적인 자산을 선호한다. 그 가운데 일시적으로 가격이 하락한 것을 사서 가격이 회복되기를 오랜 기간 기다리는 전략을 취한다.
그런데 워렌버핏은 작년에 2009년 이후 최악의 투자성과를 기록했다. 그가 운영하는 버크셔 헤서웨이의 투자수익률은 -11.5%를 기록했다. 그의 투자방법이 틀린 것일까? 그것은 아니다. 우리는 여전히 실수의 가능성을 줄이는 그의 투자철학을 배워야 한다. 그러나 그가 몰랐던 위험이 등장했다. 예를 들어 그는 유가를 예측하는 것은 무모한 일이므로 석유 자산에 투자하지 않았다. 반면 석유를 생산하거나 운반하는 수요는 안정적이라고 판단하여 석유 시추설비 및 운송 수단에 투자했다. 그러나 사회가 석유를 덜 쓰는 쪽으로 바뀌어 가면서 그의 가정이 틀리게 되었다. 이런 현상이 구조적이라면 워렌버핏의 투자수익률은 계속 실망스러울 것이다. 과거 텔레비전이 보급되었을 당시 `비디오 스타가 라디오 스타를 죽인다`는 제목의 노래가 유행이었던 것처럼 지금 세상의 패러다임이 바뀌는 가운데 가치투자가 능사가 아니므로 신성장동력을 파악하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할 것이다.
지금 싹트고 있는 신성장동력 관련 주식들은 당분간 주가가 출렁일 수 있을 것이다. 왜냐하면 미국이 금리를 인상하며 쓸데 없이 생긴 자산가격 거품을 제거하는 과정에서 이들의 주가도 동반 하락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옥석을 가려 핵심경쟁력을 가진 신성장동력을 찾아낼 수 있다면 워렌버핏이 얻지 못한 수익률을 얻게 될 것이다. 그의 투자방법을 응용해서 말이다.
앞으로 경제 저성장으로 인해 전반적으로 투자수익을 얻을 수 있는 확률이 떨어진다면 오히려 돈은 성공시투자수익이 극대화될 수 있는 쪽으로 몰릴 것이다. 따라서 가능성 있는 젊은 기업들에 대한 주가 프레미엄도 더 커질 것으로 판단된다.
그런데 미국의 Uber, Air bnb처럼 성공적인 신성장 기업들은 거래소에 상장하기를 꺼린다. 왜냐하면 상장과 동시에 여러가지 간섭이 들어오고, 보고의무가 생긴다. 신생기업으로서 공개하기 싫은 사업비밀도 있을 것이다. 상장회사를 매각할 때 상장폐지를 시키면 매각가격에 프레미엄이 생길 정도이다. 따라서 이러한 신성장기업들(Start-up)이 초기 자금조달만 충분하다면 굳이 상장할 필요가 없다. 과거 은행들은 이들에게 돈을 빌려 주는데 인색했다. 은행에게 이들은 큰 손님도 아니고, 또 이들의 사업을 일일이 파악하는 것도 어렵고 귀찮은 일이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최근 은행 금리가 낮아지며 돈이 은행에서 이탈하고 있고, 이 자금들은 신성장 기업들을 소개하는 핀테크 플랫폼으로 흘러들고 있다.
사람들은 미래도 과거와 비슷할 것이라는 습관(Continuity bias)을 갖고 있다. 그래서 변혁기에 큰 곤란을 겪는다. 전 세계 인구가 노령화되며 과거에 발생했던 수요는 포화됐다. 이제는 새로운 형태의 수요가 탄생해야 한다. `확실히 알고 하는` 워렌버핏의 투자철학은 여전히 배울 만하지만 투자대상을 신성장동력으로 옮겨 공부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