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지방식 숫쥐 새끼 당뇨병 ↑<bR>美 연구팀, 실험 결과 발표
임신 전 남편의 식습관이 자녀의 건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전문의들은 임신 여성에게 태아 건강을 위해 출산 때까지 평소 좋지 않은 식습관을 고치도록 조언한다. 그러나 남편도 아내의 임신 전에 식습관을 고칠 필요가 있음을 보여주는 연구결과들이 최근 심심치 않게 발표되고 있다.
메디컬 익스프레스는 4일 미국 네바다대학 의과대학의 천치(Chen Qi) 박사가 임신 전 남편의 고(高)지방식이 태어난 자녀의 당뇨병 위험을 높일 수 있음을 보여주는 쥐 실험 결과를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천치 박사는 지방이 많은 먹이를 먹은 숫쥐와 정상적인 먹이를 먹은 암쥐 사이에서 태어난 새끼 쥐는 두 가지 당뇨병의 전조증상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새끼 쥐들은 태어난지 7주가 지나자 내당능 장애와 인슐린 저항이 나타나기 시작했으며 이러한 증상은 15주 이후부터 더욱 심해졌다. 내당능 장애는 포도당 처리능력이 정상인과 당뇨병 환자의 중간 정도에 해당하는 증상이며, 인슐린 저항은 포도당을 처리하는 인슐린의 작용이 감소된 상태로 두 증상 모두 당뇨병 발병에 앞서 나타나는 대표적인 전조증상이다.
이러한 결과를 두고 천 박사는 “아버지의 식습관이 자녀에 장기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숫쥐의 유전정보가 담긴 운반RNA(tRNA: transfer RNA) 조각이 정자를 통해 새끼에게 전달됐기 때문일 것으로 추측했다.
반면 지방을 많이 먹은 숫쥐의 tRNA 조각을 정화(purify)시킨 다음 암쥐의 난자에 직접 주입해 태어난 새끼는 내당능 장애만 보이고 인슐린 저항은 나타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또한, 고지방 먹이를 먹은 숫쥐의 새끼들은 당분과 탄수화물, 인슐린 부족 때 생성되는 화학물질인 케톤을 처리하는 유전자 관련 변이가 발생한 사실도 밝혀졌다.
그러나 천 박사는 “tRNA 조각은 반드시 해로운 영향만 끼치는 것은 아닐 것이며 만약 숫쥐가 올바른 식습관을 가졌다면 그 영향 또한 좋게 나타났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얼마전 덴마크 연구팀은 비만한 남성의 정자에는 비만 유전자가 담겨있으며 이 유전자는 자식에게 전달될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김혜영기자 hykim@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