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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신마취 없이 안전한 치료기술 나와

등록일 2015-10-14 02:01 게재일 2015-10-14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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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가 알려주는 건강 Tip<BR>고령층 척추관 협착증
▲ 최건 원장 포항우리들병원

얼마 전 눈빛이 파란 노년의 터키 여성이 휠체어를 탄 채 내원했다. 다른 사람의 도움 없이는 혼자 일어서고 앉는 것조차 매우 힘겨워 보일 정도로 위급해 보였다. 이 여성은 터키 앙카라 대학에서 화학과 교수로 재직했던네클라 균듀즈(Necla Gunduz·85·여) 박사였다.

균듀즈 박사는 수년 전부터 허리와 다리 통증으로 인해 정상적인 생활이 어려웠다고 설명했다. 당시 그는 혼자 앉았다 일어서는 것은 물론 지팡이에 지탱해 걷는 것 조차 힘든 상태였으며 누운 채로 왼쪽다리를 30cm 이상 들어올리는 것도 불가능했다.

그동안 자국에서 별다른 치료를 받지 못하고 병을 방치하던 중에 터키 앙카라대학 정형외과 교수인 타릭 야자르(Tarik YAZAR) 박사의 권유로 한국행을 결심했다고 전했다.

다시 걸을 수 있다는 희망을 품고 꼬박 반나절을 거쳐 포항우리들병원을 직접 찾아온 균듀즈 씨는 검사 결과 척추관 협착증을 진단받았다. 고령의 나이에 큰 수술은 무리였다. 과거 5년전 백혈병을 앓았던 점 등 환자의 신체 상태를 고려해 내시경 시술을 결정했다.

최근 디지털 내시경 기술의 발전으로 디스크 탈출을 동반한 척추관 협착증 환자도 전신마취 없이 빠르고 안전하게 치료를 받을 수 있게 됐다. 내시경 시술에서 레이저와 고주파열을 병용해 사용하면 적용범위가 넓어져 중증 디스크나 척추관 협착증이 있는 경우에도 성공적으로 척추 질환의 근본 원인을 치료할 수 있다.

내시경을 이용한 시술은 부분 마취 비절개로 직접 환부에 접근해서 효과적으로 감압을 할 수 있으므로 전신 마취의 위험성 및 관혈적 수술에 의한 부작용이 없다.

내시경으로 신경과 척추 조직을 확대 조명하면서 섬세한 레이저나 드릴 등으로 신경을 누르고 있는 병적인 뼈나 조직만을 최소 침습적으로 제거하기 때문에 환자 본인은 간단한 비수술적 치료로 느낄 정도로 간편하다.

실제로 균듀즈씨는 수술 다음 날부터 혼자 앉았다 일어서는 것이 가능해졌고 천천히 걷기 시작해 가족들을 놀라게 했다. 그는 다리와 발목의 움직임이 매우 자연스러워지고 혼자 걷는 것도 편해졌다고 말했다.

이처럼 내시경을 통한 척추 수술의 효과는 관혈적 수술의 효과와 동일하거나 혹은 이를 능가하며 절개 수술의 부작용도 없고 일상생활로의 복귀도 빠르다. 따라서 수술의 위험성 때문에 적극적인 치료를 포기해 온 고령 환자들에게 안전한 치료법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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