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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문난 잔치, 살만한 게 없네”

김혜영기자
등록일 2015-10-05 02:01 게재일 2015-10-05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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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판 블랙프라이데이…소비자들 “실속없다”<br>포항 대형유통업체 5곳만 참여, 죽도시장 빠져<br>최고 70% 할인 홍보…알고보니 인터넷이 저렴

정부가 내수 진작과 소비심리 개선을 목적으로 미국의 블랙프라이데이를 현지화해 대규모 할인행사를 마련하고 있지만 소비자들의 반응은 의외로 시들했다.

특히 포항시에는 행사 참여업체와 품목이 적은데다 할인율 또한 낮아 소비자들 사이에 `살만한 게 없다`는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1일 한국판 블랙프라이데이 행사를 오는 14일까지 2주간 개최한다고 밝혔다. 정부는 공식 홈페이지까지 만들고 백화점과 대형마트, 편의점 등 유통업체 및 온라인쇼핑몰, 전통시장 등 2만6천여개 점포가 참여하는 국내 최초, 최대 규모의 가격 할인행사라고 알려 소비자들의 기대를 모았다.

지난 1일부터 포항시 내 백화점과 대형마트 등에서는 주차대란이 벌어지는 등 시민들의 뜨거운 관심을 끌었다. 지난 주말 유통업체들은 고객들에게 문자메시지를 발송하고 주차장 이용에 대한 양해를 구하기도 했다.

하지만 행사의 속내를 들여다 본 시민들은 실망감을 드러냈다. 포항시 내 참여 유통업체(온라인·편의점 제외)는 롯데백화점, 이마트, 홈플러스 등 5여곳에 불과한 데다 백화점의 경우 가을 정기세일과 겹치면서 시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할인효과는 적었다는 것이다. 게다가 전국의 전통시장 200곳 가운데 경북 내 경산, 경주, 안동 등 9곳이 참여했지만 포항 죽도시장은 리스트에서 빠졌다.

4일 백화점을 찾은 양모(53·남구 효자동)씨는 “직접 매장을 둘러보고 나니 행사에 다녀온 사람들이 다들 살만한 게 없다고 말하던 반응을 이해하게 됐다. 다른 지역은 전통시장까지 행사에 참여해 그나마 선택의 폭이 넓은 편인 것 같아 아쉬움이 남는다”고 말했다.

실제로 정부가 당초 밝힌 것과는 대조적으로 백화점, 대형마트 등의 행사장에서 50~70%의 블랙프라이데이 할인율을 적용한 상품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평균 10~20% 범위 내에서 할인행사를 해 오히려 인터넷이나 직영판매점이 더 저렴하다는 목소리다. 비교적 할인폭이 큰 것은 이월상품이 대부분인데다 제품상태도 좋지 않아 구입의사가 생기지 않았다는 불만도 쏟아졌다.

마트의 경우 할인 위주가 아닌 동일한 브랜드의 상품을 일정 금액 이상 구입 시 상품권을 증정하는 식의 행사를 중심으로 진행 중이다.

A마트 관계자는 “제조업체들이 `굳이 손해를 보면서까지 동참하고 싶지 않다`는 입장이라 소비자들이 만족할 만한 할인행사를 선보이지 못했다”며 “향후 제조 및 유통업체 뿐만 아니라 전통시장과 골목상권에 활기를 불어넣을 수 있도록 허점을 보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혜영기자 hykim@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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