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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읽는 즐거운 시간, 행복한 공간

안찬규기자
등록일 2015-09-30 02:01 게재일 2015-09-30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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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은 중앙도서관 외부 전경
▲ 포은 중앙도서관 외부 전경
포항 문화의 한 중심이 될 포은중앙도서관 개관이 한 달여 앞으로 다가왔다.

사업비 240억원(국비 96억·도비 8억·시비 136억)을 들여 전국에서도 손가락 안에 꼽히는 규모로 준공된 만큼 그 시설과 서비스에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본지는 도서관이 개관하는 다음 달 26일 이후로 미리 찾아가 시민들이 누릴 편의를 가상시나리오로 구성했다.

사업비 240억 투입… 내달 26일 개관

전국 손꼽히는 규모에 편의시설 다양

독서·영화·공부·휴식까지 한곳에서

지역상권 활성화, 인근 식당들 웃음꽃

●…회사원 이상현(30·북구 여남동)씨는 포은중앙도서관이 개관한 뒤로 다가오는 휴무일이 더 기다려진다. 독서는 물론 영화, 공부 등이 한곳에서 가능한 도서관이 생기면서 지루했던 휴일이 즐거워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휴일 아침 일찍부터 도시락을 준비해 버스를 타고 도서관으로 향한다. 포은중앙도서관이 지역 대부분 시내버스가 통과하는 대중교통 요충지이기 때문에 굳이 승용차를 타고 갈 필요가 없다.

오전 10시 도서관에 도착한 그는 먼저 3층 디지털자료실로 향했다. 평소 보고 싶었던 영화인 `매드맥스`DVD를 빌리고서 자료실의 컴퓨터를 이용해 영화를 감상했다.

한시도 긴장감을 늦출 수 없었던 영화가 끝난 시각은 낮 12시. 허기가 진 그는 같은 층에 마련된 쉼터에서 집에서 싸온 도시락을 먹고 나서 포항시가지와 포스코, 포항운하, 송도솔밭 등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옥상전망대에서 바람을 쐬며 커피를 마셨다. 머리를 식힌 그는 본격적으로 5층 일반자료실에 자리를 잡고 자격증 취득을 위한 공부를 시작했다. 집중력이 떨어지면 이곳에서 빌린 소설로 자신만의 휴식을 즐기며 공부를 이어갔다. 어느덧 오후 6시. 지루할 틈 없었던 하루가 쏜살같이 지나갔다.

▲ 최신 DVD 대여는 물론 컴퓨터, 스캐너, 프린트 등 전자기기를 이용할 수 있는 디지털자료실.
▲ 최신 DVD 대여는 물론 컴퓨터, 스캐너, 프린트 등 전자기기를 이용할 수 있는 디지털자료실.
●…중학생 김현호(15)군은 포은중앙도서관이 문을 연 뒤 하루도 빠짐없이 출석도장을 찍고 있다. 6천여권의 만화책으로 가득한 1층 만화자료실 방문이 주요 목적이다. 만화자료실은 일반자료실과 달리 도서대출을 하지 않기 때문에 매일같이 찾아올 수밖에 없다. 김군은 포은중앙도서관이 개관하기 전에는 책 읽는 취미가 없었지만, 어느덧 친구들과 PC게임을 즐기는 것보다 책 읽는 시간이 더 즐거워졌다.

만화책으로 읽는 습관을 들인 그는 최근부터 도서관을 나설 때 5층 일반자료실을 찾아 소설을 빌린다. 도서관을 다니면서 책 읽는 재미를 알아가고 있다.

김군의 부모도 기쁘다. 방과 후 친구들과 어울려 PC방에서 시간을 보내던 아들이 도서관 마니아가 됐기 때문이다.

▲ 어린이의 눈높이에 맞춘 서고와 다양한 색상의 실내 장식이 돋보이는 어린이자료실.
▲ 어린이의 눈높이에 맞춘 서고와 다양한 색상의 실내 장식이 돋보이는 어린이자료실.
●…포은도서관 인근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이영미(45·여)씨는 부쩍 늘어난 손님으로 얼굴에 웃음꽃이 폈다. 이미 포항시청사 이전으로 손님의 발길이 줄어들고, 최근 북부경찰서까지 이전 소식이 전해지면서 근심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다행히도 포은중앙도서관 개관 후 포항시민은 물론 다른 지역 사람들도 견학차 도서관을 방문하면서 일대가 활기를 띠고 있다. 포은중앙도서관이 단순한 도서의 기능을 벗어나 웹툰창작 체험관 등 특성화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특이한 건물 외형, 전망대 등으로 관광역할도 수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포은중앙도서관이 개관하면 지역의 핵심도서관이자 문화중심지 역할은 물론, 구도심 쇠퇴현상에도 완충작용을 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특히 다른 도서관들과 차별화한 만화자료실과 웹툰창작 체험관 등은 전국적으로도 특별한 만큼, 새 둥지를 형상화한 화려한 외관과 함께 관광지로서의 역할도 기대된다.

포은중앙도서관은 다음달 5일부터 3주 동안 도서 대출과 열람 등의 시범운영 기간을 걸쳐 26일 정식 개관한다.

“독서문화 중심공간으로”
인터뷰/ 정철영 포은도서관장새로운 문화 명소로 발돋움을 준비하는 포은중앙도서관.

개관을 앞두고 업무에 눈코 뜰 세가 없는 담당 공무원들의 노고가 더욱 빛을 발하고 있다.

다음달 5일 시범운영을 앞두고 포은중앙도서관 정철영<사진>관장을 만나 여러 이야기를 들어봤다.

-전국 굴지의 규모로 개관하는 도서관 관장을 맡게 됐다. 소감은.

△ 포항지역 도서관 인프라는 개관을 앞둔 포은중앙도서관을 비롯해 5개 시립도서관과 37개의 작은도서관이 있다. 포은중앙도서관은 지역 도서관을 대표하는 핵심도서관인 만큼 부담도 적지 않지만 다채로운 프로그램 운영과 특성화된 자료 등 경북을 아우르는 독서문화 공간으로 만들어 나가겠다.

-지역 기업과 시민들의 도서기부 실적은.

△ 지난 4월부터 추진된 도서 기부가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두고 있다. 9월 현재 포스코를 비롯한 지역기업과 시민들이 기증한 도서는 목표였던 3만권의 90%(2만7천여권)를 넘어섰고, 기부금도 3천400만원이 모였다. 앞으로도 지속적인 관심으로 시민들이 함께 만들어가는 포은중앙도서관이 되길 기대한다.

-포은중앙도서관 만의 자랑거리는.

△ 특성화된 만화자료실을 먼저 꼽을 수 있다. 6천여권의 국내 출간 만화를 갖춰서 자유롭고 편안한 분위기에서 만화도서를 만날 수 있으며, 만화를 통한 새로운 도서관 문화를 창출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건물옥상의 전망대도 큰 자랑거리다. 영일만, 포스코, 포항운하, 영일대해수욕장, 송도솔밭, 시내 중심지역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어 도심 속 힐링의 효과를 맛볼 수 있는 휴식공간이 될 것이다.

▲ 5층 일반자료실로 연결되는 4층 어문학자료실의 통로. 일반자료실과 어문학자료실은 공간효율을 높이고자 복도를 설계에 포함시키지 않았다.
▲ 5층 일반자료실로 연결되는 4층 어문학자료실의 통로. 일반자료실과 어문학자료실은 공간효율을 높이고자 복도를 설계에 포함시키지 않았다.
-건물 디자인이 공간활용에 비효율적이라는 지적이 있었다. 개인적인 생각은.

△ 건물 디자인은 단순한 공간이 아니라 하나의 예술작품으로 봐야 한다.

포은도서관 건물은 단순히 책을 보관하는 장소에서 벗어나 새 둥지를 형상화하므로써 그 의미와 스토리는 시민들에게 더 큰 만족감과 자긍심을 줄 것이다. 특히 건물 2층은 인근 시민들을 위한 공간으로 설계되는 등 지역사회와의 융화가 돋보이는 건축물이다.

-보강이 필요하거나 새롭게 추가되는 사업은.

△ 만화자료실을 좀 더 보강할 예정이다. 웹툰 창작 체험관을 국비 지원 사업으로 신청한 상태다. 만화를 활용한 다양한 체험행사로 시민들에게 새로운 문화를 선보일 계획이다.

/안찬규기자 ack@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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