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맘대로 골라보는 재미 극장가 영화 풍년일세~

윤희정기자
등록일 2015-09-25 02:01 게재일 2015-09-25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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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영화 `빅3` 추석 대격돌… 사극·로맨틱코미디 등 볼거리 풍성

올 추석 연휴도 3~5일로 길다. 그만큼 여유로운(?) 시간이 많아질 수밖에 없다. 차례를 지낸 뒤 오래간만에 만난 가족, 친지들과 함께 극장나들이를 가는 것도 넉넉한 연휴 보내기가 될 것이다. 올 추석 극장가는 국내 대형 투자·배급사들이 야심차게 준비한 대작들이 즐비하고 할리우드를 비롯한 외국 블록버스터 면면도 만만치 않다. 

◇ `사도`

영화 `사도`는 지난 2005년 `왕의 남자`로 1천230만 흥행 신화를 기록한 이준익 감독이 10년 만에 선택한 정통사극이다. 사도세자가 뒤주에 갇히게 된 인과관계에 초점을 맞추며 조선왕조 역사상 가장 비극적인 가족사를 재조명한다. 영조-사도세자-정조의 조선왕조 3대에 걸친 56년의 역사를 최대한 실록에 근거해 현재와 과거를 교차하는 이야기 전개 방식으로 풀어냈다. 왕위계승 정통성 논란에 시달렸던 영조, 어린 세자에게 왕인 아버지가 느낀 기대와 실망, 부자의 입장이 어긋나는 대리청정과 갈등이 첨예해지는 양위파동, 이들을 둘러싼 가족들의 엇갈린 이해관계가 밀도 있게 펼쳐진다.

수수하고 품위가 있는 정통사극의 형태로 등장인물들의 심리와 감정을 가지런하게 전달하는 이준익 감독의 연출에 배우들은 빛나는 열연으로 화답한다. `국민배우`송강호와 `20대 대표 남자 배우`유아인이 각각 영조와 사도세자로 호흡을 맞춘다. 묵직하지만 처지지 않고 섬세하지만 힘 있는 전개와 배우들의 불꽃 튀는 연기, 몰입도 높은 비극적 이야기가 맞물려`올해 세 번째 1천만 한국영화`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 `탐정:더 비기닝`

`탐정:더 비기닝`(감독 김정훈)은 탐정물을 표방한 범죄코미디다. 탐정놀이를 즐기는 만화방 주인(권상우)과 베테랑 상남자 형사(성동일)가 마지못해 뭉쳤다가 시너지효과를 내는 추리극을 코미디와 섞었다.

성동일과 권상우는 착 감기는 코믹 연기로 비현실적 캐릭터를 현실로 자연스럽게 끄집어내는 데 제 몫을 해낸다. 겉멋을 던져버리고 `허당`이지만 마음만은 진국인 가장으로서 그림을 제대로 그린 권상우의 연기가 편안하게 감긴다. 성동일은 특유의 능청스러운 연기에 더해 과격한 액션도 멋지게 소화했다.

이 영화는 2006년 `제8회 막동이 시나리오 공모전` 당선작으로, 대본을 쓴 김정훈 감독은 이 영화에 앞서 `째쩨한 로맨스`(208만명)로 데뷔했다.

◇ `서부전선`

`서부전선`(감독 천성일)은 휴전 3일전에 동지를 모두 잃고 각각 홀로 남은 남북의 `쫄병`(설경구·여진구)이 서부전선에서 맞닥뜨리는 이야기를 다룬 전쟁 휴먼 코미디다.

휴전 3일 전에 농사짓다가 징집된 남복(설경구)은 일급 비밀문서를 전달하라는 임무를 받지만, 적의 습격으로 동료들과 문서를 잃는다. 북한 탱크병 영광(여진구)은 동료를 잃고 혼자 남은 상태에서 우연히 남복의 문서를 손에 쥐게 된다.

영화는 두 사람이 미션을 수행하고 집으로 돌아가려고 고군분투하는 이야기를 `무사귀환`이라는 코드를 담아 전한다.

앞서 `해적: 바다로 간 산적`의 각본을 맡으면서 코미디에 대한 저력을 과시한 바 있는 천성일 감독은 전작의 기세를 몰아 `평범한 사람들은 전쟁을 원한 적이 없다`라는 통렬한 메시지를 코미디와 접목시킨다.

◇ `에베레스트`

실화를 바탕으로 휴먼 드라마를 그려낸 `에베레스트`(감독 발타자르 코루마쿠르)는 1996년 세계 최고봉 에베레스트 등반에 나선 상업 등반대의 모습을 통해 대자연을 향해 나아가는 인간의 도전정신과 능력을 과신하거나 욕망에 눈이 먼 인간의 어리석음을 장엄한 대자연의 풍경 속에 녹여낸다.

작품의 배경은 에베레스트를 정복하고자 하는 열망이 가장 뜨거웠던 1996년이다. 세계 각국의 최고 등반대들이 하나의 목표를 가지고 에베레스트 정상을 향한다. 하지만 그 과정은 녹록치 않다. 지상 위 산소의 1/3, 심장을 얼어붙게 만드는 영하 40도의 추위, 뇌를 조여 오는 극한의 기압이 이들을 위협한다. 발타자르 코루마쿠르 감독. 조슈 브롤린, 제이크 질렌할, 키이라 나이틀리라는 스타들도 갖췄다. 올해 베니스국제영화제 개막작이다.

◇ `인턴`

`인턴`은 로버트 드 니로와 앤 해서웨이의 만남만으로도 눈길이 가는 영화다.

`프라다 입은 악마`였던 앤 해서웨이가 성공적으로 창업한 30세 사업가 역할을 맡아 드 니로를 70세의 인턴으로 맞이한다. `로맨틱 홀리데이`의 낸시 마이어스 감독이 메가폰을 잡아 아기자기하고 유쾌한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만큼 이런 영화를 좋아하는 젊은 여성 관객의 발길을 붙잡을 것으로 보인다.

창업 1년 반 만에 직원 220명의 성공신화를 이룬 줄스(앤 해서웨이). TPO에 맞는 패션센스, 업무를 위해 사무실에서도 끊임 없는 체력관리, 야근하는 직원 챙겨주고, 고객을 위해 박스포장까지 직접 하는 열정적인 30세 여성 CEO이다.

◇ `뮨:달의 요정`

프랑스 애니메이션 `뮨:달의 요정`(감독 알렉상드르 헤보얀·베노이트 필립본)은 해와 달을 지키는 요정들이 존재하는 신비로운 세계를 무대로 한다.

`쿵푸팬더` 애니메이터를 담당했던 알렉상드로 헤보얀 감독이 첫 연출에 도전한 작품으로, `드래곤 길들이기`, `하늘에서 음식이 내린다면` 등의 애니메이션 베테랑 제작진이 총 제작 기간 6년, 제작비 300억원을 투입해 만들었다. 달의 요정 뮨은 얼떨결에 밤과 꿈을 책임지는 최고 수호자로 임명되지만, 암흑의 지배자 네크로스가 태양을 훔쳐가자 태양 수호자 소혼과 함께 해를 찾아 나선다.

의인화된 요정과 동물, 사물 등 캐릭터뿐 아니라 만물이 영혼을 가지고 살아 움직인다는 물활론적 아이디어에서 재치가 살아 있다.

사자의 모습을 한 태양의 신전, 낙타의 형상을 한 달의 신전이 지구를 천천히 걸어감으로써 해와 달이 뜨고 진다. 이 영화는 올해 안시국제애니메이션영화제 진출작이며 도쿄애니메이션어워드페스티벌과 토론토어린이영화제에서 작품상을 받았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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